생활물류산업의 양적, 질적 향상을 위해 요금 현실화 절실

최시영 아주대학교 겸임교수
최시영 아주대학교 겸임교수

생활물류산업이란 2021년 7월 27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에서 정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으로 ‘생활물류서비스 활동을 통하여 경제적 또는 사회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정의되며. ‘택배서비스산업’과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산업’ 일명 ‘퀵서비스산업(늘찬배달산업)’으로 구성된다. 먼저 이들 산업의 발전과정을 알아본다.

양적인 면에서 택배(서비스)산업은 2020년 기준 8.6조 원으로 2000년 이후 연평균 19.8% 성장하고, 퀵서비스산업(늘찬배달산업)은 2020년 기준 1.3조 원으로 2007년 이후 연평균 7.6% 성장하여 동기간 경제성장률 3%대와 비교하면 생활물류산업은 고속성장하고 있다. 질적인 면에서 2021년 기준 택배기사는 1일 11.8시간 근로하면서 월 431만 원을 받아 필요경비를 제외하면 342만 원 벌고, 퀵서비스라이더는 1일 9시간 근로하면서 월 333만 원 받아 필요경비 제외하고 203만 원 번다. 이는 2021년 1인당 연간 국민소득 $35,000과 비해 낮은 수준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기사나 라이더가 운행 외 근무시간이 하루 3시간이 넘는다. 한마디로 생활물류서비스 종사자는 3D 업종에 종사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퀵서비스산업에 대한 정부통계와 업계 주장이 차이가 있다. 2020년 정부통계에는 매출규모로 1.3조 원으로 산정하나 업계에서는 2021년 4조원 규모로 추정한다. 이상의 발전과정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ESG경영이라는 경영환경,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기술혁명을 바탕으로 향후의 생활물류산업 발전방향을 양적 발전 방향과 질적 발전 방향을 구분하여 제안한다.

서비스 시간 조정과 영역확대로 양적 성장 필요
양적 발전 방향으로 서비스 시간 조정과 서비스 영역 확대를 제안한다. 서비스시간 조정이란 주 5일 택배서비스를 주 7일 서비스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택배서비스의 주고객인 홈쇼핑 등 B2C 고객이 1일 24시간 1주일 7일 판매활동을 하고 있다. 반면 택배서비스는 주 5일 동안만 수행하여 고객은 토요일 주문한 상품은 화요일에나 받는다. 택배기사입장에서는 월요일 집하물량이 대량이 발생하고 화요일 대량으로 배송해야 하기 때문에 휴일 다음 날부터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다. 이를 개선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영업활동에 맞추어 주 7일 택배서비스를 제공하고, 7일 택배서비스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택배요금을 현실화 해야 한다. 좋은 서비스는 산업발전으로 이어진다.

현재의 택배서비스는 집하와 배송서비스로 한정되어 있다. ESG 경영이란 차원에서 택배서비스를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생활서비스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국내 용마로지스의 경우 폐 의약품 수거사업을 지자체와 협력하여 시행하고 있고 일본 야마토운수는 지자체, 민간기업과 협력하여 지역 주민의 생활을 지원하는 가사·쇼핑 대행 등의 생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본 타마시에서는 다른 택배 업자의 화물을 야마토 운수가 정리해 전달하는 일괄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며 지방의 경우 버스 노선망을 활용, 셔틀하여 기사는 집배송 시간을 늘려 집하 마감시간을 연장하기도 한다.

탄소저감, 좋은 일자리 등 질적 성정해야
질적 발전 방향으로 추진해야 하는 사항으로 탄소배출 감축, 좋은 일자리로 전환, 올바른 현황 파악, 공급망 관리 등을 제안한다. 탄소배출 감축은 2050 net zero라는 국제적 목표에 동참하는 것으로 DHL, UPS, FedEx, 일본 야마토 운수 등 글로벌 택배기업들은 이에 동참하며 net zero를 위해 전기 차량 및 수소차량, 친환경 에너지 수급에 과감한 투자를 선행하고 있다. 집배송 수단으로 전기차량, e-Bike 등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늦지 않게 선행투자를 해야 한다.

택배기사나 퀵라이더의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Decent work)가 되기 위해서는 근로시간 단축과 수입 증대가 요구된다. 현재 택배기사의 근로시간은 1일 12시간 전후로서 집배송 시간 9시간, 운행 외 근로시간 3시간으로 운행 외 근로시간이 글로벌 기업인 UPS, Yamato운수의 1시간에 비해 너무 길다. 이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 그 방법으로 분류작업의 자동화를 들 수 있다. 이미 국내의 SSG 쓱배송 물류센터에서는 분류자동화를 통해 배송하는 순서에 맞추어 화물을 분류하여 배송 슈트로 보내줌으로써 배송기사는 슈트에서 바로 배송 차량에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 반면 국내 택배기사들은 기사가 배송순서를 정하는 분류를 하고 상차한다. 이에 시간이 1시간 이상 소요된다. 이를 시급히 해결해 줘야 한다. 두 번째 조건인 수입증대를 위해서는 현재의 택배요금을 현실화 해야 한다.

올바른 현황 파악을 통해 퀵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산업의 규모에 대해 기간의 차이가 1년 있다 하더라도 정부의 1.3조 원(2020년) 규모와 업계의 4조 원(2021년) 규모라는 현황파악에 문제가 있다. 올바로 현황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올바른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가 어렵다. 통계 기준을 업계와 재조정하고 통일해야 할 것이다.

ESG 경영에서 추구하는 것 중 하나는 모기업이 공급망 관리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공급망에 속한 직원들의 근로조건 및 탄소배출에 대해서도 관리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CJ대한통운에서 발생한 노사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 과거와는 달라져야 함을 의미한다.

이상의 서비스 시간 확대, 서비스 영역 확대, 탄소배출 감축, 좋은 일자리로 전환, 올바른 현황 파악, 공급망 관리 등의 활동을 위해 회사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자체적인 경영합리화에는 한계가 있음으로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 생활서비스인 택시의 경우 기본요금이 서울 기준으로 2001년 1,600원에서 2019년 3,800원으로 2.4배나 대폭 인상되었다. 그럼에도 최근 다시 택시요금 인상이 추진되고 있다. 반면 택배요금은 2012년 2,506원에서 2020년 2,221원까지 하락하였다가 2021년 2,366원으로 소폭 상승하였지만 아직도 2012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규모 경제 실현을 통한 원가 인상 요인 흡수, 택배회사와 종사자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이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산업을 발전시킬 수는 없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서비스요금의 대폭 인상해 현실화 할 필요가 있다. 요금 조정은 장기적 목표를 갖고 이해당사자를 설득하면서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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