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점 물류산업 주목도 UP…한편에선 어려운 상황 마주해

지난 2019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코로나바이러스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걸쳐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 일상에서부터 산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이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산업이 새롭게 주목받는 경우도 생겨났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물류산업이다. ‘단절’로 정리할 수 있는 코로나 시대에서 물류산업은 사람과 사람, 산업과 산업을 잇는 역할을 해내며 전 사회의 정상화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리고 비로소 코로나 이후를 바라보게 된 지금, 물류산업은 이전과는 다른 입지를 확보하며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물류산업의 주목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몇몇 대기업들은 물류파트 강화를 위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하기도 하고 정부 역시 물류 관련 정책을 내놓는 등 물류산업은 이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하나의 KEY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물류를 향한 조명이 강해질수록 물류 뒤에 드리워지는 그림자도 하나씩 생겨나고 있다. 물류업계에 비추는 빛과 드리우는 그림자는 각각 무엇인지 정리했다.

출렁이는 해상운임 뒤, 중소수출기업들은 여전히 ‘물류난’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창이던 시기, ‘폭등’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분야가 국내 수출기업들의 주요 수출 통로인 해상운송에 매겨지는 해상운임이다. 일반적으로 해상운임의 기준으로 평가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의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 시기, 해상운임의 변동폭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전 세계적인 확산세를 보이기 직전인 지난 2020년 5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종합지수는 847포인트를 기록했다. 심상치 않은 상승세가 본격화된 시점은 바로 다음 달인 6월이다. 6월 중순, 1,000포인트를 넘어서더니 7월 말에는 1,100포인트를 돌파하기에 이른다. 2020년 말,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종합지수는 2,000포인트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폭등한다. 해상운임의 상승 폭은 2021년 들어 더 극심해졌다. 2021년 초부터 2,800포인트를 돌파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같은 해 4월, 3,000포인트를 돌파한 데 이어 7월에는 4,000포인트, 12월에는 5,000포인트를 각각 넘어섰다. 이처럼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해상운임이 올해 들어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 올해 5월, 4,000포인트 초반까지 떨어지더니 지난달에는 1,000포인트 후반대까지 급락한 것이다.

급격하게 올랐던 해상운임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 기간 동안 높은 물류비로 고통을 겪었던 국내 수출 중소기업들의 물류난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의견이다. 국내 한 수출중소기업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5,000포인트를 넘는 등 최고치를 찍었을 때보다는 분명 하락한 상황이긴 하지만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자면 해상운임은 여전히 수출 중소기업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수준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항공운송이 있다고는 하지만 해상운송에 비해 기본적인 운임이 높기 때문에 해상운송을 대체할 수 있는 뚜렷한 방안이 없어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고민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해상운임의 하락세에 대해서 업계의 의견이 엇갈린다는 점도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불안한 점이다.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운임 방어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코로나 이전의 낮은 수준의 운임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글로벌 해운선사들의 경우 몇몇 업체가 상당 부분의 물동량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전반적인 해상운임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물류업계 실적 호황 뒤, 현장노동자들 ‘위험’은 여전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물류의 역할이 확대됨에 따라 물류기업들은 때 아닌 실적 호황을 맞이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국내 주요 물류기업 130개 사의 매출액은 약 77조 9,333억 원을 기록하며 2020년의 약 62조 5,357억 원과 비교해 약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의 증가폭은 더 눈에 띈다. 주요 물류기업 130개 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3조 4,008억 원으로 2020년의 약 2조 3,418억 원 대비 약 4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2020년, 약 1조 5,653억 원에서 지난해 약 2조 6,661억 원으로 약 70% 증가했다.

국내 물류를 이끄는 주요 기업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추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국내 택배업계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CJ대한통운의 지난해 매출액은 11조 3,437억 원으로 전년대비 약 5% 증가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 2,824억 원으로 전년대비 약 15%가량 증가했으며 한진 역시 지난해, 2조 1,556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약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국적선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HMM의 실적은 가장 주목할만하다. HMM은 지난해 13조 7,941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약 115%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21조 7,796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약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물류업계 입장에서는 오히려 코로나 특수라고 할 수 있는 호황을 맞이했다”며 “택배업계를 중심으로 해운, 운송 등 전반적인 물류기업들이 전년대비 실적의 상승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물류기업들이 코로나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실적의 상승을 이뤄낸 것과는 반대로 한편에서는 이로 인한 그림자도 드리워졌다. 물류현장 노동자들의 근무여건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으면서 현장 내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산업재해 발생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물류업을 포함하고 있는 운수창고통신업종에서 지난 1월부터 6월 사이에 발생한 사고재해자 숫자는 5,626명으로 건설업과 제조업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사고사망자 숫자 역시 48명으로 제조업과 건설업 등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도 이는 대폭 증가한 수치다. 사고재해자 숫자의 경우 2021년 1월부터 6월까지 발생건수와 비교했을 때 약 30% 늘어났으며 사고사망자 숫자 역시 약 14%가량 증가한 수치로 물류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로 인한 현장노동자들의 피해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몇몇 물류기업은 코로나를 거치며 실적을 개선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며 “이제는 기업들이 물류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노동자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때”라는 의견을 밝혔다.

라스트마일 전성시대 뒤, 환경보호는 ‘뒷전’
코로나로 인한 단절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그리고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대와 함께 전성기를 맞이한 분야가 바로 물류의 최종단계인 라스트마일이다. 실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택배물동량은 매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나가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물동량은 약 36억 개로 2020년의 약 33억 개 대비 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나는 택배물동량과 함께 택배시장 매출액도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택배협의회 소속 택배기업들을 중심으로 집계한 결과 지난해 택배시장 매출액은 약 8조 5,900원에 달했다. 이는 2020년과 대비 약 14.6% 증가한 수치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이 수치는 당일배송, 로켓배송 등 다양한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통해 많은 소비자들을 모으고 있는 쿠팡이나 SSG 등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체들은 빠진 채 조사된 것으로 실제 이 기업들까지 포함한다면 지난해 국내 라스트마일 시장의 물동량은 40억 개를 훌쩍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편의를 잡은 라스트마일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는 사이, 한편에서는 또 다른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라스트마일을 통한 물동량의 증가로 인해 관련 쓰레기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택배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로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그중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바로 비닐과 플라스틱 등으로 구성된 포장재이다.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가 확산세를 띄었던 지난 2020년 상반기, 택배 포장재로 인한 각종 폐기물의 발생 상황을 살펴보면 비닐 폐기물이 하루 평균 951t, 플라스틱 폐기물은 하루 평균 848t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해인 2019년,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 플라스틱 폐기물은 약 11%, 비닐 폐기물은 약 15%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무엇보다 신선식품 등의 배송에 주로 활용되는 비닐 폐기물의 증가도 두드러진다. 같은 자료를 살펴보면, 코로나가 본격적인 확산세를 보이기 이전인 지난 2020년 1월에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약 8%가량 증가한 수준에 머물렀으나 전국적인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020년 4월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약 15%가량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내 확산세가 심상치 않던 지난 2020년 6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19%나 상승해 택배 폐기물의 증가량이 덩달아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다양한 시각에서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이제 라스트마일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았다”면서 “보다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라스트마일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소비자, 정부 모두가 각자의 영역에서 책임을 다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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