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민규 POLLUX 이사
라이브커머스, 이커머스, 소셜미디어까지 유통채널이 다변화되면서 소비자의 선택지는 넓어졌지만, 이를 처리하는 물류 현장은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POLLUX는 이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옴니채널 물류’ 전략을 제시하며 복잡한 물류 프로세스를 논리적으로 통합하고 단순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작업은 로봇과 AI로, 그 가능성은 디지털 트윈 기반의 가상 에뮬레이션을 통해 사전에 검증한다. 이는 POLLUX가 제시하는 물류 혁신의 방향이자 산업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전략이다. 최근 NVIDIA의 국내 공식 파트너로도 주목받고 있는 POLLUX, 그 중심에 있는 손민규 이사를 만나 POLLUX가 그리는 물류 혁신에 대해 들어봤다.

물류현장 수십 년째 제자리…‘단순화’가 관건
손민규 이사는 현재의 물류산업을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는 산업’이라고 표현한다. 유통채널은 복잡해지고 SKU(Stock Keeping Unit, 품목 단위)는 세분되면서 취급해야 할 재고 종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물류현장에서는 수작업 중심의 업무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손 이사는 “오늘날 유통 시장에서는 판매 채널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물류 시스템은 여전히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다. 소비자는 소셜미디어, 이커머스, 라이브커머스 등 다양한 경로로 상품을 구매하지만, 물류는 이 복잡성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구조가 바뀌지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 현장의 낮은 기술 수용성과 단계적인 준비 부족을 꼽았다. 그는 “최근 일부 현장에 로봇이 도입되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물류센터가 사람 손에 의존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현장은 로봇을 받아들일 준비조차 되어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FreightWaves 설문조사에 따르면 물류 종사자의 약 40%는 자동화 기술에 대해 불안감이나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주요 이유로는 일자리 상실 우려, 기술에 대한 낮은 친숙도 등이 지적됐다.
그는 이러한 기술 도입의 본질적인 목적은 결국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고 강조하며 “로봇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물류시스템의 복잡한 구조를 단순하게 재설계하지 않으면 어떤 기술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순화할 수 있는 영역을 먼저 개선하고 이후 사람으로는 하기 어려운 정밀한 작업을 로봇이 보완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류도 ‘옴니채널’ 전략으로...‘고도화된 재고 관리’ 핵심
손민규 이사는 유통의 옴니채널 전략이 물류에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물류 시스템 역시 ‘옴니채널 물류’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POLLUX가 지향하는 옴니채널 물류는 단순히 물류센터 공간을 공유하는 개념이 아닌, 프로세스 전반을 논리적으로 통합하는 시스템 설계에 방점을 둔다.
그는 “옴니채널 물류 솔루션 ‘Operation V’는 물류 공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주문 특성을 분석해 자동으로 그룹화하고, B2B·B2C·D2C 주문을 하나의 물류센터에서 유기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라며 “논리적 통합, 자동 분석·분류, 분산 처리 기반 실행 시스템 등을 통해 채널별 중복 작업을 줄이고 효율성과 정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Operation V의 핵심은 ‘고도화된 재고 관리’다. POLLUX는 기존 재고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작업자의 실제 행동 기반’으로 재고를 추정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시스템이 수량 입력 중심이라면 POLLUX는 ‘작업자가 특정 위치(피킹 로케이션)에 도달했는가’를 기준으로 재고 상태를 파악한다.
예를 들어 작업자가 5개의 필통을 픽업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면, 기존 방식에서는 바코드를 통해 필통 5개를 각각 스캔해야 했다. 하지만 POLLUX 시스템에서는 해당 필통들이 놓인 셀(Cell)에 부착된 바코드만 한 번 스캔하면 된다. 작업자가 해당 위치에 정확히 도달했다면 지정된 수량을 가져갔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시스템을 설계한 것이다.
손민규 이사는 재고를 ‘행위 기반’으로 추정하는 이유에 대해 “인력에 의존한 피킹은 필연적으로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서 애초에 재고는 완벽히 맞출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며 “중요한 건 예측 자체가 아니라 각 작업을 세밀하게 관리해 실제 재고와의 오차를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만약 피킹 과정에서 재고가 일치하지 않은 것을 확인한다면, 즉시 작업자에게 수정된 업무 지시를 내리고 전체 프로세스는 그대로 유지한 채 해당 Cell에서만 틀어진 재고를 추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POLLUX는 작업자가 특정 위치에 도달했는지, 어떤 행위를 수행했는지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다음 작업을 자동 지시한다. 이처럼 실시간으로 작업 지시를 수정할 수 있는 이유는 POLLUX가 직접 설계한 분산형 아키텍처 덕분이다. 중앙에서 모든 연산을 처리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여러 노드에서 동시에 데이터를 연산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실시간 대응이 가능한 것이다.
그는 “현장에서 재고 관리는 골칫거리다. Operation V는 로케이션 스캔 한 번으로 수량 확인 과정을 줄이면서도 정확도는 높였다. 실제로 해당 시스템을 통해 재고 폐기 비용 23% 감소, 재고 관련 고객 불만 50% 감소, 미배송률 감소로 인한 매출 기회비용 24% 향상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디지털 트윈’으로 만드는 ‘실패 없는 자동화’
POLLUX는 최근 디지털 트윈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재고 관리에서 ‘재고는 항상 틀어진다’는 것을 정의하고 시스템을 설계했지만, 이제는 로봇과 AI를 통해 재고 정확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를 사전에 구현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POLLUX는 실제 물류센터를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사전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단순 구조나 동선 검토에 그치지 않고 작업자, 로봇, 운영팀의 행동까지 디지털 환경에 반영해 정교한 에뮬레이션(Emulation) 기반 설계를 실현하고 있다.
손민규 이사는 “POLLUX는 NVIDIA의 국내 공식 파트너로서 Omniverse 기반 디지털 트윈 컨설팅 인증을 받았다. 사실 Omniverse 플랫폼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보유한 물류 자동화 노하우와 시스템 구현 역량이 POLLUX의 핵심 기술이다. 수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물류 자산과 로봇을 디지털로 전환해왔으며 마찰력, 무게, 충돌 저항 등 실제 환경의 물리 속성을 그대로 구현하는 고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은 로봇이 가상 환경에서 실질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며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POLLUX는 자체 개발한 대규모 휴리스틱 기반 분산 연산 엔진 ‘NOMOS’를 통해 디지털 세계 안에서 실제 물류센터를 설계하고 생산성까지 예측할 수 있는 체계를 완성했다. 이는 단순한 시각화가 아닌, 실제 WMS, WCS 등 물류 시스템과의 연동을 통해 현실과 같은 물류 흐름을 가상에서 검증할 수 있게 한다. POLLUX는 이 같은 디지털 트윈 기반 기술로 사전 검증–지속 개선–로봇 학습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스스로 진화하는 물류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트윈 시스템은 로봇 및 시스템 기업들과의 협업 구조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손민규 이사는 “로봇 회사는 자사 장비 구조와 알고리즘을 공유하고 POLLUX는 이를 디지털 환경에 구현해 실제처럼 에뮬레이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국내외 로봇 기업들이 먼저 연락해 자사 로봇을 POLLUX 시스템 안에서 시험해 보고 싶다는 요청이 늘고 있다. 디지털 트윈 방식은 고객사 입장에서도, 로봇 공급사 입장에서도 모두가 실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며 “이제는 물류를 현실에서 먼저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세계에서 먼저 설계하고 그 결과를 현실에 적용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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