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불만누적‧물류담당자 교체 등 이유 통해 계약 해지 

#20대 남성 A씨는 유명한 변덕쟁이이다. 문제는 그 변덕이 그의 연애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올해만 들어서 벌써 세 번째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는 그의 첫 번째 여자친구와의 이별 이유는 데이트하던 날 여자친구의 향수가 맘에 들지 않아서였다. 두 번째 여자친구의 경우는 그녀가 쓰는 스마트폰의 기종이 맘에 들지 않아서였다. 그의 이러한 말도 안되는 변덕에 이미 주변 친구들은 걱정이 가득하다. 

Part 2에서 잠깐 살펴봤지만 화주사 앞에서 물류사는 대부분의 경우 선택받아야 하는 ‘을’의 입장에 놓이기 마련이다. 물론 간혹 중소규모의 화주사와 대규모의 물류사 간의 계약이 진행될 경우나 중소규모의 화주사가 취급하는 주요 화물의 종류가 이형화물(화물의 크기가 크거나 일반적인 모양이 아니어서 물류작업을 진행하는 데 난이도가 있는 화물)의 경우에는 거꾸로 물류사가 ‘갑’의 위치에 서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사실 이례적이다.  

상대적으로 계약 관계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는 만큼, 화주사는 물류사와의 계약 시 더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이를 관철시키려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계약이 체결된 이후에도 물류사는 지속해서 화주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포지션에 놓이게 된다. 그 이유는 화주사는 어떤 문제점이 발생했을 시 여러 가지 이유를 명분으로 언제든지 물류사를 교체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한 물류업체 I사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정상적으로 물류업무를 진행해오던 차에 해당 물량을 취급하는 화주사 W사로부터 돌연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I사는 물류업무에서의 차질이나 미비했던 점, 또 계약서에 삽입되었으나 이행되지 못한 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했지만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다. 물류사 교체의 주요 요인으로 손꼽히는 가격이나 화주사 근로자들의 불만에 관해서도 확인을 해봤지만 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I사가 W사에 제공해오고 있던 물류서비스 상에는 아무런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밝혀진 W사의 계약 해지 이유는 황당했다. 바로 화주사의 물류 담당자가 교체됐다는 것. 이에 대해 I사 관계자는 “물류 담당자가 교체됐다는 것은 모든 것을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자리가 그렇듯 이러한 경우에도 새로 교체된 담당자들은 당장의 성과를 내기 위해 애꿎은 물류사를 건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W사의 경우가 바로 이 사례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현재 계약된 물류사와의 계약 조건은 이전에 이를 담당했던 화주사의 물류 담당자가 최대치로 화주사에 유리하게끔 만들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여기서 더 이득을 취하기가 어려웠고 결국 새로운 물류 담당자는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목적으로 물류사를 아예 교체하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처럼 말도 안되는 이유로 물류사를 교체하는 화주사들도 있지만 많은 경우 바로 ‘가격’과 ‘불만 누적’이 물류사 교체의 가장 큰 요인이 된다. 한 화주업체 관계자는 “물류사에 대한 불만이 누적될 경우 화주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물류사 교체를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특히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는 화주사들의 현장 근로자들이 본사에 물류사에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토로하는 경우에는 화주사들은 단호하게 물류사 교체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격’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기업의 경우 공기업에 비해 한번 관계를 맺은 물류사와 더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공기업의 경우 철저하게 매 입찰시 주관적인 평가를 배제한 채 더 나은 가격을 제시하는 물류사와 계약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 이에 대해 관계자는 “하지만 그렇다고 사기업이 가격에 둔감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사기업의 경우 물류 담당자의 교체 등 공기업에 비해 더욱 다양한 이유로 물류사를 교체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당연한 이치겠지만 화주사의 입장에서는 더 좋은 가격을 제시한 물류사가 있다면 업체를 변경하려는 경우가 많다”면서 “물류사 선정 방식이 과거 수의제 형식에서 입찰 형식으로 바뀌면서 물류사 간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진 이상 화주사와 물류사 간의 이러한 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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