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보다 더 높아지는 물류 현장 산업재해

물류현장은 다양한 위험이 잠재되어 있는 공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는 물류센터는 물론 최근 코로나로 인해 배송물량이 늘어나면서 배송기사들도 누적된 과로로 사망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대형장비들이 사용되는 항만도 산업재해를 비켜갈 수 없는 물류현장이다. 최근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이 제기되면서 이와 관련된 법제정도 이뤄지고 스마트 기술을 통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지만 아직까지 현장의 위험은 여전한 상황이다.

증가하는 산업재해, 위험은 늘 주변에 있다
현장 안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물류산업의 산업재해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산업보건공단의 산업재해현황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물류산업과 관련된 산업재해는 2018년 5,055건에서 2019년 5,950건으로 1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창고 및 운수관련 서비스 업종에서의 산업재해건수의 증가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업보건공단의 자료를 살펴보면 2018년에 비해 2019년 재해건수는 육상 및 수상운수업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특히 창고 및 운수관련서비스업에서는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철도·궤도·삭도·항공 운수업은 2019년 466건의 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018년 재해건수인 431건에 비해 36.7% 증가했다. 육상 및 수상운송업은 2019년 3,528건으로 2018년 4,056건에 비해 13% 감소했지만 창고 및 운수관련 서비스업은 2019년 1,956건으로 2018년 658건에 비해 197.3%로 대폭 증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발생형태별 산재현황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사고는 육상 및 수상 운수업에서 사업장 외 교통사고가 1,837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관련 업종을 다 포함하면 1,954건으로 전체 산업재해에 32.8%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넘어짐으로 인한 산업재해가 860건으로 14.5%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산업재해 유형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일어날 수 있는 떨어지고, 넘어지고, 부딪치고, 끼이고, 물체에 맞아 발생하는 산업재해의 비율은 전체의 44.0%로 사업장 외 교통사고보다 10% 이상 높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재의 위험요소가 교통사고의 위험보다 더 높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불균형 및 무리한 동작과 업무상 질병에 대한 비중도 17.1%로 적지 않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산업재해수준, 낮지 않아
물류산업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그 재해 정도는 경미한 수준에 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업보건공단의 자료를 살펴보면 물류관련 업종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재해 정도(요양기간)별 구분을 살펴보면 재해가 발생했을 때 1달 미만의 요양이 필요한 경우는 221건으로 전체의 1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요양기간은 3개월 이상으로 3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재해는 1,057건으로 전체의 50.1%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산업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오랜 기간의 요양이 필요할 정도의 재해가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2019년 재해로 인해 사망한 사고는 147건에 이른다. 이는 2018년 109명에서 38명이 늘어난 수치이며 2019년 전체 2.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적인 비중은 작지만 사망사고라는 점에서, 또 사망건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수치로 판단된다.

산업재해 통계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물류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들은 상당히 많이 존재하며 잠깐의 방심이 큰 재해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업무상 질병재해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물류현장은 물류효율화를 위해 다양한 자동화 장비는 물론 지게차를 비롯한 이동장비들이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는 공간으로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사실 그동안 물류현장에서는 효율성과 생산성을 중시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에 대해 애써 외면해 온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산업재해 통계 밖에 있는 사고들도 적지 않다. 이제는 물류현장도 근로자의 안전을 고려한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최근 기술의 발전은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안전문제를 생산성과 효율화와 동시에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업무의 효율화, 생산성과 함께 근로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재해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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