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빈 페덱스코리아 지사장

▲ 박원빈 페덱스코리아 지사장
▲ 박원빈 페덱스코리아 지사장

오늘날 기업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핵심 과제 중 하나는 바로 환경 보호다. 단순히 혁신적인 제품 개발이나 세계적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넘어서 기업은 미래 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준비와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글로벌 물류 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는 외부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생존과 직결된 필수적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먼저 항공 운송 분야를 살펴보자. 물류 산업에서 항공 운송은 빠른 속도와 글로벌 연결성을 제공하지만, 높은 에너지 소비와 환경 영향을 함께 수반한다. 이에 운영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연료 효율이 높은 신형 항공기 도입과 지속가능 항공 연료(SAF)와 같은 대체 연료의 활용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연료 사용을 줄여 경제적 이익과 환경적 책임을 동시에 제고하는 한편, 강화되는 규제와 ESG 기준에 효과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국제 항공 물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적인 기업 브랜드 가치와 고객 신뢰를 구축하는 기반이 된다.

페덱스는 700대 이상의 항공기로 구성된 자사 항공기의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현대화 작업을 진행해왔다.노후 기종 교체로 온실가스 배출, 대기오염, 소음 문제 완화에 적극 대응하며, 특히 연료 소비와 배출량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 결과 2023 회계연도에는 약 1억 3,600만 갤런의 항공유를 절감하고, 2005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9% 감축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설비 교체를 넘어, 물류 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적 초석으로, 앞으로도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 거점과 게이트웨이 시설도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설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물류센터는 건축부터 운영까지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기에, 친환경 인프라 구축은 탄소중립 달성의 중요한 조건이다. 

국내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G-SEED’ 제도를 통해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 온실가스 배출, 자원 순환 등 지속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인증을 받은 시설은 친환경 자재 사용과 고효율 설비 적용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운영 효율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높여 친환경 물류 인프라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페덱스 인천 게이트웨이는 G-SEED 인증을 받은 시설로, 2040년 탄소중립 운영 목표와 맞춰 다양한 친환경 요소를 갖추고 있다. 2,400장의 태양광 패널이 지붕에 설치돼 있으며, 최대 963kW의 전력을 생산해 월 약 19%의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또한, 옥상 녹화로 냉난방 에너지 사용을 줄였고, 전 구역에 100% LED 조명을 설치해 연간 22,000kWh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다. 친환경 건축은 환경 보호를 넘어 물류 기업의 비용 절감, 규제 대응, 브랜드 신뢰도 제고를 지원하는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향후 물류 인프라 개발과 운영의 표준으로 정착해 나가고 있다.

다음은 내륙 운송이다. 탄소 배출 저감과 운영 효율성 향상을 위해 전기차(EV) 전환이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도심 내 라스트마일 배송처럼 단거리 운행이 많은 물류 환경에서는 전기차의 정숙성, 제동 회생 시스템, 에너지 소모 절감 기능이 운행 효율성을 크게 높여 배송 품질 향상에 기여한다. 

또한, 전기차는 구조가 단순해 유지보수 비용이 낮고, 전기 요금이 연료비보다 저렴해 전체 운행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이러한 경제적 이점은 물류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페덱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신규 픽업·배송 차량을 100% 탄소 배출 제로 전기차로 전환하고, 2040년까지 모든 픽업·배송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하는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단계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는 2025년 1월 서울과 부산에서 첫 전기차 운행을 시작했다. 이후 6월에는 고양시, 군포시, 김포시 등 경기도 주요 산업 및 주거 지역으로 운행 범위를 확대해 본격적인 친환경 운송망 구축에 나섰다. 

향후 정책적 지원, 충전 인프라 확대, 차량 기술의 지속적 발전 등이 뒷받침된다면,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 물류 생태계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들, 바로 물류 현장의 직원들도 주목해야 한다.  물류 현장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잦은 이동과 장시간 야외 작업으로 인해 유니폼이 빠르게 마모되고 손상되어 교체 주기가 짧아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많은 양의 폐유니폼이 발생하며, 적절한 관리 없이 처리될 경우 환경에 큰 부담을 초래한다. 

폐기물 처리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기업의 전체 탄소 발자국에 영향을 미치고, 재활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추가 자원 채취로 인해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확대한다.

페덱스 코리아는 이러한 현실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2024년 9월, 유니폼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총 877벌의 폐유니폼은 업사이클링을 통해 ID 카드 홀더 100개, 리유저블 가방 180개, 소형 토트백 100개로 재탄생했으며, 2025년 1월 전 임직원에게 전달되었다. 단순히 폐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용성과 지속가능성을 겸비한 ‘생활 속 ESG 실천품’으로 구성원에게 직접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앞으로도 물류 현장 인력의 환경 부담 완화와 폐기물 저감을 위한 혁신적 방안들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류 산업이 친환경 경영을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인식하는 가운데, 단순한 탄소 저감을 넘어 공급망 전반의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체계적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고객이 배송 과정의 환경 영향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지속가능성 관리 툴과 친환경 포장재 등 기술적 지원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기업의 ESG 목표 달성을 돕는 실질적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물류 산업은 기술과 인재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성장과 사회적 책임, 환경적 책무를 균형 있게 실현하며 글로벌 탄소중립 전환을 선도해야 한다. 이는 미래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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