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파머 자오(Farmer Zhao) 이피이큅먼트 부사장

△파머 자오(Farmer Zhao) 이피이큅먼트 부사장
△파머 자오(Farmer Zhao) 이피이큅먼트 부사장

2007년 설립된 이피이큅먼트(EP Equipment)는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물류장비 전문기업이다. 제품의 설계부터 생산, 사후관리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지게차를 비롯해 파렛트 트럭, 스태커, 리치 트럭, 오더 피커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AMR 등 자율주행 장비, 리튬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 솔루션, 배터리 관리와 관제 솔루션 등도 선보이고 있다.

이피이큅먼트는 작년 말에 이피코리아(EP Korea)로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올해 경동택배와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적용한 전동 지게차 납품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인 한국시장 진출을 알렸다. 이피이큅먼트는 경동택배와의 협력을 기점으로 전동 지게차를 비롯해 글로벌 히트작인 전동 파렛트 트럭 등 다양한 물류장비를 공급해 한국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피이큅먼트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업무를 맡고 있는 파머 자오(Farmer Zhao, 赵海良) 부사장을 만났다.

이피이큅먼트?
이피이큅먼트는 다른 물류장비 기업과 달리 처음부터 내연기관이 아닌 전동 장비 개발에만 집중해왔다. 당시에도 전동 장비와 배터리가 개발, 판매되고 있었지만 내연기관보다 부족한 성능 탓에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피이큅먼트는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지속한 끝에 리튬 배터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거뒀다.

이피이큅먼트는 2024년 12월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올해 2월 기준 주가는 83% 상승했고, 기업가치 평가액은 약 20억 달러에 이른다. 현재 이피이큅먼트의 장비는 전 세계 126개국에 공급되고 있다.

△이피이큅먼트의 전동 지게차인 EFL203은 올해 경동택배에 납품된 지게차의 원형이다(사진제공=이피이큅먼트)
△이피이큅먼트의 전동 지게차인 EFL203은 올해 경동택배에 납품된 지게차의 원형이다(사진제공=이피이큅먼트)

Q : 이피이큅먼트는 대표적인 레드오션으로 꼽히는 물류장비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해왔다. 그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 우리는 2가지 전략을 세웠다. 첫 번째는 장비 개발에 있어 혁신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피이큅먼트는 매년 수십 개의 제품을 계획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이 중에서 우수한 장비만 출시하고 있다.

두 번째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도전이다. 이피이큅먼트는 처음부터 중국시장만 바라보지 않고 해외 진출을 목표로 삼았고, 2009년 미국의 한 기업을 인수하면서 북미와 유럽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우리는 장비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엔지니어를 현지로 보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 2007년 설립 당시부터 주류였던 내연기관 대신 전동 장비 개발에만 집중해왔다. 
A : 이피이큅먼트는 몇 년 뒤 중국시장에서 전동 장비가 대세가 될 것으로 예측했고 당장의 수익보다 미래에 투자했다. 첫 제품으로 납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파렛트 트럭을 만들었는데, 납산 배터리는 짧은 가동시간과 긴 충전시간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우리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했고 타사보다 더 우수한 장비를 개발해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기술력을 축적했고 자신감도 얻었다. 무엇보다 이피이큅먼트의 사명은 친환경적인 세상을 만드는 것이며,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Q : 이피이큅먼트는 국내외에서 수백 건의 특허를 획득하며 연구개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한 가지만 꼽자면?
A : 2012년 출시한 파렛트 트럭인 EPT20-15ET 모델은 무게가 163kg에 불과한 경량 장비로 기존 장비보다 작고 다루기 쉬우며, 가격도 2배 이상 저렴했다.

특히 소매업체처럼 좁은 작업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전 세계에서 2만 5,000대 이상 판매됐다. 이 제품이 출시되면서 소형 파렛트 트럭을 분류하는 기준에 클래스3-1이 생겨났다. 우리가 새롭게 분류 기준을 만든 셈이다.

△이피이큅먼트의 베스트셀러인  파렛트 트럭 EPT20-15ET(사진제공=이피이큅먼트)
△이피이큅먼트의 베스트셀러인 파렛트 트럭 EPT20-15ET(사진제공=이피이큅먼트)

경동택배와 전동 지게차 납품 계약 맺어
이피이큅먼트는 수많은 장비를 제조, 판매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현재 주력 제품으로 AMR인 XP15, 파렛트 트럭 F4, 전동 지게차 TCL101 모델을 꼽을 수 있다.

XP15는 자율주행이 가능한 소형 파렛트 운송장비로 인건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이 직접 다룰 수도 있다. F4는 2개의 배터리를 탑재해 오랫동안 가동하며, 저울을 탑재해 화물 무게를 측정할 수 있다. 또한 방수를 지원하는 등 고강도 환경에서도 작업이 용이하다.

전동 지게차인 TCL101은 회전반경이 1,422mm에 불과한 컴팩트한 크기로 좁은 통로나 엘리베이터에서도 활용할 수 있으며, 2개의 모터를 탑재해 최대 1톤까지 화물을 옮길 수 있다.

△파머 자오(Farmer Zhao) 이피이큅먼트 부사장이 경동택배에 납품된 자사의 전동 지게차 EFL20B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피이큅먼트는 경동택배의 요구에 따라 EFL203모델의 파생 모델인 EFL20B를 생산했다
△파머 자오(Farmer Zhao) 이피이큅먼트 부사장이 경동택배에 납품된 자사의 전동 지게차 EFL20B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피이큅먼트는 경동택배의 요구에 따라 EFL203모델의 파생 모델인 EFL20B를 생산했다

Q : 이피이큅먼트의 장비 개발 방침은 무엇인가?
A : 기본적으로 작고 가벼우면서도 힘이 강하고 기능이 우수한 장비를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장비가 차지하는 공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낮추기 위해 원스톱 생산 체계를 갖췄다. 현재 중국 내 7개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부품 대부분을 직접 제조하고 있다. 도색도 우리가 직접 한다. 또한 이피이큅먼트는 우수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해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제품과 부품을 신속하게 공급하고 있다.

Q : 거의 모든 장비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으며, 배터리팩 공급사업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A : LFP 배터리는 내구성이 뛰어나 극한의 상황과 다양한 온도에서도 부하가 적고 안전성이 우수하다. 이피이큅먼트는 고품질 셀을 공급받고 있으며 배터리팩 설계와 제조, 관리솔루션(BMS)까지 직접 개발하고 있다. 이피이큅먼트의 BMS는 일정기준 온도가 올라가거나 이상이 감지되면 작동을 중단시키며, 배터리 수명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Q : 올해 경동택배와 전동 지게차 납품 계약을 맺었다.
A : 경동택배에 EFL203모델을 커스터마이징한 20B 모델 200대를 우선 납품했다. 하반기에도 추가로 납품할 예정이다. 우리는 한국의 대형물류기업인 경동택배와 협력을 통해 한국시장의 특성과 개선방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 한국시장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 한국시장은 전동 지게차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곳이다. 이피이큅먼트는 소량의 장비를 수출한 경험은 있지만 본격적인 한국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이피코리아 사무실과 부품창고를 마련했고 직원도 배치했다. 조만간 한국어 공식 홈페이지도 오픈하는 등 이피코리아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Q : 품질보증 기간은?
A ; 장비는 2년, 배터리는 5년이며 전 세계 동일 조건이다. 또한 컨설팅을 통해 고객사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장비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 이피이큅먼트의 향후 계획은?
A : 이피이큅먼트는 각 지역 내 로컬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담당자와 인프라를 두고 현지화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중시한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서비스 네트워크 등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에서 믿을만한 파트너사들과 만나길 희망하고 있다. 이피이큅먼트는 모든 기업들과 경쟁보다 함께 시장을 확대하고 발전시키자는 의미에서 ‘렛츠 고 투게더(Let’s go together)’라는 경영 이념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기업들과 함께 성장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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