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요구안 관철 방법 오롯이 '파업 카드'로만 일관, 여론도 등 돌려

 

지난해 택배노조가 꺼내든 4차례의 파업 위협과 실제 파업 실행은 한동안 잇단 근로자들의 사망사고로 택배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 지지에 반하는 상처를 입혔다.

파업을 실행했던, 위협만 했던지 시장에선 중요하지 않았다. 매번 모든 택배노조 요구에 반하는 경우 파업카드를 꺼내 들면서 여론은 점점 노조를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됐다. 

잇단 배송근로자들의 사망사고로, 택배기업들과 정부관계자, 생활물류서비스 이용자들 모두 택배서비스 현장의 고충과 어려움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데 반해 택배노조의 요구 사안 관철 방법을 오롯이 ‘파업’에만 의존한 것은 그 동안의 절대적 여론의 지지를 스스로 걷어 찼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각종 택배노동시장의 모든 문제를 오로지 파업을 통해서 해결하려했던 방법론에 실기는 앞으로도 택배노조의 활동에 걸림돌로 작동하게 될 전망이다. 명확한 근로 데이터도 없이 과로사를 주장하고,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파업이란 최후의 수단을 끊임없이 꺼내 드는 전략이 시장의 신뢰를 떨어지게 한 주요 원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닌 상황에서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점은 향후 개선해야 할 각종 노동현안 논의에서 주도권을 상대방에게 빼앗긴 셈이다. 이에 따라 택배 노동운동의 경우 지난해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논의되고, 얻었던 결과물을 다시 원점에서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뢰 쌓기 어렵지만, 잃는 건 한 순간, 논의 원점에서 다시 해야

결국 65일간의 장기 택배파업은 시장에서 신뢰 쌓기는 어렵지만, 잃는 건 한 순간이란 진리를 새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한 택배이용 소비자는 “동료 근로자들의 죽음을 딛고 얻은 각종 결과물을 무분별한 파업 때문에 원점으로 돌리게 됐다”며 “이제 누가 택배노조의 주장을 믿고 지지 하겠냐”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택배노조에겐 상당기간 신뢰를 얻기 위한 또 다른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게 됐으며, 힘으로만 밀어부치는 전략에서 벗어나 보다 전략을 고도화하고, 스마트 방법을 통한 노동운동이 필요하게 됐다. 

한편 택배노조가 신뢰를 잃게 되면서 상대편인 택배사업자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쥔 것도 아니다. 여전히 노동현장 개선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동시에 택배가격 인상분에 대한 공정 분배 등에도 관심이 높아지게 된 만큼 이에 대한 경영 투명성은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65일간의 장기 택배파업은 노사 모두에게 상처만 입혔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숙제만을 남기게 된 사건으로 남게 됐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