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업들 노동현장 개선에 '총력', 객관적 노동환경 상황 점검 툴 절실 

한동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있던 택배현장의 과도한 노동 환경상황이 수면위로 재부상되면서 향후 택배 노동현장 개선 논쟁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롯데택배 성남 창곡대리점 소속 택배기사인 40대 김모 씨가 지난 8일 집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고 밝히면서 과로 논란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번 논란의 당사자인 롯대택배 측은 '답답한 부분이 있지만, 지속적인 노동환경 개선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뇌출혈 원인 아직 밝혀지지 않아, 평소 근무환경 여타 근로자들과 유사

롯데택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해당 택배기사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 소속 대리점장이 병원 동행을 적극 권유, CT촬영 등을 검사한 결과 뇌출혈 증상 진단을 받았다”며 “뇌출혈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진단 후 우선 입원해 본사에서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책위는 “김씨가 주 6일 근무로 하루 13∼14시간을 근무, 주당 평균 70시간 넘게 일하는 등 과도한 노동에 시달렸다”며 “평소 월 5천 개 수준의 물량을 배달하는 등 열악한 노동 상황에 내 몰렸다”는 주장이다. 대책위는 “이번 사고를 당한 김씨가 통상 오전 6시 30분까지 출근해 오후 9시를 넘기며 일하는 날이 잦았고, 배송 물량이 많을 때는 일요일에도 출근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롯데택배 측은 이 같은 주장에 오해가 있다는 반응이다. 회사 관계자는 “김모 기사가 담당한 월 5,000개 배송물량은 하루 평균 190~210개로, 타 지역 롯데택배 배송기사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택배 배송기사들의 평균 배송 물량 수준”이라며 “근로 시간 역시 사고 직전 12주 평균 작업시간을 점검한 결과, 주당 약 60.5시간에 그쳐 대책위의 ‘주 평균 80시간 노동’ 주장은 사실과 다르고, 통상의 택배배송기사들의 근로상황과 근무시간 등도 유사한 수준”이라고 대책위 측의 입장을 반박했다. 

롯데택배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당한 김모 기사는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배송을 담당, 지난해 복합물류센터 사고 배송기사의 업무지역과는 전혀 다른 대리점 소속이며, 배송 구역도 다르다”라고 대책위의 주장도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여전히 택배상품을 집하하고, 분류하는 도심 내 집배센터 확충이 고비용구조여서 좀처럼 작업환경 개선이 쉽지 않다”면서 “이들 집배 분류센터를 이용하는 택배대리점들과 긴밀히 협의해 각종 택배업무 개선에 나서고 있는 만큼 좀더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노사 어느 한쪽 주장 신뢰 못해, 객관적 노동데이터 수집 분석방안 절실해

이처럼 택배 노사 간 입장이 엇갈리면서 택배배송 근로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 마련과 근로환경 개선 대책 마련도 시급해 졌다.  일부에서는 이처럼 노동환경 개선 노력상황에 따른 롯데택배 측과 대책위 측의 주장이 상반되자, 올해 초 CJ대한통운을 타겟으로 배송거부에 나섰던 택배노조의 투쟁전략을 재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사측이 주장하는 근로시간과 택배근로자들을 대변하는 택배노조의 근로시간이 다르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수단과 방안도 전무한 상황에서 어느 한쪽의 주장만을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관련 노동 현장의 데이터를 대외적으로 증명하기 위해서는 택배현장에 객관적인 노동시간과 근로환경을 평가하고, 이렇게 수집된 내용을 누구나 수궁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택배기업들의 노력으로 택배현장 근로 환경 개선이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과로로 추정되는 뇌출혈 사고가 재발하면서 택배 근로상황 개선 방향 마련과 현장 근로내용을 노사 크로스 체크 시스템의 필요성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한 스타트업 기업 대표는 “택배근로자들의 현장 업무상황을 실시간으로 데이터로 수집해, 이를 평가하고 도식화 해 개인별로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택배현장을 비롯해 다양한 과로 노동현장에 실제 노동현황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툴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로 물류현장 과로 상황 체크 시스템 도입 방안 마련은 시급해 졌다. 택배현장뿐 아니라 다양한 국내 과도한 노동 상황을 노사정 모두가 수긍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관련 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선노력이 절실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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