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넘어 도입 시기만 남은 ‘자율주행 물류차량’ 상용화 코앞

자율주행 차량은 160여 년 전 철도가 최초로 도입됐을 때처럼 상업용 화물 운송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열린 CES 2018의 스마트카 관련 주요 키워드는 ‘자율주행’으로 상용화가 코앞에 다가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도요타 콘셉트 카 ‘e-Palette’, 무인 물류 시스템과 연결 가능한 다목적 자율주행차
도요타는 CES 2018에서 ‘e-Palette’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차량(Concept Vehicle)을 공개했다.

도요타는 e-Palette의 개념을 모바일 상점, 배달 유닛, 사무실 공간 또는 주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자가운전 전기기계(유연한 특수 목적 차량)로 정의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e-Palette를 구상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이동성’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파트너(고객)가 원하는 대로 차량을 만들어 준다는 콘셉트가 바로 그것이다. 도요타에 따르 면 e-Palette는 개방형 인테리어 디자인 레이아웃을 통해 차량을 소포 배달, 승용차 공유 또는 전자상거래 등 사용자 요구에 따라 맞춤형 인테리어로 꾸밀 수 있다.

차량 내부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뿐 아니라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도요타는 이동을 위한 라이드 셰어링 서비스는 물론, 무인 물류 시스템과 연결할 수 있는 시나리오도 함께 공개했다.
 

도요타는 도시형 다목적 자율주행차인 e-Palette를 발표하면서 자율주행 차량, 이동성 서비스, 스마트시티를 묶는 개념인 주문형 도시(On-demand city)라는 개념도 함께 제시했다. 이 개념에 따르면 완전자율주행 공유차량인 e-Palette는 도시 내에서 개인이동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도 제공하며, 작업용 차량, 게임용 차량 등 다목적 기능(서비스)을 제공하게 된다.

도요타는 2020년대 초 미국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e-Palette 콘셉트의 타당성 테스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아마존, DiDi(중국의 승용차 탑승 회사), 마쓰다(Mazda), 피자헛(Pizza Hut), 우버(Uber) 등이 파트너(얼라이언스)로 참여해 차량 계획, 적용 개념 및 차량 검증 활동에 협력하고 있다.

DB Schenker, 자율군집주행 성공하면 육상운송 혁신사례 될 듯
독일 물류업체인 DB Schenker는 지난 2월 트럭 메이커인 MAN Truck&Bus로부터 군집주행(platooning)이 가능한 파일럿 트럭을 인도받아 일일 물류운영에 도입하기 위한 테스트 운행에 들어갔다. 이는 물류업계에서 실제 응용을 위해 네트워크 트럭을 처음으로 배치한 사례로 알려졌다. (다임러, 테슬라, 페덱스 등도 군집주행기술을 연구중 이다.)

platooning은 최소 2대의 무인 트럭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선도 차량을 따라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것이다.

DB Schenker는 2016년부터 ‘European Truck Platooning Challeng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DB Schenker는 매주, 매일 테스트를 진행한 후 실제 화물로 정규 운항을 할 계획이다. 예정대로라면 올해 중에 뮌헨과 뉘른베르크의 DB Schenker 물류센터 사이에 매일 최대 3회 배차된다.

테스트 기간에는 화물이 없는 상태로 전문 트럭 운전사가 탑승하지만 이 시스템이 현실화되면 물류 분야에 또 하나의 혁신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 주하이항, 무인트럭으로 항만 내 컨테이너 운송 개시
중국 주하이항에서는 올 1월부터 항만 내 컨테이너 운송 에 자율주행 트럭에 도입돼 운영 중이다. 이 트럭은 표준속도 30㎞로 운행되는 18m 길이의 무인화 트럭으로 터미널 해측 갠트리 크레인과 장치장 사이 구간을 운행한다.

중국 상하이 소재 Startwell Westwell Lab 사에서 개발한 이 트럭은 인공지능 기술(AI)을 탑재하고 있어 최적의 경로를 자동으로 계산하고 탐색할 수 있다. 또 다른 트럭과 항만 구조물 등 장애물을 피하고, 필요시 속도를 늦추거나 정지 또는 다른 경로로 우회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중국의 위성 시스템인 Beidou Navigation Satellite System을 기반으로 하여 레이더, 센서 등에 의해 2㎝ 이내의 오차범위로 이동하므로 정확하고 안전한 운행이 가능하다.

이 자율주행 트럭은 상하이항에서도 운행을 위한 테스트를 완료하고 도입을 앞두고 있다.
 
자율주행 트럭은 인건비 절감과 함께 투자 대비 큰 비용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주하이항 측에서는 기존 트럭 운전자의 인건비에 해당하는 비용이 약 30%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다른 장점도 있다. 기존 항만을 최근 트렌드인 자동화 항만으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야드 바닥의 트랜스폰더(무인 차량의 위치 감지 기능) 설치, 도로 특수 표면 처리 등의 개조 비용이 발생하나, 자율주행 무인트럭을 활용하면 개조비용 대비 적은 투자비용으로 자동화 항만과 같은 효과를 누 릴 수 있다.

■ 자율주행차량 빅-스텝 예상도
운송생태계 변화 주도 vs. 트럭운전자 실업 위기

자율주행 차량은 2020년 낮은 단계의 상용화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화물자동차의 실용화 시기는 5~10년 이내로 전망되고 있다.

자율주행 서비스는 단순히 차량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도시 시스템, 물류 등 사회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이에 따라 교통 시스템, 자율주행 배송 시스템의 연구개발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교통 시스템은 차량 수를 줄이는 한편, 이동성 서비스, 콘텐츠 서비스 등 관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의 경우 트럭, 주문·결제, 배송 시스템, 재고 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경제 전반적으로는 운송료 절감, 도로 혼잡 및 대기오염 감소 등의 혜택을 보겠지만, 상업용 차량 생태계 참여자들은 여러 가지 도전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트럭운전자는 초기 자율주행차량의 오작동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고용되겠지만 자율주행차량이 시행착오를 거쳐 운전 기술이 완벽해지고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단계적으로 해고될 전망이다. 트럭운전자의 일부는 자율주행차량을 최적화하기 위해 네트워크 관리자로 재훈련을 거쳐 재배치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화물자동차 운전자의 연령은 평균 50.5세(2016년 일반화물 기준)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 또한 화물운송시장의 과잉공급으로 인하여 2004년 허가제로 전환된 이 후 시장의 차량 공급은 안정화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10년 이후에 자율주행 화물자동차 도입에 대한 논의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화물자동차 운전자와 의 충돌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자율주행 화물자동차가 도입되었을 때 시장에 줄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