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less” 외치던 로봇 이제는 인간과 함께 일하는 “협동”으로 변화

로봇은 산업현장에서 ‘독립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람이 로봇 가까이 가는 것은 ‘위험’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협업 작업을 할 수 있는 ‘협동로봇’이 산업 현장의 새로운 솔루션이 됐다. 물류 영역에도 인간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이 하나 둘 씩 등장하고 있다.

英 식료품 기업 오카도(Ocado) : 물류창고에 최초의 협동 물류로봇 투입
주인공은 영국의 온라인 식료품 기업 ‘오카도(Ocado)’가 개발한 ‘세컨드핸즈(SecondHands)’라는 로봇이다. 이 로봇은 독일의 카를스루에 공과대학(Karlsruhe Institute of Technology) 'ARMAR-6' 팀과 함께 만든 것이다.

세컨드핸즈는 오카도의 물류창고에서 사람을 도와 다양한 물류 처리업무를 돕기 위해 개발되었다. 아마존이 도입한 로봇이 창고에서 물건을 신속하게 가져오는 용도로 제한되어 있지만, 세컨드핸즈는 사람의 보조 역할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이 큰 차이다.

현재 개발된 로봇은 프로토타입으로 오카도의 창고에서 테스트가 진행 중인데, 고객이 주문한 식료품의 배송 업무와 창고 자동화 설비의 유지 및 보수를 위해 투입될 예정이다.

세컨드핸즈는 작업자의 음성에 즉시 반응하도록 설계되었다. 이 때문에 단순 반복되는 공정에 투입되지 않고 작업자의 일을 돕는 서포터의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작업자가 렌츠를 요청하면 세컨드핸즈는 어떤 렌츠를 원하는지 다시 묻고 작업자가 다시 대답하면 해당 렌츠를 가져다준다.

또한 세컨드핸즈는 매우 높은 수준의 정밀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이나 체력적으로 힘든 업무까지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컨드핸즈는 현재 약 5만 개의 식료품을 직접 개별 포장하는 능력까지 학습하고 있다.

오카도는 매장 없이 온라인으로만 운영하고 있는데 세컨드핸즈의 도움으로 물류창고 운영의 효율성과 식료품의 체계적인 보관 능력을 끌어올리길 기대하고 있다.

인텔 : 택배기사와 함께 작업 가능한 택배로봇 ‘Loomo GO’ 공개

지난해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열린 무인기술 박람회 ‘XPONETIAL 2017’에서 재미있는 하나의 퍼포먼스가 있었다. 인텔의 CEO인 Brian M. Krzanich가 현장에서 핸드폰으로 주문한 음료를 한 로봇이 배달한 것이다.

이 로봇 은 인텔과 세그웨이사가 연 합으로 개발한 스마트 택배 로봇 ‘Loomo Go’였다.

Loomo Go는 인텔의 RealSense 기술(다양한 센서 기술을 사용하여 깊이 감지, 3D 이미징, 내부 매핑, 기능 추적 등을 지원하는 기술)을 내비게이션에 접목해 장애물을 피하는 자동 주행 로봇이다.

손바닥은 22개의 관절을 움직일 수 있어 정밀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고, 3D 인식 시스템을 통해 신원 확인을 의뢰하거나 인간 감정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Loomo Go는 2017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소개된 주차 도우미 Loomo의 한 종류로, Loomo는 3~5 킬로미터 반경 내 고객에게 단거리 교통 대행 서비스를 제공 했다.
 
Loomo Go는 Loomo의 플랫폼에 기초해 응용 및 확장 됐기 때문에 복잡한 현실 상황을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oomo Go는 언어를 통해 사람과 소통이 가능하며, 현재 영어와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뿐만 아니라 자동 및 수동운전으로 선택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Loomo의 이동 오류를 줄이면 센티미터 수준까지 정확한 위치로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택배 로봇을 활용하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택배기사와도 함께 작업이 가능하다. 다만 Loomo Go의 현장배치 비용은 일반 택배기사의 3~6개월 임금 수준과 맞먹어 투입되기까지 비용문제가 선결돼야 할 과제를 남기고 있다.

인텔은 Loomo Go가 미래에 주로 소방, 소매, 엔터테인먼트, 물류 방면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로봇 빅-스텝 트렌드 예상도
인간과 로봇의 협동이 대세다
이제 로봇 발전의 중요한 축은 인간과의 협업이 됐다. 국내외의 많은 전문기관들도 앞 다퉈 ‘협업로봇’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Deloitte는 ‘2018년 기술트렌드’ 8가지 중 하나로 ‘인간과 기계가 협업하는 새로운 노동모델(No-Col la r Workforce)’을 꼽았고, Accenture의 디자인 자회사 Fjord 역시 2018년 트렌드 보고서에서 ‘기계와의 협업(A Machine’s Search for Meaning)‘을 7대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했다.

국내에서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2018년 인터넷 10대 이슈 전망’을 통해 산업 현장에서 인간과 함께 일하는 협업로봇의 확산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DHL은 가까운 장래에 △트레일러 및 컨테이너 언로딩, △고정식 품목 피킹봇, △모바일 품목 피킹, △공동 포장 및 맞춤화, △택배로봇 및 드론 배송, △재고관리, △물품 배송 등의 분야에서 로봇이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안전과 고용
인간과 로봇이 가진 각자의 장점을 살려 함께 일하는 것을 표방하는 협업로봇은 인간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과 적절한 대응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지만 이에 대한 국제규격도 만들어져 있는 상태다. 협동로봇의 국제표준(ISO/TS 15066)은 지난 2016년 4월에 만들어졌다.

작업자와 로봇이 동시에 투입될 수 있는 안전 기술 확보를 위해 관련 설계·제어·센서 기술이 확보되면 수요가 빠르게 늘 것이란 전망도 있다. 

 

빅-스텝 트렌드 : 물류창고에 로봇이 필요해진 이유는?

한 마디로 물류창고의 ‘대형화’가 답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고 있고, 산업 측면에서는 M&A를 통한 화주기업의 대형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인프라 측면에서는 시설 교통 발전에 따라 거점 집중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물류 창고(또는 물류센터)는 점점 대형화·고도화 되고 있다.

물류창고용 로봇의 도입은 비용절감과 효율화 측면에서 분명 장점이 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아마존은 물류창고로봇 ‘키바’를 통해 물류센터 운영비용을 20% 절감하고, 재고 보관 공간은 50% 늘리는 성과를 얻었다. 이 점만으로도 이미 로봇은 물류산업 환경을 혁신시키는 ‘빅-스텝 로지스틱스’의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노동 주체를 인력에서 로봇·자동화 기술로 이동시킨다는 점에서 또 다른 해결과제를 낳고 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