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난·원자재 수급난으로 고통…봉쇄 해제 이후에는 운임 상승 걱정

약 3년에 걸쳐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끙끙 앓게 만들었던 코로나 바이러스의 끝자락이 마침내 보이기 시작했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은 굳게 닫았던 빗장을 하나씩 풀기 시작했고 글로벌 산업 역시 서서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상황은 이와는 정반대다. ‘제로 코로나’를 외치던 중국은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되자 지난 3월, 인구 1,700만 명의 대도시인 선전에 이어 경제수도인 상하이, 나아가 최근에는 수도 베이징까지 잇따라 봉쇄했다. 이 같은 연이은 주요 도시 봉쇄로 인해 국내 수출기업들은 공급망 교란으로 인해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9월에 있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전면 연기하는 등 장기화 조짐을 보였던 중국의 봉쇄정책은 국내 수출기업들의 시름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당국이 상하이를 시작으로 봉쇄조치를 점진적으로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며 다행히 이러한 걱정은 수그러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출기업들의 표정은 여전히 밝지 못하다.

국내 수출기업들, 중국 봉쇄로 ‘물류난’ 겪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서는 지난달 중국 봉쇄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관련해 국내 수출기업의 대응현황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조사에 참여한 수출기업 1,094개 사 중 35.4%가 실제 중국 봉쇄로 인한 공급망 교란으로 인해 물류난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조사대상 중 27.8%는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대표적인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어 △중국 등 특정지역 봉쇄 △공급량 감소로 인한 물품 수급 차질 △해외국의 수출규제에 따른 수입애로 △국내 생산 제품의 해외수출 제한 등이 국내 수출기업들이 중국 봉쇄로 인해 겪는 주요 어려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봉쇄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수출기업들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이번 조사결과 나타났다. 업체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대응책은 핵심 품목에 대한 대체선을 발굴하는 것이었다. 응답기업의 35.9%는 실제 공급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공급 대체선을 계획하고 있거나 실행 중이라고 답했으며 이어 주요 품목의 재고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답이 17.8%로 뒤를 이었다. 일시적 생산감축과 중단을 선택한 기업들이 15.3%, 대응을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하거나 인력풀을 강화했다는 기업들도 전체의 9.5%에 달했다.

정부 지원 초점, 물류난 해결에 맞춰져야
중국 봉쇄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있어 수출기업들은 ‘물류 안정화’를 위한 정부 지원을 가장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39.4%가 물류 차질 완화 및 운임 안정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 운영을 통한 선제 대응 강화를 꼽은 기업이 20.8%, 정부 차원의 핵심품목 재고 확보를 꼽은 기업이 16.1%로 뒤를 이었다. 신규 수입선 발굴 지원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한 수출기업은 전체의 14.4%였으며 글로벌 공급망과 관련한 정부차원의 전문적인 컨설팅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한 기업도 9.4%에 달했다. 

봉쇄 완화 이후에는 운임폭등 우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봉쇄로 이어진 외부요인으로 글로벌 공급망은 지속적으로 혼란을 일으키고 있고 이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들도 큰 어려움에 봉착해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 어려움은 상하이를 중심으로 봉쇄 해제 조짐을 보이고 있는 현재도 그리고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역시 해상운임이다.

현재 해상운임에 대한 예상에는 업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 등으로 인해 지속되어온 해상운임 급등현상이 이제 최대치에 이르렀으며 더 이상의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실제 최근 몇 달간 해상운임은 다소 정체기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해상운임 지표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중순 4,100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7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올해 초부터 약 5달 가까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는 점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의 동향을 보면 분명 이전의 고운임 현상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하지만 국내 수출업계는 앞으로의 해상운임 움직임을 정반대로 예상하고 있다. 한 국내 수출업체 관계자는 중국 봉쇄로 인해 묶였던 물량이 대량으로 풀리면 곧 해상운임도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를 보자면 일시적으로 운임이 하락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미국으로 향하는 운임의 경우 오히려 급등하고 있다”면서 “미국향 컨테이너 운임이 이미 빠르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중국 봉쇄 해제로 인한 물량이 더해진다면 수출을 위한 배를 구하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상운임의 급등을 예상하게 하는 부정적 외부요인은 또 있다. 한 해운업계 전문가는 “현재 미 서안 29개 항만과 22,000명에 이르는 항만 노동자들간의 고용계약 협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만약 이 협상이 빠르게 마무리되지 않고 결렬이라는 최악의 결말로 이어진다면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은 물론이고 해상운임 또한 엄청나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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