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에 몰아친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는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지난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주요 개발 도상국을 중심으로 도미노처럼 발생했던 경제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었던 일들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또다시 우리 앞에 등장하곤 했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야 하는 지금, 우리는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더 확실히 대비하기 위한 방법을 확립해야 한다.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물류업계 전반에서 주목받고 있는 5가지의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대응 방안이 무엇인지 딜로이트가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와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의 저서 ‘공급망 불확실시대, 물류의 재해석’을 통해 알아본다.

공급망 차질을 미리 예측, 선제적으로 대응하라
모든 위기에 대한 최적의 대응방법은 위기를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공급망 차질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은 니어쇼어링이나 자체 생산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통해 공급망의 기본적인 회복력을 강화해 외부영향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에 따른 위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 미리 예견된 공급망 리스크는 기업 입장에서 보다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다. 딜로이트는 또 다른 선제적 대응방법으로 의사결정 트리를 제안한다. 기업은 의사결정 트리를 활용해 공급망 리스크 대응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재고관리단위 등 더 세부적인 조직적 전망을 수립할 수 있다. 또 트리를 통해 높은 마진율의 제품에 필요한 원재료 확보를 우선시할 수 있어 핵심 공급업체들에 수요를 확인해주는 한편 매출 감소 위험도 미리 해결할 수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효율적으로 대비하라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혼란은 현재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비함으로써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상품별 원자재 가격 변동을 빠르게 파악해 새로운 수익성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판매 채널별로 각 상품의 수익 및 이윤 마진을 평가하고 여기에 원자재 가격 변동을 반영한 장기적 측면의 수익성 변동 모델을 수립할 수 있다. 이 수익성 변동 모델은 기업으로 하여금 지금 당장 생산을 중단해야 할 제품과 생산을 유지해야 하는 제품, 그리고 판매 채널과의 협력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품 등으로 제품군을 빠르게 나눌 수 있게 해 보다 효율적으로 기업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공급업체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라
공급망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또 다른 방안은 공급원 역할을 하는 공급업체에 대한 관리를 더욱 세심하게, 철저히 하는 것이다. 일부 기업의 경우 소수의 공급원에 상당 부분의 공급이 집중되어 있어 공급망 혼란이 일어날 경우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기업들은 공급업체가 공급망 혼란이 있을 경우에도 자생적으로 이를 극복하고 생산을 증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 형식의 투자를 단행할 필요가 있다. 투자 형식의 지원과 더불어 필요한 것은 공급업체에 대한 적절한 감사시스템이다. 공급업체의 기반을 성공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믿을 수 있는 신뢰와 이를 통한 업무 연계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적절한 감사를 통해 공급업체가 정상적인 법적 테두리 안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감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급업체가 잘못된 운영을 자행할 수 있고 이는 결국 공급업체의 기업가치와 평판의 하락으로 이어져 공급망 리스크의 증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노동력 부족 현상에 미리 대비하라
물류산업은 지속해서 인력 부족에 시달려온 대표적인 산업군 중 하나이다. 그리고 코로나19를 지나오며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비대면이 일상에 자리잡으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물류업무를 기피하는 노동자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고 물류기업들은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은 현장에 투입되는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딜로이트는 분석한다. 특히 물류산업과 같이 노동 집약적인 산업들은 노동력이 부족할 경우 공급망 혼란으로 인한 위기를 더 크게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자동화를 기반으로 한 개선된 풀필먼트 모델을 도입함으로써 효율성을 개선, 노동력의 부족현상은 물론 장기적인 측면에서 공급망 혼란으로 인한 위기 역시도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공급망 리스크를 상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라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은 다시 등장할 수 있고 이로 인한 공급망 혼란 역시 언제든지 불청객처럼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선제적인 준비를 통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기업이 공급망 리스크를 평소에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대표적인 방법 3가지를 추천한다. 첫 번째 방법은 탄력적인 공급망 설계다. 일반 공급망에 비해 탄력적인 공급망은 한 쪽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즉시 대체함으로써 문제의 확산을 줄일 수 있다. 또, 원활하지 않은 공급으로 원자재 수급 부족현상이 발생할 경우 해당 원자재가 없어도 생산할 수 있도록 제품 재설계 역량 등을 갖출 수 있도록 한다.

두 번째 방법은 BCP(Business Continuity Plan)다. BCP는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기업의 비즈니스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지난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이후 급부상한 개념이다. 재해나 재난 등으로 정상적인 운용이 어려운 데이터 백업과 같은 단순복구는 물론 고객 서비스의 지속성 보장, 핵심 업무기능을 지속하는 환경을 조성해 기업가치를 최대화할 수 있는 것을 통틀어 말한다. BCP를 위해 기업은 운용하고 있는 시스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비즈니스의 모든 프로세스를 파악해 재난, 재해 등으로 인한 공급망 리스크에 따른 업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구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세 번째 방법은 주기적인 스트레스 시험이다. 주기적인 스트레스 시험은 기업 입장에서 공급사슬 내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미리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공급망 리스크가 발생했을 경우 어떤 것이 중요한지 우선순위도 파악할 수 있어 보다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주기적인 스트레스 시험을 위해 기업은 공급사슬 내 핵심적인 공급업체와 물류센터 등 물류 관련 인프라와 더불어 원자재, 완제품 등의 물량에 대한 파악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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