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 일자리 줄었지만 물류는 일자리는 창출

지난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제1호 업무지시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신설하고 5대 국정목표 중 하나인 ‘더불어 사는 경제’ 부분 첫 번째 국정전략을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한 일자리 경제’를 내세우며 ‘일자리 정부’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올해를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인해 일자리 시장은 역대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그동안의 경제 위기 와 달리 전 세계에 모든 업종에서 나타난 경제 위기로 인해 기업들은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예정되어 있던 신규 직원 채용을 잠정 중단하거나 취소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신규 일자리만 타격이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소비급감에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을 시작으로 제조업에서도 기존에 일하고 있던 직원들은 기약 없는 무급휴가, 정리해고되는 등 그야말로 일자리 시장은 ‘초비상’ 상태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 중에도 물류산업은 일부 업종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특수를 맞고 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대면 소비가 줄고 온라인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자 이를 뒷받침 하는 물류·배송 분야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

취업 어렵고 실업급여 지급은 사상 ‘최대’
통계청이 지난 16일 발표한 ‘2020년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9월 취업자는 2701만 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39만 2000명이 줄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한 수치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일곱 달째 감소하는 등 장기간에 걸쳐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 2020년 9월 고용동향 <자료=통계청>

또한 지난 9월 실업자는 100만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 6천명이 늘어 실업률은 3.6%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직무를 중단한 일시휴직자는 78만 9000명으로 지난해 9월 대비 41만 6000명 증가했다. 일시휴직자의 경우 휴직 사유가 사라지면 취업자로 복귀하지만 현재와 같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지속돼 기업의 경영·고용상황이 악화되면 실업 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취업도 어려운 상황에서 실업자도 늘어 9월 실업급여 지급총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9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실업급여 총액은 1조 1,663억원으로 지난해 9월보다 4,978억원(74.5%)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 5월 처음 1조원을 넘어선 이후 계속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8월에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9월 많이 반영돼 숙박, 음식점업, 교육 서비스, 도소매 등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소비 확산에 물류기업·현장 일자리 늘어
한국통합물류협회에 자료에 따르면 택배 물동량은 2015년 이후 매년 10% 이상씩 성장해 지난해에는 총 택배물량은 27억 9,000만 개로 나타났다. 택배업계는 기존 성장세에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온라인 쇼핑의 물량 급증으로 지난해 대비 약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으로 일자리 시장에 ‘역대급’ 한파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물류업계에서는 조금 다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쿠팡은 지난 6월 기준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37,584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에 이어 4번째다.

올해 상반기 고용 증가 규모는 압도적 1위다. 쿠팡은 올해 상반기에만 1만 2,277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특히 쿠팡의 핵심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쿠친은 2014년 50명으로 시작했지만 올해 7월에는 200배 증가한 1만명을 돌파했다.

 ▲ 쿠팡의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쿠친'은 1만명을 돌파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친의 경우 단순히 일자리 숫자만 늘린 것이 아닌 주 5일 근무, 연차 15일 포함한 130일의 휴무를 제공, 휴게시간 의무제도, 원격 건강상담서비스 등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도 지난해 대비 인력을 두 배 이상 늘렸다. 컬리의 9월 말 기준으로 정규직 직원은 930여명으로 지난해 말 400여명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물류센터 비정규직 인원을 상당수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 마켓을 운영하는 오아시스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정규직 직원수는 589명이다. 7월부터 상품기획자를 2배인 19명으로 물류센터, 생협 매장직원도 꾸준히 채용해 정규직 인원을 두 달 새 약 50여명 늘렸다.

한 물류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택배 물동량은 향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응하고자 이미 택배 3사와 쿠팡, 마켓컬리 등이 신규 물류센터 개장이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물류센터에는 최신의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만 이를 관리할 사람과 일정부분 사람의 손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늘어나는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단기 근무 형태의 배송인력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달원 37만명 시대 열려 …‘배달 전성시대’
가정간편식, 1인 가구의 증가 등 식사 문화 변화와 코로나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자 음식 배달도 ‘호황’을 맞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병원 의원이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배달음식이 5배 폭증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식약처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외식소비지출은 코로나 사태로 줄었지만 배달음식 거래액은 올해 들어 1월부터 8월까지 10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배달음식 거래액은 2조 7000억 원에 불과했다. 배달음식의 증가로 식당 임직원은 크게 줄었지만 배달원이 늘어나는 일자리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통계청이 지난 20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배달원 취업자는 37만 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만 3000명보다 2만 7000명(7.9%)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집계가 이뤄진 2013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올해 주요 이륜차 배달업체들은 공격적으로 라이더(배달기사) 채용에 나서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지난 7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잠시 중단됐던 배민라이더스 신규 라이더 모집을 실시했다. 2주만에 500명이 신규로 입직했으며 기존 2100명의 배민라이더스 숫자를 3000여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한 지난 9월에는 서울시와 ‘지역형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B마트 물류센터에서 근무할 55세 이상의 어르신 200여명에 대한 채용에 나섰다. 채용된 어르신은 ‘B마트 시니어 크루’로 활동하며 B마트 물류센터 물품의 신선도 관리, 정리, 선별, 포장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주 5일,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4시간 근무로 업무강도는 낮으면서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륜차 배송업체인 바로고도 지난 8월부터 급증하는 배달 수요에 맞춰 라이더 약 5000명을 모집하고 있다. 바로고의 배달 수요는 8월 25일 기준으로 지난해 21만 4000건에서 158% 증가한 55만 2000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로고 관계자는 “높은 수준의 배달 서비스와 라이더들의 과로를 예방하기 위해 대대적인 라이더 모집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바로고의 임직원 수는 지난 6월 30일 기준 230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 120여명에 비해 약 110명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50여명을 채용했으며 올해 말까지 총 300명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직원의 20% 이상은 개발자인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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