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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빠름이 만들어낸 사회적 손실
신인식 기자 | story202179@klnews.co.kr   2018년 06월 01일 (금) 15:12:08

우리나라의 배송속도는 그 어느 나라에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배송전쟁이라는 이름으로 한 시간이라도 빨리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하기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사실 ‘빠름’으로 대변되고 있는 지금의 배송속도 전쟁은 표면적으로 들어나지 않았을 뿐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다만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한 순간에 속도가 빨라진 것이 아니라 물동량의 증가, 환경 변화, 기업 투자, 교통 인프라의 발전 등이 이루어지면서 가능하게 된 부분이 많다.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빨리 받기 원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러한 빠름은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기도 하고 우리가 모르는 사회적 비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사회적 비용은 사회 전체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드는 비용으로 모두가 일부분씩 부담하는 비용이다. 빠르게 주문한 상품을 받기 원하는 소비자와 이를 경영전략의 하나로 가져가는 기업이 맞물려 더욱 빠름에 치중하고 있는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은 작지 않아 보인다.

소외받는 현장 안전
지난해 물동량은 23억만 개를 넘어섰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5조 원이 넘는 물동량이다. 급속하게 늘어가는 물동량을 한정된 자원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 물류업의 구조상 문제가 발생될 수밖에 없다. 빨리 배송해야 하는 압박감은 택배터미널부터 시작된다. 택배터미널에서 빨리 분류해서 각 지역으로 야간에 물량을 보내줘야 다음 날 배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택배터미널의 상하차 아르바이트는 대표적인 지옥의 아르바이트로 분류된다. 때문에 사람을 구하기도 힘들다. 일도 힘든데 사람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대부분의 물류터미널들은 빠르게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서 자동분류기가 설치되어 있다. 자동분류기가 돌아가는 동안에 노동자들에게는 잠깐의 휴식도 용납되지 않는다. 라인을 맡은 노동자가 잠깐 방심하면 상자는 쌓이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 더욱 빨리 움직여야 한다.

지난해 산업재해통계에 따르면 운수창고통신업의 재해자수는 4,237명이었으며 자동차 운수업 및 택배업, 퀵 서비스업에서 2,213명으로 절반 이상의 재해자가 발생했다. 또한 이중 사고에 의한 재해 2,035명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에 의한 재해보다 물류터미널에서는 질병에 의한 재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택배 현장의 특성상 오래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주일 또는 몇 일씩만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단시간 동안 과도한 노동은 근골격계 질환에 원인이 된다. 하지만 이들은 숫자로 잡히지 않는다. 정식 노동자가 아닌 단기 아르바이트 또는 일당이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택배를 빠르게 배송하기 위해 고된 노동을 하고 있는 현장에서 최소한의 안전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이다. 또 과도한 노동을 줄이거나 특정 부위에 부담이 가지 않는 자세 등을 교육을 통해 알려야 한다. 이와 함께 노동의 강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빠른 배송만큼 빠르게 생기는 미세먼지
빠른 배송을 위해서는 많은 차량이 움직이거나 기존의 차량이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 이에 따른 배기가스는 더욱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2016년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도로이동 오염원의 경우 화물차와 RV차량에서 미세먼지가 대부분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중 화물차가 69%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미세먼지의 도로이동 오염원인 PM2.5가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많지 않지만 화물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고 이야기 할 수도 없다. 또 택배나 쇼핑몰의 배송차량의 경우 정해진 시간 안에 많은 물량을 모두 배송하기 때문에 차량이 주정차하는 동안 차량의 엔진을 정지시키기 어렵다.

때문에 공회전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즉 배송시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환경에 대한 부담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배송을 하는 화물차량이 발생시키는 미세먼지가 전체 미세먼지 발생요인 중 적은 백분율을 나타낸다하더라도 누적되는 량은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저녁이 있는 삶? 노동만 있는 삶!
현 정부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주려고 한다. 즉 장시간의 노동에서 벗어나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인간다운 삶을 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택배 배송기사들에게는 아직 먼 이야기이다.

지난해 서울노동권익센터에서 조사한 ‘노동실태조사’에 따르면 택배기사의 평균 노동시간은 13시간 23분으로 나타났다. 평균 출근시간 오전 6시 54분, 퇴근시간은 오후 8시 17분이다. 주당 근무시간은 74시간으로 집계됐다. 명절의 노동 시간은 더욱 올라간다. 주당 86시간 23분. 하루 평균 16시간 이상을 반복적으로 일하는 수준이다.

즉 하루에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잠만 자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택배기사의 연간 총 노동시간은 3,848시간으로 우리나라 1인당 연간 노동시간(2,069시간)보다 무려 1,700시간이나 더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연 평균(1,746시간)보다는 2배의 시간을 근무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OECD국가에서 한사람이 2년 동안 노동하는 시간보다 국내 택배기사들이 1년 일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닌 노동만이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택배기사들은 노동자가 아닌 개인 사업자로 분류되어 있어 정부 주도의 노동시간 감축과 저녁이 있는 삶에 동참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휴가도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택배기사는 맡고 있는 구역이 있어 2~3일 짬을 내 휴가를 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 동안 물동량을 처리해줄 사람을 찾기도 어렵고 있다하더라도 자신의 수익이 줄어들고 대체 인력에 대한 인건비도 부담해야 때문이다.

사실 배송 속도를 늦춘다고 해서 이러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또한 현장의 안전을 답보하고 환경 친화적인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숫자로 환산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누군가의 희생을 기반으로 한 빠른 배송이 이러한 사회적 비용을 늘리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조금씩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사회적 비용의 감소는 물론 더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대상은 늘어날 것이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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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왜 우리는 속도에 열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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