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모든 인종 종교 기후 풍토에 관계없이 구멍과 풀밭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만인 공통의 스포츠인 것은, 그것이 사랑놀이(섹스)와 같기 때문이다. 기복이 있는 그라운드(언듀레이션) 위에서 하는 게임은 골프밖에 없으며, 이것을 골프의 특징으로 여기는 것 역시 섹스와 같은 쾌감을 주기 때문이다. 티샷으로 시작하여 퍼팅으로 끝내기까지의 과정이 그대로 애정 항로
이윽고 그린에 오른다. 페어웨이를 가볍게 지나온 사람도 있고, 천신만고 끝에 지친 몸으로 오른 사람도 있다. 어떻게 올라왔건 일단 그린에 올라오면 안도의 쉼표를 찍게 마련이다. 마크를 하고 볼을 집어 닦는 게 쉼표다. 혹시라도 공에 흙이나 잔디가 묻어있으면 바로 굴러 가지 못하니까 깨끗이 닦으면서, 이삼 미터 거리면 한 번에, 그 이상이면 두 번에는 넣겠지
골프가 어려운 것은 정지된 볼을 치기위하여 스윙의 리듬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있다. 스윙이란 것이 본능적인 것이 아니라 극히 부자연스러운 동작이기에 어렵다. 목표물인 골프공이 눈높이에 있으면 좋으련만 자기 키 만큼 낮은 발 앞에 있다. 게다가 정지한 볼이 플레이어에게 무언의 도전을 하기 때문에 치려는 사람의 신경을 곤두세워 불안하게 한다. 요행의 샷은 누구나
페어웨이(Fair way) ―.오늘날에는 '페어웨이(Fair way)'가 아예 골프용어로 자리를 굳히다시피 했지만 원래는 항해용어로 '암초 사이의 (안전한) 항로'라는 뜻이다. 항해용어를 골프에 접목시킨 이유는 그것이 트러블 샷 때문에 쌓이는 스트레스의 바다이기 때문이다. 페어웨이에서 수없이 만나게 되는 게 「트러블 샷」이다. 자연 지형을 살린 코스
티오프(Tee Off : 티샷을 마치고 티그라운드를 떠나는 것)와 더불어 골프는 각개 전투가 된다. 티샷의 비거리며 방향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노련한 캐디가 있어 티그라운드에서 오늘의 손님(?)들 성향을 70% 파악했다면, 티오프 후 페어웨이에서의 각개전투에서 20%를 더 알게 된다. (나머지는 그린의 몫이다.) 흥미롭게도 티그라운드에서의 예감이 구체화되
만감이 교차하는 티잉 그라운드(Teeing groud). 눈앞에 천국의 정원처럼 아름답고 시원하게 다듬어진 자연을 대하는 순간 세상살이의 부대낌은 모두 날아간다. 일상과는 주파수가 전연 다른 기분이 고조되는 순간. 어떤 급한 일을 두고 왔어도 이 순간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잊어버리게 된다. 골프 유머에 ‘아버지가 돌아가
이윽고 티업 시간이 다가와 동반자와 더불어 티 그라운드(teeing ground)를 향해 걸어갈 때 비로소 모든 것은 정리된다. 내면적으로는 그동안의 설렘이나 기대, 흥분, 걱정들이 추상의 선을 넘어 긴장으로 접어든다. 예측할 수 없는 현실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내숭이나 허풍 떨 여유가 없다. 사실상 말이 필요 없어진다. 샷으로 이제까지의
이윽고 골프장에 들어선다. 한국의 골프장은 예외 없이 CC다. CC는 컨트리클럽(country club)의 약자다. 클럽은 상류사회 단체로서 여가 선용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동호회였다. 예를 들면 요트나 보트, 승마나 크로켓 테니스 같은 스포츠클럽이 만들어진 것이 기원이다. 이것이 교외에서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컨트리클럽으로 발전하면서 골프와 합쳐졌다.
골프하는 사람은 티를 낸다. 한 쪽 손을 차별 되게 태운다던가, 안쪽에 옹이 박힌 손을 만지작거리던가 하는 식이다. 여럿이 모이면 조심스럽게 골프를 연상시키는 은어를 대화 속에 섞으며 분위기를 살피기도 한다. 골프를 안 하는 사람에겐 비난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개 보면 기다렸다는 듯 호응이 오면서 금세 화제가 바뀐다. 오히려 골프 안 하는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