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물류기업은 21세기 들어와 본격적인 개혁과 혁신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필자가 정리한 물류시장 동향의 2005-2007년까지의 키워드를 보면 제3자물류와 트럭기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M&A시대에 돌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 들어 물류기업들은 저가격전략보다 품질과 서비스를 중시한 차별화 전략 제공, 토털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경제활동 인구 중에서 젊은층인 20대 인구는 줄어들고 있으며 1960년대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배이비붐세대의 인구는 작년부터 5년간 대량정년퇴직자가 늘고 있어 인재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심각해 지고 있다.
올 들어 급증한 유가상승에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은 성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현장력과 철저한 코스트분석, 가시화에 역점을 둬 선진물류로 전환한 기업들이 이에 해당된다.
트럭운송업계의 경우에 3효율성(적재율, 실차율, 회전율)을 향상시켜 수익구조를 개선시킨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또한, 동업종과 이업종간의 횡단적인 M&A움직임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업간 자본 및 업무제휴 추진상황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물류업계의 재편성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물류기업간 업무제휴 상황
과거 3년 동안 추진되어온 대규모기업들의 자본 및 업무제휴 상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일본해운업계 넘버원인 일본유센(2006년 매출 2조1,642억엔)은 2006년 5월에 육운업계 2위인 야마토홀딩스(2006년 매출 1조1,615억엔)와 자본 및 업무제휴로 유센야마토솔루션을 설립했다. 글로벌거점에 강점을 보유한 일본유센과 전국 네트워크 기반의 국내 택배사업, 로지스틱스사업 등 60개 이상의 관련기업을 갖고 있는 야마토가 제휴, 신글로벌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결과는 올해 2월에 상호협의하에 회사를 폐쇄하게 된다.
해운업계 2위인 쇼센미쓰이(2006년 매출 1조5,684억엔)는 2005년 3월에 긴데쓰익스프레스와 자본 및 업무제휴, 육운업계 1위인 일본통운(2006년 매출 1조8,662억엔)은 민영화된 일본우정공사와 업무제휴하고 올해 택배관련 신회사 추진에 합의해 10월부터 신물류회사가 발족된다.
특히, 일본통운은 대형화물인 박스챠타편의 컨소시엄 15개회사에 야마토, 세이노운수와 공동참여하고 있으며, 쿨택배는 우정공사를 포함해 전국의 15개 이상의 주요기업과도 제휴 중에 있다.
우정공사도 야마도와는 견원지간의 대립상태가 계속되고 있지만 다양한 파트너쉽을 구축해 매수합병에서 신규사업의 업무확대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0년대 들어와 아시아의 글로벌시장에 역량을 강화한다고 뛰어들었던 사가와큐빈은 당초 목표치인 5년 후 매출액 1,000억엔 달성은커녕 오히려 한국시장을 포함해 진출한 주요국가에서 브랜드관리와 품질과 서비스관리에 힘들고 일부 지역은 저가공세로 힘든 상황에 놓여 있었다. 2005년에는 SCM혁신본부 연구컨설팅부문을 만들었지만 성과가 없어 2007년에 해체하기에 이른다.
2005년에 일본내의 주요화물을 운송한다는 취지로 일본항공, 미쓰이물산, 스미도모상사 등 주요거래기업의 투자로 자본금 50억엔 중 55%를 사가와가 지분을 갖고 객럭시 익스프레스를 설립하였다. 일본의 주요거점인 동경의 하네다-기다큐슈, 하네다-오기나와의 나하, 오사카의 관서-홋가이도의 신찌도세, 하네다-신지도센구간을 전용기로 취항해 사업을 해 오다가 안정적인 물량공급이 안되고 올해부터 시작된 유가상승의 압박으로 결국에는 2007년도 결산에서 30억엔의 영업손실의 경영악화에서 향후 사업을 추진할수록 늘어날 적자를 예상해 결국은 올해 8월에 사업정지와 청산방침을 이사회에 결의되어 주주에게 설명한 후에 국토교통성에 사업폐지신청을 제출한 상태이다.
항공업계1위인 일본항공(JAL)은 2006년 매출 2조3,019억엔의 성장세를 보이지만 안정성문제 결여로 인한 경영악화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영업이익 손실이 크게 발생 되었다.
반면에 경쟁기업인 전일본공수(ANA)는 2006년도 매출액인 1조4,896억엔의 안정적인 성과와 선택과 집중으로 철저한 고객관리 및 서비스 지향을 중시한 기업 이미지급증으로 2003년부터 영업이익의 증가에 2006년에는 일본항공의 4배인 921억엔의 영업이익의 성과를 내고 있다.
이와 같이 육/해/공간의 포괄적인 자본 및 업무제휴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물류기업 상위 60사 중 M&A성공기업
일본의 육운시장에서 상장한 기업들 중 상위60사의 2005년도 매출결산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그 중에서 1조엔 이상 기업은 일본통운, 야마토홀딩스의 2개사, 매출액 1000억엔 이상 기업은 약20여 개사에 이르고 있다.(사가와홀딩스는 비상장기업이기에 제외)
일본의 물류기업 중에서 매출액이 300억엔(3,000억원 이상 규모) 이상 되면 대규모기업에 포함된다. 50-300억엔 정도가 중견기업, 50억엔 이하면 중소기업, 물론 종업원 100인 이하. 자본금 규모가 중요하지만 타업종에 비해 매출규모의 기준은 낮은 편이다.
그중에서 M&A사업 확대로 급성장한 기업들은 주로 3자물류기업들에서 볼수 있다. 업계 20위인 SBS홀딩스는 923억엔으로 최근에는 1,000억엔을 돌파하였으며 매수합병으로 연속적으로 성공시켜 성장한 기업이다. 가마다 사장은 과거에 사가와큐빈 출신으로 30대 중반에 독립하여 십수년만에 매수합병의 성공신화를 일으킨 40대 물류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또한 23위이고 현재 일본3자물류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카리스마 물류인이라고 할 수 있는 오스카 하마쿄렉스 회장은 긴데쓰물류를 매수하여 전국의 트럭차량 대수를 철저한 코스트 분석을 통해 100여대이상 줄였다고 오스카회장은 말하고 있다. 필자가 오스카회장을 처음으로 만난 2002년 당시 하마쿄렉스의 매출액은 200억원 규모였다. 동경에서 신간센으로 1시간 거리인 약200Km 거리에 있는 시즈오가현의 지역거점을 중심으로 전국네트워크로 확산한 기업이다.
오스카 회장은 물류인생 50년에 일본에서도 현장력과 철저한 원가계산으로 일일, 주간, 월간 비용분석을 통해 물류합리화와 효율화를 추구해 온 인물이다.
다음으로 주목된 기업이 52위인 월드로지이다. 동사는 필자가 2005년까지 재직했던 기업으로, 오사카의 상인정신을 갖고 있는 월드로지우에이 회장이 이끄는 3자물류기업이다. 최근 매출규모가 300억대를 돌파하여 소위 말하자면 물류기업 중에서 대규모라인에 들어선 것이다. 향후 중장기 전략비젼을 보면 3년 이내에 매출액 500억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에이 사장은 일용잡화 넘버원 기업인 가오(花王)에서 오사카중심으로 관서물류센터 본부장을 역임하고 독립하여 일본의 사무용품 전용통판기업인 아스쿨(오늘주문하면 내일까지 배송한다는 의미)이 성장할 때 물류전반을 맡아 1997년부터 창업하여 2000년에 익일배송을 실현한 인물이다. 현재 아스쿨은 통판기업 중에서 매출규모 1,500억엔을 넘는 대규모기업으로 성장하였다. 통판시장의 후방지원부대인 물류의 역할을 현장력과 철저한 비용분석으로 대응한 기업이다.
필자가 여기에서 주목한 SBS홀딩스, 하마쿄렉스, 월드로지의 3사는 2005년에 전년대비 매출 성장율이 각각 53.1%, 28.3%, 47.9%에 달한 기업들이다.
이들 최고경영자들간의 공통점은 물류의 현장부터 시작해 현재도 물류현장을 돌아보면서 사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M&A로 성공한 기업들의 키워드는 현장력, 철저한 비용분석, 가시화, 인재양성과 활용, 책임권한과 동기부여를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도 월드로지 재직시에 사장직속에서 M&A를 추진해 보았지만 상이한 기업문화와 조직, 사람들이 모여 이를 융합하고 일치단결해 그룹내에서 시너지효과를 창출한다는 것은 싶지 않다. 따라서 일본의 물류시장은 2010년까지 끊임없이 M&A, 자본과 업무제휴를 추진하다 성공하고 실패하는 기업들이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이로 인해 물류업계의 재편성의 시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끝으로 이런 말이 생각난다. CEO의 용량과 도량(일본어로는 우스와:그릇)만큼 회사는 성장한다. CEO가 멈추면 회사는 도태, 파산하고 인재를 신뢰하고 커지면 그 이상으로 회사는 성장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