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미래, “일하기 참 좋은 회사 말 들을 수 있어야”

△김광수 포스코플로우 대표이사
△김광수 포스코플로우 대표이사

사명에 ‘플로우(Flow)’를 넣었다. 상생을 통해 물류산업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었다. 그리고 포스코플로우는 이름 그대로 자신들만의 흐름을 완성해나가는 물류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물류신문은 창간 26주년을 맞아 올해 국내외 물류기업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인 기업으로 포스코플로우를 선정했다. 지난해 1월 출범한 포스코플로우는 폭넓은 물류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기업과 협력을 추진해 사업영역을 넓혔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적극적인 상생에 나서는 한편 지역사회 기여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혁신하고 친환경성 강화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덕분에 포스코플로우는 자신은 물론 협력사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물류기업으로 주목받는 위치에 서게 됐다. 포스코플로우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김광수 대표를 만났다.

“현장에서 소통을 통해 물류를 배웠다”
모기업 포스코는 물류업계 입장에서는 대형 화주기업 중 하나다. 때문에 그룹 계열사인 포스코플로우에 선입견이 있었던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김광수 대표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곳곳을 누볐다. 허울뿐인 현장경영이 아니라 틈만 나면 KTX를 타고 곳곳을 누비며 사람들을 만나 목소리를 듣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물류에 대한 지식을 쌓았고 물류를 바라보는 포스코플로우의 시각과 자신의 생각을 전했으며 좋은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다. 

덕분에 사내에서 그는 공부하는 CEO로 인식됐고, 지금은 웬만한 물류업계 관계자들보다 풍부한 지식을 갖게 됐다. 포스코플로우가 중소기업을 위해 최저가를 지양하는 저가 제한 낙찰제, 안전과 친환경 성과를 반영하는 입찰제도, 유가 연동제 도입, 부적운임 제공, 합적과 복화운송을 통한 선사 기회 제공 방안 등의 시행은 이 같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광수 대표는 “물류산업의 현안이나 미래 친환경 정책 수립, 협업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정말 많은 시간을 들였다. 수십 년간 물류사업을 해왔던 분들만큼은 아니겠지만 많은 걸 배우고 식견을 넓힐 수 있었다. 기업의 애로사항부터 현장의 어려움, 작은 것 하나까지 들으려고 애썼다. 많은 교감이 이루어졌고 포스코플로우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보람도 있었다. 포스코플로우와 협력하겠다는 기업들이 늘어났고 먼저 도움을 청하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항만 일용직으로 일하는 분들의 애환을 듣고 이를 개선시킨 적도 있었다. 작은 것이었지만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이다. 김 대표는 그분들이 알려줘서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같이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많아진 셈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포스코플로우는 대외적인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한국해운협회와 상생 협약을 맺었으며, 국적선사 활용 확대 방안과 공동의 발전을 위해 정기교류회도 만들었다. 물류파트너사 간 상생을 위해서는 계약·입찰 제도를 처음부터 다시 점검했다. 김광수 대표는 본업인 물류사업에서도 과감한 행보를 이어갔다. 다만 상생이라는 경영방침, 그리고 포스코그룹이 표방하는 기업시민이라는 이념을 지키고자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영업 행위는 지양하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하거나 협력관계를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그는 “국내 최초로 LNG 추진선도 도입하고 LNG 트레일러도 시범적으로 들여왔다. 코로나 시기에는 선복량의 일부를 중소수출기업에게 지원했던 일도 있었다. 심지어 경쟁사와 협력 모델도 만들어냈다. 현대제철과 손잡고 광양과 평택(아산) 간 철강 제품 복화 운송과 석탄 대양해송 합적을, LX 판토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해외물류 협력을 위한 기본 틀을 다시 짰다”라고 강조했다.

포스코그룹 내 15개 사 물류 통합 완료
포스코그룹의 물류 통합 작업도 결실을 맺었다. 포스코플로우는 그룹의 물류전문사업회사로서 출범 1호 미션으로 ‘그룹 물류 통합 작업’을 부여받았다. 김광수 대표는 포스코, 포스코인터네셔널, SNNC, 포스코스틸리온 등 기존 사업회사들의 물류 프로세스 통합과 집약을 목표로 삼고 통합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되는 그룹 내 15개 사업회사를 대상으로 1년여간 통합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올해 10월 말에 통합이 완료됐다. 여기에 스마트 통합 물류시스템이 완성되면 실시간으로 물류를 관리, 제어하고 정보를 연결하는 진정한 물류 통합을 이루게 된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이차전지와 같은 포스코그룹의 신성장사업 추진에 발맞춰 물류솔루션 발굴과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실질적인 솔루션 제공을 위해 해외 물류 네트워크(법인) 신설, 이차전지 글로벌 물류망 구축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룹 내 새로운 사업군인 이차전지와 수소사업에 대해서는 첫 단계부터 물류의 역할을 반영했으며, 엔드투엔드(End To End)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플로우는 캐나다와 아르헨티나 등 신규 공장이 건설되는 현장에 물류 전문가를 전진 배치함으로써 건설 자재나 설비 운송을 진행하고 있다. 준공 후에는 가동에 필요한 소재나 제품 판매를 위한 물류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며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미래 위한 해외 네트워크 확대 중요해”
김광수 대표는 올해 그룹의 통합물류망 구축을 위해 △글로벌 철강 통합물류망을 운영, △친환경 미래소재 물류 솔루션 구축, △친환경 연료·원료 운송 네트워크 확보까지 3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슬로베니아 코퍼항과 벨기에 앤트워프항에는 이미 포스코플로우의 1호 해외법인이 설립되어 유럽 내 물류허브화 작업이 진행 중이며, 오는 12월에는 캐나다 ‘얼티엄 캠’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캐나다 법인과 중국 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포스코플로우는 2024년까지 5개 국가에 법인을, 2025년에는 4개 국가에 법인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그룹 내 철강물류의 통합과 곡물 비즈니스, 삼국 간 무역 등 물류 니즈를 위한 대응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대표는 미래 친환경 소재, 그중에서도 이차전지를 주목하고 있다. 그는 포스코그룹에 분산되어 있던 이차전지 관련 사업회사들의 물류를 통합했으며, 이차전지 사업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지역에 물류창고 등 인프라 확보를 위해 투자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력 해외 생산기지에도 물류 전문가를 파견하고 현지에 법인 설립을 검토하는 등 최상의 물류서비스 제공을 위한 토대를 다지고 있다.

김광수 대표는 “이차전지 외에도 친환경 연료와 친환경 원료를 위한 물류 전략은 포스코플로우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다. 향후 친환경 철강 원료인 HBI, 철스크랩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포스코와 협업 하에 물류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있다”라며 “미래 에너지인 수소와 암모니아의 경우 대양 해송용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을 선제적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제철소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 매립을 위한 액화 이산화탄소 전용 운반선 도입 계획도 마련 중이다. 특히 물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친환경 선박 소요량 산정과 국내 선사들과의 협력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LX판토스와 맺은 전략적 제휴는 해외시장에서의 협업을 염두에 둔 선택이다. 양사는 고유의 사업역량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또한 해외진출 시 인프라의 중복 투자를 막고 서로 보유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국내보다는 주로 해외에서 협업에 나서게 되는데, 물류기업 간 동반성장과 협업의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승적 결정을 해준 LX판토스에 감사한 마음이다. 양사가 각자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사업역량과 노하우를 결합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포스코의 다양한 사업영역에 걸친 거대한 물류 수요와 종합물류서비스 제공 능력, 그리고 LX판토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종합 물류 서비스 역량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해나갈 계획인데, 해운동맹이나 항공동맹 수준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회적 역할, ‘기업시민’ 자세로
김광수 대표가 설정한 포스코플로우의 핵심 키워드는 친환경, 스마트, 동반성장이다. 물론 포스코플로우도 기업인지라 매출과 수익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김 대표가 지향하는 성장 전략의 근간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포스코플로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김광수 대표는 “포스코플로우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이유는 해운업계와 고객사, 주주를 포함해 우리와 연결된 수많은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 곧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포스코그룹의 이념인 기업시민의 근본이기도 하다. 지진 피해를 입은 아이티와 튀르키예가 구호품 운송에 어려움을 겪을 때 포스코플로우가 개입해서 해결한 것은 인류애 실천의 모범이 됐으며,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해 온실가스 Scope3 감축을 위한 배출량 산정 계수를 도출한 것도 물류기업으로는 최초 사례이며 값진 성과”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기업시민 이념은 기업이 마치 시민처럼 사회발전을 위해 공존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주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더 큰 기업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포스코플로우 역시 기업시민 이념에 따라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플로우는 지난달 19일 광양시민을 위해 14개 물류파트너사와 ‘포스코 도이정원 숲’을 만들었다. 탄소 상쇄를 위해 조성된 이 숲은 연간 최대 90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광양시 취약계층을 위한 어린이 오케스트라 교육, 초등학생을 위한 통기타 무상기증을 비롯해 물류기지가 있는 평택시의 영유아 가정을 대상으로 ‘내 생애 첫 책’ 도서 지원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역 인재를 지원하는 것이 곧 우리 사업의 미래를 키우는 것이라고 여기고 물류업과 연관된 사회공헌은 물론 산업의 경계를 넘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친환경’ 현안, ‘친환경 선박 보급’
김광수 대표에게 가장 시급한 현안을 묻자 ‘친환경’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미래 경쟁력은 친환경에서 답을 찾아야 하며 기업들이 얼마나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에게 친환경 선박은 최대 관심사이자 앞으로도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사안 중 하나다. 탄소부담금이 현실화되면 국내 선사들은 막대한 분담금을 물어야 된다. 이는 운임 인상으로 이어져 무역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수출과 무역이 중요한 국가에서 해운이 원활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김광수 대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도 노력하고 있지만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형 화주들의 역할과 책임을 논의하는 정책 토론의 장이 필요하다는 것이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물류기업들이 시장에서 다른 기업들과 공존하고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광수 대표는 ‘바른 물류’라는 단어를 꺼냈다. 바른 물류는 물류 생태계를 건전하게 만들고 미래 지향적으로 변화시켜 우리의 경쟁력을 만든다는 의미로 물류산업에 대한 그의 시각과 철학을 담은 말이다.

김 대표는 “바른 물류를 실현하기 위해 짧은 시간이지만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왔고, 지금은 포스코플로우의 기업문화로 정착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차전지 소재와 식량사업, 수소사업 등 신성장 분야에서 새로운 물류 비즈니스가 꾸준히 확장될 것”이라며 “새롭게 창출될 물동량의 연결을 대비해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에게 그 파이가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준비하고 협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플로우에게 지속가능한 성장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기업으로서, 경영자로서 지속가능성은 그에게도 중요한 이슈였다. 꼭 필요한 조건 한 가지를 꼽아달라는 말에 ‘일하기 참 좋은 회사’라고 답했다.

김광수 대표는 “참 좋은 회사, 일하기 참 좋은 회사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원에게, 외부 인사에게, 사회에서, 시장에서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는 회사가 영속성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아무리 매출액이 높더라도 세상에서 좋은 회사라는 말을 들을 수 없다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잃어버린 것”이라며 “사회공헌은 단기간에, 사람들 눈에 띄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참 좋은 회사라는 평판을 얻는 것은, 그리고 그것을 유지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좋은 회사라면 누구나 그곳에서 일하고 싶고 거래를 원할 것이다. 그런 기업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덧붙인 말은 다음과 같다.

“포스코플로우는 친환경 물류 전문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새롭게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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