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 글로벌 경기 침체, 그리고 물류비 급등

지난 2월에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등 각종 악재로 인해 올해 7월부터 물류비 급등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특히 해운물류를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운임의 상승은 해외시장을 주 타겟으로 하고 있는 국내 수출 중소기업들의 주름을 더 깊게 만들었다.

지난 7월경 발표된 중소기업중앙회의 ‘2022년 하반기 중소기업 수출전망 및 물류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당시부터 거세진 수출입 물류난으로 인해 애로사항을 겪는 중소기업은 전체의 약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물류운임의 상승이었고 이외에도 선적지연, 선복부족, 컨테이너 부족, 화물보관비용증가 등이 주요 애로사항으로 손꼽혔다.

물류비 급등현상에 발맞춰 정부의 물류비 관련 지원책도 줄을 이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 초 국내 수출기업의 물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물류비 지원 등 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을 시작으로 중소벤처기업부, 경기도, 전라북도, 한국무역협회, KOTRA 등 정부 기관 및 지자체들의 구체적인 물류비 지원책이 잇따라 발표됐다. 

7월 이후 끝을 모르고 치솟을 것처럼 보였던 해상물류운임의 상승 폭은 다소 꺾이며 중소 수출기업들 입장에서 안도의 한숨을 쉬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의 운임수준이 유지되고 있고 전반적인 글로벌 시장의 경기침체도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전반적인 물류비 상승 추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7월 초, 물류비 지원 기조를 발표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7월 초, 물류비 지원 기조를 발표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8월 / HMM 민영화

풍문으로만 떠돌았던 국내 대표 해운선사 HMM의 민영화가 지난 8월,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8월 초 진행된 ‘해양수산부 업무보고’를 통해 HMM 민영화에 대한 내용에 대해 발표한 것이다. 정부가 직접적으로 HMM 민영화에 대한 방침을 밝힌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사실 HMM 민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그 이전 정부부터 지속되어 왔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KDB산업은행을 통한 HMM의 단계적인 매각을 추진한 바 있었고 실제 여러 인수 후보 기업들이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해운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맞이하면서 구체화되진 못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현 정부는 일괄적 매각이 아닌, 공공기관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단계적 매각을 통해 민영화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덧붙이기도 했다.

당시 정부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HMM 민영화 추진에 대한 계획을 처음으로 밝히면서 업계에서는 많은 논란이 일었다. 여론이 뜨거워지자 2달이 지난 10월, 정부는 HMM 민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마련된 것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당시 정부는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HMM 민영화의 구체적인 시기와 형태는 아직 결정된 부분이 없고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제출한 ‘공공기관 혁신계획(안)’에 담겨 있는 HMM 민영화와 관련된 내용은 어디까지나 잠정적으로 명시한 가상의 시나리오일 뿐 정부의 구체적 계획은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이어 HMM 민영화는 관계기관 간의 충분한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니만큼 민영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변수를 다각도로 검토해 점진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8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업무보고 발표에 나섰다.
지난 8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업무보고 발표에 나섰다.

9월 / 머스크, 항공사업 본격 진출

대표적인 글로벌 해운선사인 머스크(Maersk)가 지난 9월, 바닷길을 넘어 하늘길로의 진출을 본격 선언했다. 머스크는 9월 초, 국내 인천(ICN)-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그린빌-스파르탄버그 국제공항(GSP) 노선에 대한 시범 운항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항공사업 진출을 위해 이미 올해 4월, 머스크 에어카고(Maersk Air Cargo)를 설립한 바 있다. 이어 독일 항공물류기업인 세네터 인터내셔널(Senator International)과 미국 운송업체 파일럿 프레이트 서비스(Pilot Freight Services)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하늘길로의 사업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767-300F 3대 임대, 화물 항공사 아메리젯과 계약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한편, 머스크의 항공사업 진출 본격화에 대한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먼저, 국내 수출기업들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지난 9월은 물류비 상승 이슈가 지속되던 시기였던 만큼 글로벌 선사인 머스크의 한국 항공 노선 취항은 국내 수출기업들에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다. 반면, 포워딩 업계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머스크 에어카고가 단순 항공사를 넘어 포워딩 영역으로 확장할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포워딩 업계 관계자는 당시 “머스크가 포워딩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솔루션을 제공할 경우에는 기존 항공사는 물론 포워딩, 콘솔사 등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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