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58.48% 증가…항공화물 실적 성장 이끌어

해운항공기업 60개 사의 총 매출액은 47조 2,158억 원을 기록, 지난해보다 9.24%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금액상으로는 4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3조 9,951억 원 증가).

60개 사의 2017년 영업이익은 무려 58.48%나 증가한 2조 5,00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물류신문사가 2016년 실적조사 당시 2015년보다 대폭 축소됐던 것(6,392억 원 감소)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오랜만에 호황기 맞이한 항공화물
지난해 항공화물 시장은 근래 보기 드문 호황기를 맞이했다.
 
세계 경기의 회복세가 뚜렷한 가운데 무선통신기기와 반도체 같은 부피나 무게는 적지만 운임 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 증가, 우리나라와 선진국은 물론 중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의 의약품과 헬스케어 수요의 확대, 중국과 미국 등 대규모 시장에서의 직거래시장(직구, 역직구)의 성장에 따른 소비재 물량 확대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2017년 항공화물 수출액이 전년보다 30.3% 늘어난 1,75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전체 수출비중도 3.4% 증가한 30.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반 구매자들도 해상운송보다 빠른 항공화물의 편의성에 매료되어 추가 운임을 지출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항공사들로 범위를 좁혀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성과가 더욱 두드러진다. 대한항공의 2017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1%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11.39% 정도 감소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2016년 마이너스였던 수치를 1년 만에 2배가량 올려놓았다(2016년 당기순이익 -5,914억 원에서 2017년 9,079억 원으로 상승). 아시아나항공 역시 매출액은 7.17%, 영업이익은 7.62% 증가에 그쳤으나 당기순이익은 168.95%나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항공사들은 여객과 수화물의 매출, 순익 비중이 더 높았으나 2017년은 세계 경기 회복에 힘입어 화물부문의 매출이 크게 향상됐다.

덕분에 항공사는 물론 포워더, 특송 등 항공화물 업계 전반에 걸쳐 물량이 늘어났다. 그러나 일부 중소 항공화물업체들은 화주들의 운임 인하 압박, 사드 여파에 따른 중국시장의 어려움 등으로 쉽지 않은 한해를 보냈다.

대형해운사들, 부채 절감과 매출 확대에 주력
예년처럼 저운임이라는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해운시장은 2017년에도 밝은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2017년 한해는 해운동맹체들의 재편이 마무리되면서 시장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한 싸움이 조용히 진행됐으며, 그 틈새에서 중견선사와 아시아지역 역내에 주력하는 선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017년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국내 대형선사들은 부채를 줄이는데 안간힘을 썼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현대상선은 26.46%, 팬오션은 16.74%, 유코카캐리어스는 14.33%의 부채를 줄이는데 성공했고 해운·물류서비스 사업영역을 가진 STX는 무려 50.27%나 되는 부채를 감소시켰다.

이들 대형선사는 매출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꾸준한 자구노력으로 일정 부분 궤도에 오른 현대상선은 전년 대비 13.27% 매출 신장을 이루어냈고, 영업이익도 -8,799억 원에서 -4,181억 원으로 감량했다. CPP운반선과 액화가스 운반선, 케미컬 운반선 등을 보유하고 있는 대림코퍼레이션은 전년 대비 22.70%의 매출이 증대됐으며, 지난해 영업이익 -540억 원을 기록했던 유코카캐리어스는 1,401억 원으로 숫자를 반등시켰다.

한진해운 빈자리 지우는 중견 선사들
비록 심각한 적자를 이어갔지만 한진해운의 빈자리는 여전히 적지 않다는 것이 해운물류업계 전문가들의 말이다. 대형 원양선사 1곳이 사라지는 것은 단순히 기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유력한 해상수출경로를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부 중소업체들은 아직도 한진해운 파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본지가 마지막으로 분석했던 한진해운의 2015년 매출액은 7조 6,696억 원 수준으로 2017년으로 치면 전체 2위, 물류업계 전체로 따져도 2위에 해당하는 규모라는 점이다.

다행히 그 빈자리는 중견선사들이 채우고 있다. 고려해운(1조 4,574억 원)과 흥아해운(7,808억 원), 에이치라인해운(7,657억 원), 폴라리스쉬핑(6,493억 원)은 나란히 지난해보다 상승한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중견선사 가운데서 가장 안정적인 지표를 제시한 고려해운은 대형 선사와 견줄 정도로 매출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나가고 있다. 2016년은 매출액이 소폭 감소했으나 2017년에는 다시 1,343억 원을 늘리면서 해운기업 중에서는 매출 순위 6위에 올랐다.
장금상선(9,771억 원)은 내년에는 1조 클럽을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41.54%의 매출 증가를 보인 대한해운도 구조조정이라는 어려움을 딛고 중견선사로서 자리를 확고히 다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흥아해운과 폴라리스쉬핑(영업이익 24.48% 감소)은 다소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SK해운은 매출액은 줄었지만(39.26% 감소) -4,740억 원 규모였던 당기순이익 수치를 -99억 원 수준으로 끌어내려 선방했다는 평이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