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속기업 확대 주춤…해외 신규설립과 내실 다지기에 주력

‘규모의 경제’라는 말이 있다. 생산 규모를 증대시키면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소요되는 평균 비용 절약되고 공급 가격을 낮춤으로서 수익을 향상시키는 것을 뜻한다. 흔히 생산설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기업들이 내세우는 원리다. 최근에는 M&A의 이유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제시하기도 한다.

다른 산업계와 마찬가지로 물류산업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터미널을 건축하거나 다량의 첨단 설비를 도입하는데 비용을 아끼지 않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M&A를 발표할 때에도 ‘규모의 경제’에 따른 기대효과를 논하곤 한다.

과거 물류기업들이 기업군의 계열사, 한 회사의 물류부서와 같은 역할을 맡았다면 최근에는 물류기업이 직접 종속회사를 보유하며 사업영역마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추세다.

물류신문사는 지난해에 이어 유수의 물류기업 12개 사를 대상으로 종속회사 보유 현황을 조사했다. 이는 최근 물류기업들의 종속회사에 대한 인식 변화와 더불어 국내외 특정 지역에서의 사업영역 확대 경향을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군에 속한 경우 그룹 내 물류사업의 입지를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CJ대한통운, 1년 간 21개 사 늘려
이번 조사는 형 물류기업과 중견 물류기업을 함께 살펴보기 위해 CJ대한통운, KCTC, 동방,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로지스틱스, 인터지스, 판토스, 한솔로지스틱스, 한진, 현대글로비스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들 10개 사가 2017년 보유한 종속회사는 총 248개 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보다 19개 사가 늘어난 수치이며, 2015년(193개 사)에 이어 꾸준히 증가세에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지난해 조사에 이어 올해에도 CJ대한통운의 종속회사 수가 가장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75개 종속회사를 보유했었던 CJ대한통운은 96개로 1년 새 21개 사를 더 늘렸다. 연결 종속기업의 자산 총액은 2조 7,614억 9,519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2,064억 6,367만 원이나 감소했는데, 초기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기 어려운 해외 사업영역을 늘리는데 집중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CJ대한통운에 이어 종속회사 보유 수 2위에 오른 판토스는 지난해보다 3개 사가 줄어들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2개사를 신규 설립하고 일부 종속회사는 다른 종속회사에 흡수합병하는 등 효율성을 강화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외 종속회사가 늘어난 경우는 대부분 1~2개 사를 신규 연결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경쟁력 강화와 내실을 다지는 차원에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판토스, 한솔로지스틱스 등은 일부 종속회사가 청산되었거나 지분을 매각하면서 종속회사 보유 수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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