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사업 강화 뒷전, 이 부회장 그룹내 입지 강화가 우선

3일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삼성SDS의 IT컨설팅과 물류부문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삼성SDS의 물류부문 분할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배경은 삼성SDS의 물류 BPO사업이 그룹사 일감몰아주기를 기반으로 해,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업시장을 기반으로 물류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삼성SDS 물류부문이 현대 기아차그룹의 물류자회사인 현대글로비스처럼 그룹 3세이자 향후 삼성그룹을 이끌 이재용 부회장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지에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삼성SDS의 물류부문과 IT부문의 분할설은 그 내용으로만 보면 최적이며, 효율성을 높이는 황금분할 형태”라며 “다만 여전히 이번 분할설에 의구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물류부문의 혁신방안 보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려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은 9.2%, 이 부회장을 포함한 오너 3남매는 17%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최대 주주는 삼성전자로 22.58%를, 다음 삼성물산이 17.08%를 갖고 있다.

한편 당사자들의 부인에 불구하고, 업계에선 이번 회사 분할을 추진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 강화 차원으로 보고 있다. 또 물류사업 역시 이번 기회에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으로 합병시켜 삼성물산의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현대글로비스와 같은 확실한 지배구조를 통해 현금 유동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류시장 전문가들은 “삼성SDS의 물류부문이 삼성물산으로 합병되면 수출입 물류서비스에서의 다양한 방법으로 현금 유동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며 “당장 가시적인 성과는 못 내더라도 내수 물류서비스시장과 더불어 수출입 물류서비스 시장에서의 각종 운임과 부대 물류비용 조정을 통해 자금 운영의 운신폭을 크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에선 지난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시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비율이 적용, 삼성그룹 총수일가가 3,700억 원 가량의 불로 수익을 가져갔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따라서 각종 부인에도 불구하고, 만약 삼성SDS의 분할 매각이 이루어질 경우 물류부문을 인수하게 될 삼성물산과 IT부분을 가져갈 삼성전자는 오너 지분율을 높이는 반면 사업 시너지가 불투명하게 될 경우 해외 주주들을 중심으로 합병 불가론도 대두될 전망이다.

한편 삼성SDS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의 경우 IT부분 매출은 5조 2,475억 원으로 4.5% 하락한 반면 물류부문 매출은 2조 6,060억 원으로 8.4% 증가했다. 또 올해 1분기 물류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1조 7,450억 원)의 35.5%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올해 초 미래에셋 대우증권은 올해 삼성SDS 매출 예상액을 8조5793 억 원(9.2% 증가)을 예상했으며, 이중 물류 BPO부분 매출은 2조 9,348억 원과 영업이익 567억 원으로 각각 12.6%와 32.8%의 높은 성장세를 예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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