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트윈은 제조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물류기업들도 일부 도입하는 추세이다. 물론 국내에서 적용 레벨이 높지는 않지만 디지털트윈 적용을 한 기업들도 일부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국내 물류산업에 적용되어 있는 수준은 3D모델링 이후 센서를 적용해 관련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수준으로 예지보수는 가능하지만 관련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시뮬레이션을 실행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물류산업에 디지털트윈은 필요한 기술일까? 전문가들은 목적이 명확해진다면 매우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포스코DX의 디지털트윈 시연 영상 캡처
포스코DX의 디지털트윈 시연 영상 캡처

물류센터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 할 수 있어
아직까지 디지털트윈을 물류산업에 어떻게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이 명확하지는 않다. 다만 대다수의 관련 전문가들은 디지털트윈은 AI와 마찬가지로 어떤 산업이든 적용 가능하며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물류산업에서는 어떤 형태로 적용을 고려해볼 수 있을까?

우선 관련 전문가들은 물류산업의 가장 대표적인 인프라인 물류센터에서 활용한다면 관련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상화할 공간이 존재하고 물류활동이 복잡해 디지털트윈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설명이다. 우선 디지털트윈은 물류작업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물류 프로세스에 대한 모니터링, 관리, 제어, 최적화가 가능하고 단순화를 통해 작업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 폴룩스의 이욱재 컨설턴트는 “기존의 물류센터의 레이아웃과 프로세스는 최적이 아닐 수 있고 현획되면 GC 양·적하 스케줄, Marshalling Yard 스케줄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하고 이동수단까지 반영하면 실제 Berth에서의 Vessel 대기 시간을 최소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CY운영은 수출입, 재고, CFS, Marshalling등의 운영을 단기·장기적으로 디지털트윈을 사용하여 레이아웃(보관량)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활용 방안을 설명했다. 또한 공항, 항만 등의 인프라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씨스존 윤종현 전무는 “공항에서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하여 비행기와 여객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여객과 수하물의 이동 경로를 최적화하여 효율적인 운영을 할 수 있고 항만에서는 선박 운항 정보와 연결하여 물류 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디지털트윈의 활용성도 전문가들은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해야 하는데 데이터의 양이 많지 않고 짧은 시간에 수집할 수 없는 경우 디지털트윈이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장의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서 데이터 수집이 용이하지 않을 경우 디지털트윈의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즉 현실세계를 모방한 디지털트윈에서 안전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을 여러번 시뮬레이션해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이다. 포스코DX의 양원모 기술연구소 디지털트윈팀 리더는 “현실세계를 그대로 옮겨놓은 디지털트윈의 가상세계는 무제한 복사가 가능하고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짧은 시간에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바탕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목적 명확하면 효과는 ‘충분’, 준비는?
다양한 방법으로 디지털트윈을 활용할 수 있지만 효율적으로 디지털트윈을 사용하기 위해서 목적성이 명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디지털트윈은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문제를 정의해서 해결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씨스존 윤종현 전무는 “디지털트윈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각 기업의 인프라의 특성과 운영환경 등을 고려해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디지털트윈을 통해 해결할 것인가를 명확히 한다면 효과는 충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조언과는 별개로 실제 적용을 고려하는 물류기업 입장에서는 들어간 비용과 시간에 대한 편익이 충분치 않다면 적용을 고려하거나 실행하는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편익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디지털트윈은 더 매력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디지털트윈은 적용하고자 하는 수준에 따라 시간과 비용의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목적을 명확히 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디지털트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를 정의하고 목적을 명확히 했다고 적용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는 없다. 그 외에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3D모델링 방식의 선택, 데이터 수집에 대한 의사결정, 보안강화 대책 수립, 시스템간 데이터 전송 및 통신방법 정의, 새로운 기술에 대한 교육, 예산 및 비용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디지털트윈이 3D모델을 기반으로 하지만 가상세계에서 얼마나 세밀하게 표현하고 어디까지 보여지게 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데이터의 용량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며 비용과 시간을 결정짓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상황과 목적에 따라서는 굳이 3D를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포스코DX의 양원모 기술연구소 디지털트윈팀 리더는 “디지털트윈을 적용하는 목적에 따라서는 굳이 3D모델링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며 “2D로도 충분히 구현이 가능하고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면 이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데이터 수집에 대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해야 한다. 여기서 센서를 활용할지 제어시스템을 적용할지 또는 두 가지 모두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이 구간에서는 디지털트윈으로 해소하고자하는 목적이 명확해야 선택이 가능해진다. 또한 이를 결정할 때 데이터의 정합성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데이터 품질관리시스템에 대한 고민도 이뤄져야 한다. 즉,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정확성, 신뢰성, 타당성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기업의 운영 상태와 생산성에 관련한 중요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디지털트윈은 보안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삼성SDS의 엄인섭 제조물류지능화그룹 그룹장은 “데이터 보호 및 암호화, 접근 제어, 인증, 권한 관리 시스템 등을 구축하여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트윈은 기존 시스템이나 다른 디지털트윈과도 연계가 가능한 만큼 시스템 통합을 위한 적절한 인터페이스와 API 설계도 필요하다. 다시 말해 시스템 간 데이터 전송과 통신방법의 정의도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특히, 디지털트윈은 물리적 시스템과 동일하게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적절한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트윈은 다양한 기술들을 접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교육과 기존 인력의 역량강화, 전문 인력확보에 대한 부분도 사전에 검토되어야 한다. 디지털트윈의 목적이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전문 인력의 확보가 필요하다. 씨스존 윤종현 전무는 “디지털트윈을 활용할 수 있는 IT 지식은 물론 적용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전문가를 육성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진단하고 목표를 정확히 해야 적용 효과를 향상 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비용에 대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디지털트윈은 구현하는 레벨에 따라 비용과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적지 않은 초기 비용이 수반된다. 때문에 이에 대한 계획 수립은 물론 충분한 시간과 예산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

BPA의 디지털트윈 플랫폼
BPA의 디지털트윈 플랫폼

보안·표준화·전문가 양성 위해 정부의 역할 필요
디지털트윈은 제조업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산업에도 디지털트윈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디지털 공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정부의 선제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보안이다. 디지털트윈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때문에 기업의 보안이 필요한 정보를 포함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 관련 법제도 개선을 통해 정보를 보호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제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다양한 기술이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디지털트윈의 특성상 기술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이는 디지털트윈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효율성과 상호운용성을 높여줄 수 있다. 한 관계자는 “새로운 산업기술이 나오면 국가차원의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혼자 디지털트윈을 구축하기 힘든 기업들에게 유사 업종간 디지털트윈을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정부의 노력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전문가 양성도 필요하다. 디지털트윈을 구현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관련 전문가들이 필요한데 현재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디지털트윈을 구현할 수 있는 인력을 개발할 정책과 교육지원 방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트윈은 다양한 분야와 기관에 걸쳐 활용될 수 있는 기술로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산발적으로 추진되는 디지털트윈 사업을 총괄 관리하고 지원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와 정책과 표준,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위킹그룹 구성이 필요하다”며 “일부 진행중이지만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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