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트윈은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기술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트윈에 대해서 아직 물류업계의 이해도는 낮은 편이다. 기존의 현실 세계를 디지털로 변환하는 것을 디지털트윈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는 디지털트윈을 시각적으로 설명하기 좋기 때문에 보여지는 것일 뿐이며 이는 디지털트윈을 위한 하나의 단계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관련 전문가들은 디지털트윈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으며 어떤 방향에서 이해하고 접근하고 있을까?

‘디지털트윈’, 누구냐 넌?
최근 디지털 전환은 어느 산업이나 중요한 이슈 중에 하나이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을 통해 모든 사물이 데이터화 되면서 가상세계를 대표하는 개념으로 디지털트윈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사실 디지털트윈의 개념은 상당히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씨스존의 윤종현 전무는 “디지털 트윈에 대한 아이디어는 1960년대 미러링 기술을 개발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GE가 자사의 엔진, 터빈 등 제품에 디지털트윈 모델을 적용하면서 널리 알려져 GE가 디지털 트윈의 원조로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디지털 트윈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센서, IoT, 시스템 모델링, 시뮬레이션,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기존 기술이 필요하고 이러한 기술들의 발전과 함께 그 가치와 가능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디지털트윈의 개념이 나온지 오래 됐고 핵심기술도 기존의 기술을 활용하지만 결합과 확장을 통해 새로운 기술로 재조명 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디지털트윈은 새로운 개념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삼성SDS의 엄인섭 제조물류지능화그룹 그룹장은 “디지털트윈은 디지털화와 IoT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 중 하나”라면서 “디지털트윈은 현실 세계의 시스템을 디지털적으로 복제하고 해당 시스템의 상태 및 동작에 대한 디지털 정보를 제공하여 더욱 정밀하고 효율적인 제어 및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한다. 때문에 새로운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디지털트윈은 물리적인 대상 객체를 디지털 세계에 표현하는 모델로 인식된다. 하지만 단순히 현실세계를 3D로 변환하는 것을 디지털트윈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3D로 변환하는 것은 디지털트윈을 위한 첫 번째 단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디지털트윈은 현실세계의 제품, 기계, 프로세스, 설비, 인프라, 사람, 시스템 등의 객체를 디지털 세계에 복제해 시각적, 구조적, 행동적 관점에서 관심 대상을 디지털로 표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계획, 시뮬레이션, 예측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보다 큰 개념이라는 설명. 즉 대상 객체의 형상(모양), 행위(기능), 현상(속성)을 모사해 디지털로 표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뮬레이션은 물론 향후 예측을 통해 경영진의 의사결정까지 도울 수 있는 총체적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이다.

포스코DX의 디지털트윈 개념도
포스코DX의 디지털트윈 개념도

이러한 디지털트윈은 사람에 따라 시각차가 존재한다. 핵심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어떻게 접근하고 이해하느냐에 따라 해석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물류센터 내의 장비 설비에 센서를 설치하고 징후를 파악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이를 선제적으로 확인하고 예지보수 할 수 있는 디지털트윈이 있는 반면 실제 물류센터 내에 움직이는 실시간 물동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처리할 수 있는 케파를 확인하거나 설비를 변경했을 때 어느 정도까지 처리가 가능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트윈이 있다. 또한 디지털트윈을 구성한 후 사용자가 직접 이를 통제하고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느냐 아니면 전문가가 직접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서 관점의 차이도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어느 정도 단계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에 따라서도 관점의 차이가 발생한다. 디지털트윈의 단계를 나눠보면 가장 먼저 가상화 단계부터 시작된다. 가상화 된 디지털트윈이 있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모니터링 단계로 가상공간과 실제공간 간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동기화 되는 단계이다. 즉 가상공간을 통해 모니터링과 운영이 가능한 단계이다. 세 번째 단계는 이를 바탕을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 들어서면 모니터링을 넘어 운영방법에 대한 예측이 가능한 수준의 디지털트윈으로 진화하게 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면 연합화가 가능하다. 다양한 형태의 개별 단위 디지털트윈을 연합디지털트윈으로 통합해 시뮬레이션 하는 단계이다. 현재 현업 관계자들이 설명하는 마지막 단계는 최적화/자율화 단계이다. 연합디지털트윈을 최적화 알고리즘을 통해 시뮬레이션하고 원하는 목적에 최적화 된 운영시나리오를 찾아내고 바로 적용하는 자율운전 수준의 단계이다. 전문가들은 1단계의 디지털트윈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과 마지막 단계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과의 접근과 이해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3D모델링은 디지털트윈 첫 단계일뿐
디지털트윈을 구성하고 있는 핵심기술은 사실 몇 가지로 한정지어 규정하기는 어렵다. 어떤 기술이든 필요에 따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디지털 트윈 기술 K-로드맵’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의 핵심요소기술을 크게 5가지로 구분된다. 디지털 가상화 기술, 디지털트윈 동기화 기술, 디지털트윈 모델링 & 시뮬레이션, 디지털트윈 연합기술, 지능형 디지털트윈 서비스 기술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 외에도 다른 형태로 기술을 구분하기도 한다.

삼성SDS의 엄인섭 제조물류지능화그룹 그룹장은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기 위한 요소기술을 크게 현실의 ‘형상’, ‘상태’ 그리고 ‘거동’으로 구분했다. ‘형상’은 데이터를 표준화, 시각화 하는 기술이다. 그는 “CAD툴로 생성한 설계 도면을 통합 하거나 도면이 없을 시에는photogrammetry 기법을 활용한 가상공간과 객체의 구현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3D로 구현할 때 용량이 커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경량화하는 기술이 필수라는 설명. 다음 ‘상태’는 모사를 위한 센서와 IoT기술이다. 현실세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상세계에서 현실세계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동’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분석과 AI기술이다. 엄 상무는 “실시간으로 운영중인 모델을 분석하여 현제 시스템의 문제점을 빠르게 발견하고 이를 위한 최적화 대안 모델을 수립해 디지털 트윈에 적용해 적용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씨스존의 윤종현 전무 또한 “디지털트윈의 핵심요소기술들은 3D 시각화, 센서, IoT, 데이터 분석 및 예측, 모델링, 시뮬레이션, VR/AR/MR,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며 “디지털트윈은 D.N.A(Data, Network, AI)가 집적된 융·복합 기술로 핵심요소기술은 단계를 거치면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트윈은 플랫폼일까?
다양한 기술의 복합체인 디지털트윈 기술을 일부에선 시스템이나 솔루션, 또는 플랫폼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솔루션이나 시스템,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들로 인해 솔루션이나 시스템, 플랫폼이 아니라 하나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삼성SDS의 엄인섭 제조물류지능화그룹 그룹장은 “디지털트윈 기술을 어떤 특정 업무를 개선하기 위한 Application을 만들면 솔루션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디지털트윈 모델에 운영 데이터 연결을 자동화 하고 업무 프로세스가 들어가면 시스템으로도 사용 할 수 있다. 또한 제조·물류업체에서 제조, 구매, 물류, 설비, 생산, 품질, IT 등 솔루션과 시스템을 사용하는 이해당사자들이 실제 사용하는 3D Asset 통합, 데이터 연계, 기능 등을 제공하고 시뮬레이션 모델링, 분석 등의 반복과정을 통해 분석 결과를 현실세계에 반영해 의사결정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면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솔루션으로 사용되는 GE의 자산성능관리를 위한 APM솔루션을 예로 들었으며 BMW가 최근 구축한 iFactory(가상공장에서 다양한 stakeholder가 협업하여 생산, 물류, 작업자 업무를 사전 시뮬레이션 하는 시스템)를 시스템의 한 예로 들었다. 또한 플랫폼의 예로는 NVidia사의 Omniverse, MS의 ADT가 있다고 설명했다. 씨스존의 윤종현 전무 또한 “디지털트윈은 제품 개발 및 생산에 활용하는 솔루션이나, 물리적인 대상의 동작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상태 진단 및 유지보수 등을 수행하는 시스템, 또는 물리적인 대상의 동작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구현될 수 있다”며 “따라서 디지털 트윈은 구현 형태나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렇게 광범위하기 때문에 구분하는 것보다는 하나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포스코DX의 양원모 기술연구소 디지털트윈팀 리더는 “디지털트윈은 디지털 대전환을 이루는 방법(개념)이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디지털트윈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3D가상화, 시각화, 시뮬레이션, 최적화 등 많은 기술과 솔루션이 필요하고 대규모 디지털트윈을 만들기 위해 플랫폼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이를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디지털트윈을 정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디지털트윈은 현실공간을 복제한 가상공간을 만들어 현실과 연결하여 모니터링하며 시뮬레이션 결과를 가상공간을 통해 검증하고, 최적화 방법을 찾고, 이 방법을 다시 현실세계로 전달하여 실행하는 일종의 루프 형태의 예측기반 디지털경영방법(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폴룩스의 이욱재 컨설턴트도 “디지털 트윈은 하나의 개념이지 솔루션이나 시스템이나 플랫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삼성SDS의 디지털트윈
삼성SDS의 디지털트윈

디지털트윈과 시뮬레이션의 차이점, ‘실시간’
일반적으로 디지털트윈은 다른 유사한 기술들과 혼동되는 부분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시뮬레이션이다. 디지털트윈 기술 안에 시뮬레이션 기능이 포함되어 있는데다 예측을 위한 툴이라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시뮬레이션과 디지털트윈의 시뮬레이션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 둘은 사용 목적과 방법, 구현방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디지털트윈은 실시간 동기화 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면 전통적인 시뮬레이션은 과거의 데이터나 가정에 기반해 모델을 만들고 고정된 모델에 대한 분석을 한다는 점이다.

삼성SDS의 엄인섭 제조물류지능화그룹 그룹장은 “시뮬레이션은 특정 시나리오나 조건을 재현해 결과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통계적 방법이지만 디지털트윈은 현재 시스템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예측 모델을 생성하고 해당 시스템의 미래 상태를 시뮬레이션 분석 후 예측한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즉 시뮬레이션은 특정한 목적이나 특정한 상황을 위한 단발성 분석 기법이라면 디지털트윈은 생성된 모델을 현실에 기반해 지속적이고 실시간으로 변형시키며 분석하고 예측해 최적화된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전통적인 시뮬레이션보다 디지털트윈은 범위가 훨씬 더 광의적이다. 포스코DX의 양원모 기술연구소 디지털트윈팀 리더는 “디지털트윈은 실시간 데이터를 트윈모델과 연결하여 현장에 대한 연결성과 가시성을 확보하고 시뮬레이션에 대한 성능을 높여 실시간으로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이 요구 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인력에 대한 차이도 있다. LG CNS의 이준호 스마트물류 사업부장은 “전통적인 시뮬레이션은 제공자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많은 시간을 들여 해야 하는 반면 디지털트윈은 적용이 된 상태에서 사용자가 직접 빠르게 실행 할 수 있도록 툴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뮬레이션 외에도 디지털트윈과 유사한 기술들은 많이 있다.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 메타버스(Metaverse),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들과 디지털트윈은 차이가 있다. 씨스존의 윤종현 전무는 “가상현실은 완전한 가상 세계에서 인간이 상호작용하는 기술이고 증강현실은 실제 세계에 가상 객체를 추가하여 보다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혼합현실은 VR과 AR의 장점을 혼합한 기술로 현실 공간에 가상의 물체를 배치하거나 현실의 물체를 인식해서 그 주변에 가상의 공간을 구성하는 기술이며 확장 현실은 VR과 AR, MR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현실을 확장하는 모든 기술을 아우르는 가장 큰 범주의 용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메타버스는 가상현실 기술과 유저 인터페이스 기술을 결합하여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술이며 BIM은 건축물의 설계, 건설, 운영 등의 전 과정을 관리하는 3차원 모델링 기술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큰 범주에서는 디지털트윈에 포함될 수 있는 기술이거나 사용 목적과 방법, 구현방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 기술인 셈이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