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만회위해 도심 MFC등, 전방위 물류 투자 올인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금리를 올린 미국 유통 물류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빠른 물류배송’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 선봉엔 아마존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쿠팡 행보와 유사한 형국이다. 아마존은 떨어지는 실적 부진을 만회하는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기존 가용 물류자원과 설비 투자를 초고속 배송에 집중, 고객 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빠른 물류배송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관련 배송업체인 라이트에이드와도 ‘즉시 배송(2시간 이내)’ 서비스 협약을 체결하는 등 발 빠른 행동에 나서고 있다. 반면 이를 지켜보는 오프라인 유통기업 타깃의 경우 공급사슬 허브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익일 배송 프로젝트에 1억 달러 투자 방침을 밝히며, 빠른 배송 전쟁에 한발 더 다가서는 형국이다. 이와 함께 미국 대표 유통기업인 월마트 역시 빠른 배송 전략 구축에 나서면서 미국 소매 유통업계 때 아닌 초고속 배송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연출은 이미 홍역을 치르고 진행중인 국내 소매 유통시장의 빠른 배송전쟁과 유사한 형국을 보이는 셈이다.  

문제는 자동화 물류설비 기술로 상품을 보관 및 피킹하면서 갈수록 다양하고 까다로운 소비자 물류배송 주문을 과연 수익을 확대하면서 얼마나 신속 정확하게 충족시킬 수 있느냐 다. 여기엔 첨단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 활용 여부에 달려 있는 만큼의 결과가 기대만큼 나올지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미국 소매 유통물류업계에서 때 아닌 물류배송 속도경쟁에 배경은 무엇 때문이며,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도시 인근 MFC구축 통해 충성고객 위주로 빠른 배송 선보여

미국 소매유통시장의 물류배송 속도전 배경은 업계의 실적부진 때문이다. 아마존의 경우 최근 실적 악화가 이어지자 가장 먼저 물류배송 속도 단축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어 경쟁기업인 타깃(Target) 역시 익일 배송 프로젝트에 1억 달러 투자를 밝혀 미국 소매유통시장은 ‘초고속 배송’에 사활을 거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먼저 아마존은 가용 물류자원과 설비 투자를 초고속 배송 시스템 구축에 집중, 당일 배송이 가능한 지역별 물류센터를 45개에서 150개로 대폭 늘리기로 결정, 전 방위 빠른 배송 전술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우선 도심 인근 물류센터들의 경우 서부지역의 대표 격인 LA와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 인근에 위치, 아마존 플랫폼에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10만 여개 상품만을 취급한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아마존 프라임(연 회비 139 달러의 유료 구독 서비스로 회원들은 배송비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아마존 비디오, 아마존 뮤직, 홀 푸드마켓 가격 할인 등의 혜택)의 빠른 배송을 원하는 충성 고객들을 유지 확대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셈이다.

반면 이 같은 전천후 시스템이 구축 된 뒤 소액 주문 고객들에겐 별도의 배송료가 부과될 전망이다. 아마존은 당일배송의 경우 특정 운송업체에 위탁할 방침으로 이 경우 배송료는 기존 배송망을 이용할 때 보다 2배 많은 건당 3.3달러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아마존은 대형 약국 체인 라이트 에이드(Rite Aid)와 2시간 이내 즉시 배송 서비스에도 착수, 빠른 배송에 올인하고 있다.

한편 아마존의 오프라인 소매 유통 경쟁기업인 타깃 역시 공급사슬 허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익일 배송 프로젝트에 1억 달러를 투입, 2026년 1월 말까지 미국 미니애폴리스를 시작으로 해 9개 거점 지역에 ‘분류센터(Sortation Center)’를 15개 이상 구축, 옴니채널 풀필먼트 거점으로 활용해 온라인 주문상품에 대한 택배서비스의 40%를 다음날 소비자에 전달한다는 전략이다. 여기다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와 온라인 식품업체 인스타카트(Instacart) 등도 초고속 배송전에 가세하면서 시장 전반의 물류배송 속도전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국 유통업체 타깃의 드라이브 매장 전경 - 사진 출처 타킷 홈페이지 
미국 유통업체 타킷의 드라이브 매장 전경 - 사진 출처 타킷 홈페이지 

 

美 소매 유통업계 실적부진 만회위해 물류배송 속도전

미국 소매유통시장의 물류배송 속도전쟁은 최근 아마존을 비롯해 업체들의 실적부진을 개선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먼저 아마존의 지역별 물류창고 확대 계획은 캐시카우 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광고 등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수익 중심으로의 사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확정됐다.

지난해 아마존 순이익은 마이너스 27억 달러로 사상 최악을 기록했고, 4분기 2.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둔화된 수치다. 특히 ‘아마존 고’와 ‘아마존 프레시’ 등의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손실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급격한 물가 상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글로벌 공급사슬 혼란 등이 부정적 영향 덕분이며, 여기에 더해 전기차 업체 리비안(Rivian)에 대한 투자 손실(127억 달러)이 결정타란 지적이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1.8만 명 이상 직원들을 해고, 사회사업을 비롯한 비영리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하는 한편 부동산 개발 미 프로로지스(Prologis)에 위탁해 임차 물류시설에 대한 계약 해지 또는 재 임대(Sublease)를 진행, 금융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여타 유통경쟁사들의 수익도 평균이하여서 이를 돌파하기 위한 배송 속도전은 불가피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한편 미국 소매 유통시장에서 아마존 발 빠른 물류배송 경쟁의 관건은 날로 까다로워지는 소비자 주문을 신속·정확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첨단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 활용 여부다. 도심 인근에 소비자들의 접근이 용이한 MFC야 말로 빠른 배송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특히 MFC는 도심 내 유휴 공간에 소규모로 위치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로 상품 종류가 제한적이나 소비자와의 거리를 최소화해 라스트 마일 물류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도심 유통의 핵심 물류 거점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물류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자동화 기술로 상품이 보관·피킹되면서 근로자들은 주로 포장 및 발송 업무를 수행한다. 이 때 AI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상품의 배치·관리와 물류센터 내 이동까지 최적화, 날로 까다로워지는 소비자 주문을 신속·정확하게 충족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유통업체들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MFC로 전환, 현장 판매와 제품 체험 등 공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켜 새로운 가치를 전달함으로써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도 창출하고 있다.

과연 미국 소매 유통시장의 배송 속도전이 이들 업체들의 실적부진을 회복할 묘수가 될지? 아니면 이들의 발목을 잡는 무리수가 될지는 좀더 두고 볼 일이다. 빠른 배송에는 반드시 또 다른 비용이 더해져야 하는 만큼 미국의 소매 유통시장의 속도전 경쟁이 과열된 이후 역효과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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