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윤성 한국물류시스템연구원 대표
 ▲ 조윤성 한국물류시스템연구원 대표

정설은 아니지만 국내에 ‘물류관리’의 개념이 도입된 시점 이 1980년대 중반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80년대 초 ‘물적유통에 관한 연구’(대한상의 한국경제연구센터) 등 몇 편의 논문과 마케팅 교재 등에 물적유통이라는 개념이 사용되었지만 통합적 관점에서 물류의 비효율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서비스 측면을 동시에 강조하는 현재의 물류관리 개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물류는 생산 및 유통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수행했으며 전문적인 물류업체를 이용한 3PL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물량이 급증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다 효율적이고 고객 만족을 우선시하는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원가절감을 통해 상품 가격을 인하하고 기업의 수익을 실현해야 하는 차원에서 물류비를 절감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게 됐다. 이에 따라 물류관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게 되고 물류시스템 전반에 대한 통합적 효율성 추구가 필요하게 됐다. 

80년대 중반까지 국내 대학에 물류학과가 개설된 곳도, 물류관련 과목을 개설한 대학들도 없었다. 그럼에도 경제학, 경영학, 무역학 분야의 선구자들이 물류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학회를 결성하고 논문 발표, 저서 출간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를 바탕으로 물류관리 저변을 넓히고 물류인재들을 길러냄으로써 오늘날 국내 물류관리 학문과 기술적 토대가 만들어졌다. 따라서 물류관리 초창기에 물류관리의 필요성과 선진이론을 소개하고 후학을 양성하던 분들의 기록들을 찾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온전히 필자의 주관적 소견임을 밝혀 둔다) 

우선 초기의 선구자들을 물류관리 1세대라고 칭하고 여기에 해당하는 학계의 교수님들을 살펴보면 인하대 안태호 교수(존칭 생략), 고려대 김동기 교수, 명지대 옥선종 교수, 순천향대 윤문규 교수, 동덕여대 오세영 교수, 중앙대 방희석 교수, 교통개발연구원 임호규 박사, 전만술 교수, 김정한 교수, 진형인 교수 등이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안태호 교수
안태호 교수

안태호 교수는 1984년 ‘한국물류연구원’을 창립하고 이사장을 맡아 물류 동호인을 규합하고 물류관련 뉴스, 강의, 논문 발표 등을 통해 물류관리 보급에 진력했다. 1992년에는 ‘한국로지스틱스학회’와 ‘한국물류협회’를 출범시키고 초대 학회장 및 협회장을 맡아 물류관리가 조직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현대물류론’ 등을 집필하여 후학들의 학문적 발전을 추구했다. 

옥선종 교수 
옥선종 교수 

명지대 옥선종 교수는 젊은 학자들을 중심으로 1991년 한국물류학회를 창립하고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국제운송론’, ‘물류관리론’ 등을 저술했다. 

고려대 故 김동기 교수는 ‘한국의 물류산업’이라는 저서를 집필하였고 제3~4대 한국로지스틱스학회장을 역임했다. 물류기업들을 대상으로 물류관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역 설해 물류산업발전에 기여했고 대한민국학술원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故 윤문규 교수
故 윤문규 교수

故윤문규 교수는 전경련 국제영경영원 연구원을 거쳐 ‘물적유통 효율화에 관한 연구’로 물류분야 학위를 취득했다. 순천향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한국로지스틱스학회 5~6대 회장을 역임했다. ‘물류관리의 기초’, ‘물적유통의 이론과 실제’, ‘물류총론’ 등 다수의 물류전문 서적을 출간했다. 또한 한국물류 대상을 받은 기업들의 성공사례를 도서로 출간하여 우수 물류관리 사례를 물류업계에 전파했다. 

방희석 교수
방희석 교수

중앙대의 방희석 교수는 영국 카디프대학에서 해운항만 물류를 전공하고 학위를 받은 해외학위 순수 물류학자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초 중앙대학교에 물류관리 전문가과정을 개설하여 전문가 양성에 힘썼으며 국제물류학과를 개설했다.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국제운송론’, ‘물류관리론, ’프레이트포워딩 관리론‘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다. 

동덕여대 故오세영 교수는 한국로지스틱스학회부 회장을 역임했다. ‘해상컨테이너 화물 수출입 실무’, ‘현대 해운경영의 이해’ 등을 집필하고 물류업계의 젊은 리더들을 규합, ‘물류전문가클럽’을 결성하여 기업 및 대학, 실업계 고 등학교를 방문하여 물류관리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세미나 를 개최하는 등 물류 저변확대에 노력했다. 

학계는 아니지만 연구기관에서 초기 국내물류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신 분이 교통개발연구원에 재직하던 임호규 박사이다. 임호규 박사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공부한 전문 물류학자로 국내 물류산업발전을 위해 KOTI에 초빙된 케이스이다. 

KOTI는 국책연구기관으로서 국가의 물류산업 정책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관으로 임호규 박사는 국내의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중소물류 효율화 촉진법’ 등의 제정을 촉구하고 공로화물수송의 원가절감을 목표로 하는 공동배송 시행, 공동배송센터 건설, 물류규격 표준화, 정보 네트워크 구축, 기타 유통업무 효율화 등을 이루어야 한다고 역설하는 등 실질적인 기업들의 물류 합리화 방법론을 전파하는데 앞장섰다.

전만술 교수
전만술 교수

전만술 교수는 ‘한국경제연구원’을 거쳐 ‘한국물류협회 물류연구원장’을 맡아 물류전문컨설턴트 양성과정(현재 통합 물류협회에서 지속)을 개설하여 전문가 양성에 노력했다. 명지대에 물류석박사과정을 개설하여 다수의 물류박사(산업 공학 학위)를 배출했다. 

김정한 교수는 ㈜태평양의 물류본부장, 기획실장 등을 거 쳐 물류협회 부회장, 한국로지스틱스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였고 명지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퇴임 후 그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창고보관론’, ‘운반하역론’, ‘물류시스템설계론’, ‘화물수송론’ 등을 저술하여 후학들이 물류관리에 참고하도록 했다. 

진형인 교수
진형인 교수

해운산업연구원과 평택대를 거쳐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원장과 한국로지스틱스학회장을 역임한 진형인 교수는 ‘국제물류의 이해’를 저술했으며 물류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했다. ‘한국물류산업협회’를 인수하여 ‘한국 SCM협회’로 개편하고 기업의 공급망을 클러스터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물류관리 1세대들이 물류관리에 대한 초석을 놓았다면 1.5세대라고 칭할 수 있는(1세대보다는 다소 연령이 낮은) 많은 학자가 물류관리가 기업의 필수적인 업무가 되도록 하고 대학에 물류관련 학과를 만들어 물류학 박사학위가 수여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대표적인 분들이 제주대 서현진 교수, 홍익대 송성헌 교수, 인천대 전일수 교수, 한양대 이영해 교수, 한상원 원장 등이다. (물론 이외에도 많은 교수가 있을 것이나 대표적인 분들만 소개하고자 한다) 

故 전일수 교수
故 전일수 교수

해운산업연구원과 교통개발연구원을 거쳐 인천대 동북아 물류대학원 초대원장을 지낸 故전일수 교수는 우리나라 항만개발과 운영 전반에 대한 연구와 정책대안 제시에 남다른 노력과 통찰력을 발휘함으로써 우리나라 항만정책연구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물류분야를 경영 학에서 분리된 독자적인 학문적 체계로 발전시켰다고 평가 받고 있다. 

故 서현진 교수는 우리나라 물류비 분야연구에 10권 이상의 전문서적을 집필하고, 30여 편의 논문 을 발표하였으며, 정부 기관의 기업 물류비 산정기준 제정 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故 이영해 교수
故 이영해 교수

한양대 故 이영해 교수는 우리나라에 ‘SCM’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했던 인물이라고 평가받는다. 특히 공급사슬 전체를 최적화하는 경영기법인 SCM을 국내 기업에 널리 퍼트린 선구자로 꼽힌다. ‘시스템 시뮬레이션’ 등을 집필하였고 물류문제를 시스템적으로 접근하여 해결하는데 노력했다. 이영해 교수가 주도적으로 창설한 ‘SCM학회’는 물류관련 학회 중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학회로 평가받고 있다. 

故 송성헌 교수
故 송성헌 교수

홍익대 故 송성헌 교수는 LG전자 등에서 현장경험을 쌓았으며 물류문제를 정보 시스템적으로 접근하여 해결하는 데 공헌했다. 특히 기업들에 대한 컨설팅을 통해 물류 효율화에 기여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故 한상원 원장
故 한상원 원장

故 한상원 원장은 학계에 근무하지는 않았지만 대한항공에 근무한 후 ‘물류서비스아카데미’를 설립하여 물류 인재들을 양성하는데 기여했으며 12권의 물류서적을 출간하기도 했다. 특히 물류관리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해 물류관리에 인 문학적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역설했으며 말년에는 서예에 심취하여 중국에 서예유학을 다녀오고 수차례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2008년에 주도적으로 결성하고 초대 회장을 역임한 ‘물류21포럼’은 물류업계의 간부 및 중견물류 기업 CEO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모임으로 물류현장의 정보교류와 지식전달의 장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분들 외에도 많은 분이 학문적, 기술적 업적을 쌓고 끼쳤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 관계상 학계에서 인재양성을 담당하면서도 물류업계와 활발하게 교류 내지는 지도를 통해 물류산업 발전에 공헌한 분들이라고 할 수 있는 소수의 물류관리 선구자들을 간략하게 제한적으로 소개하였음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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