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FC, 배송로봇, 창고자동화 등 필요성 커져

전 세계 물류업계 역시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각 물류 파트에서 심각한 인력난을 마주하고 있다. 특히, 물류창고와 배송단에서의 문제는 더욱 심각한데, 코로나로 인해 처리해야 할 물량은 폭증한 데 비해 인력은 부족해 업체들은 임시고용직을 활용하는 등의 임시방편으로 이를 겨우 해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눈 가리고 아웅할 수는 없는 노릇. 이에 글로벌 물류업계는 전자상거래의 빠른 성장으로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배송물량의 확대에 대응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MFC 확대 통해 배송거리 축소
글로벌 물류시장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MFC(Micro Fulfillment Center)를 확대해 기존 배송거리를 축소하고자 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내 물류시장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리서치업체 미국 로지스틱스IQ에 따르면 현재 추세로 가정했을 때 오는 2026년, 미국 전역에는 약 2,000개 이상의 MFC가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오는 2030년에는 미국 내 4만여 개의 식료품 상점 중 10%가 MFC로 활용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업계의 예상과 같이 현재 미 물류업계는 MFC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아마존. 아마존은 유통부문 자동화 기업인 데마틱(Dematic)과의 제휴를 통해 MFC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필라델피아, 피닉스, 댈러스, 캘리포니아 등 미국 주요 지역에 MFC를 구축해 도심 내 배송거리를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유통기업 월마트 역시 마찬가지. 유통업체 가운데서는 선제적으로 MFC 구축에 나선 월마트는 앞서 언급한 데마틱을 포함한 다양한 물류자동화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MFC 구축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2019년, 뉴햄프셔주에 있는 매장에 MFC를 구축했고 이후 약 10여 곳에 추가적으로 MFC를 만들 계획이다. 월마트 관계자는 “우리는 배송인력의 부족현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쇼핑센터 내 일부 공간을 MFC 시설로 바꿔 하이브리드 매장으로 탈바꿈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 계획이 마무리되면 더 적은 인력으로도 더 좋은 배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마트의 하이브리드 매장
월마트의 하이브리드 매장

자율주행 로봇 배송 현실화 적극 추진
물류인력난이 지금처럼 불거지기 이전부터 배송단에서의 로봇 도입은 이미 글로벌 물류업계의 주요 화두 중 하나였다. 이는 배송로봇 시장의 성장세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MarketsandMarkets에서 지난 201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배송로봇 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8년 1,190만 달러에서 오는 2024년 3,400만 달러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연평균 성장률로 따지면 20%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처럼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주목되는 배송로봇의 도입을 위해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배송로봇 개발업체 스타쉽 테크놀로지스(Starship Technologies)는 올해 초 배송로봇으로만 배달 건수 100만 건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설립 초기부터 마트에서 흔히 살 수 있는 작은 부피의 상품들을 전문적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온 스타쉽은 코로나19 이후 배송건수가 이전 대비 약 1,000% 가까이 증가하며 최근의 배송인력 부족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함께 글로벌 물류시장의 중심지 중 하나인 중국 역시 배송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을 대표하는 전자상거래 기업 중 하나인 JD.com과 물류용 자율주행차량 개발 스타트업인 Neolix, 중국의 푸드 딜리버리 업체 Meituan이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고 자율주행 파일럿 테스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세 업체는 Nuro의 자율주행 딜리버리 차량과 유사한 박스 형태의 차량을 테스트에 본격 활용하며 배송인력을 대신할 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 차원의 배송로봇 개발 지원은 중국 물류 서비스의 질을 더 안전하고 좋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3사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 배송로봇
중국 3사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 배송로봇

속도내는 물류 창고 자동화
물류창고 자동화 역시 기존 대비 소규모 인력으로도 배송 효율을 대폭 높이는 효과로 인해 대표적인 물류 효율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류창고 자동화의 핵심에는 인간 대신 창고 내 수많은 작업을 처리하는 물류로봇과 AI 알고리즘이 접목된 기술 플랫폼이 있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현장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 무인 지게차이다. 현장 인력 없이도 가동할 수 있는 무인 지게차는 안전시스템을 탑재해 오히려 더 안전할 뿐 아니라 작업효율성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인력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 중에서도 미국의 오토가이드 모바일 로봇(Autoguide Mobile Robot)사에서 개발한 ‘맥스-N 하이베이’ 모델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데, 이 모델은 높은 위치에 있는 선반을 처리할 수 있는 완전 자율형 지게차이다. 최대 중량 1.1톤까지 버틸 수 있는 이 모델은 화물을 최대 11m 높이까지 들어올려 균형을 유지해 기존 사람이 위험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완전 대체할 수 있다.

프라임 로보틱스(Prime Robotics)사에서 개발한 신개념 창고 플랫폼인 ‘오토 셀프(Auto Shelf)’는 기존 창고 플랫폼에 비해 정확한 재고파악 능력과 짧은 학습 시간으로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창고 내 인력부족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전자상거래 처리용 물류센터에 안성맞춤인데 특히 다품종 소량 물품을 처리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는 점에서 인력이 부족한 현장에서의 쓰임새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한 글로벌 물류업계 관계자는 “물류인력난에 따라 창고 내 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창고자동화에 대한 니즈가 커졌다”며 “이에 따라 최근에는 하역과 이송 등 서로 다른 작업을 완전 자동으로 처리하는 멀티 로봇 등에 대한 개발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밝혔다.

‘맥스-N 하이베이’ 모델
‘맥스-N 하이베이’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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