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운송, 주력 수출 제품 수출 호조에 높은 운임형성

항공화물관계자들은 지난해를 ‘예측할 수 없던 한 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에 팬데믹이 선포될 때까지만 해도 글로벌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이 빗나가길 바랬지만 세계 각국은 팬데믹으로 인해 봉쇄조치에 나섰고 예상은 맞았다. 전 세계를 지구촌이라 불렀을 정도로 가깝게 만들었던 항공사들은 여객 운항을 90%가량 축소하는 등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으로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미국을 포함해 각국이 봉쇄를 종료하자 경기회복을 위해 풀린 지원금과 여행, 레저활동 등에 소비되어야할 자금이 보복소비 형태로 나타나면서 항공운임 급등이라는 예상 밖에 상황이 발생했다.

업계는 이 같은 항공운임의 급등은 운항 축소로 인한 스페이스 부족과 함께 반도체·제약 등 항공화물 주요품목의 수출량 증가로 인한 결과였다. 지난해 항공사의 ‘구세주’가 된 항공화물운임은 2021년 어떻게 변화할지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스페이스 부족에 ‘항공운임 여전히 높을 것’
2021년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늘어온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등 좀처럼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변이 바이러스 등의 이유로 또 다시 긴급 봉쇄령을 선포하는 등 전 세계는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와 치열한 전쟁 중이다.

이 같은 상황속에서 항공화물 관계자들은 2021년 항공운임은 국내 환경뿐만 아니라 해외 환경도 큰 영향을 받아 예측하기 어렵지만 대체로 높은 항공운임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운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역시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답했다.

한 항공화물 관계자는 “각국이 코로나 백신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백신 운송은 국가적 과제가 됐다. 현재도 항공화물 스페이스 확보가 어려운데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개발되는 백신들이 대부분 1회 접종이 아닌 2회 접종을 해야 하며 일부 국가에서는 인구에 적게는 2배, 많게는 7배에 달하는 백신을 구매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보면 상당량의 백신이 완벽한 콜드체인 과정 속에서 운송되어야 하기 때문에 운임도 높게 형성될 것”이라며 더 많은 항공화물 스페이스가 배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항공사들도 지난해부터 누적되어온 적자를 메우기 위해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백신 운송에 집중할 것이며 이로 인해 운임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항공 화물 스페이스 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객항공기 운항이 줄어 여객기 하부 공간에 탑재하는 화물을 탑재하는 ‘벨리카고’의 스페이스가 크게 줄었다. 항공사들이 화물기 부족을 메우기 위해 여객 좌석을 뜯어내고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지만 스페이스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여객항공기의 운항 감소가 화물 스페이스 부족의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21년 현재 전 세계 모든 산업에서 일어지는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서는 국내 수출 주력상품인 반도체 및 전자장비 등의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 수출품의 강세로 인한 스페이스 부족을 전망했다.

“외부 변수 많지만 지난해 같은 급등은 없을 것”
항공운임은 기본적인 수요와 공급 외에도 다양한 외부변수들이 존재해 빠르게 변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늘 운임 변동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한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예상밖에 항공운임 상승에 기업들은 전전긍긍했다.

한 중소 포워더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처음 경험해보는 비즈니스 환경, 예상과 다른 빠른 수출 회복세, 급등하는 운임으로 힘들었던 한 해”라며 특히 운임의 경우 예측을 벗어날 정도로 급등해 힘들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이 같은 운임 급등은 없지만 소폭 상승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각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하반기에는 일부 노선에서 벨리카고를 통한 운송이 늘어날 것”이라며 일부 구간의 약간의 운임 하락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운 시황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해운 역시 컨테이너 부족으로 운임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물량이 항공운송으로 넘어오는 상황”이라며 올해도 해운 컨테이너 부족이 계속되면 항공운송으로 옮겨오는 물량이 상당할 것이라며 운임 변동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통적으로 항공운임에 큰 영향을 미쳐온 유가의 경우 지난해 유례없는 저유가에서 올해들어 50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40~60달러선에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너무 낮은 유가를 경험했기에 예년 수준인 50달러가 높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인 환율의 경우 저환율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정책을 필두로 한 외교정책, 브렉시트 등의 국제정치적 요인도 항공운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한 국제특송업체는 공식적으로 한국에서 인플레이션, 환율 변동, 간접 비용 상승을 반영해 평균 요금을 인상했다”며 다른 항공사들 또한 여러 가지 내외부 환경 변화에 운임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화주 및 포워더들의 꼼꼼한 체크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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