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의약품 운송·국내 당일배송 및 무료배송 등 다양한 서비스 가능해져

2020년이 출발을 알린 지도 어느새 8달째를 맞이했다. 하지만, 올해 대부분의 기간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집어삼킨 시간으로 기억되고 말았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지구촌을 위협한 지도 이미 몇 개월이란 시간이 흘렀고 그 위협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뜻밖의 주목을 받게 된 주인공이 있으니 바로 의약품이다. 특히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한 잇따른 감염자와 사망자의 발생으로 의약품과 방역물품 등의 신속한 배송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런데, 알고보면 의약품과 방역물품의 배송이야말로 콜드체인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특히, 의약품의 경우 신선식품 이상으로 온도와 습도에 취약하기 때문에 배송 중의 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더더욱 철저한 콜드체인 시스템 관리가 필요하다. 코로나 사태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의약품 배송을 위한 콜드체인과 관련해 눈에 띄는 몇몇 곳을 살펴봤다.

DHL과 페덱스, 콜드체인 통해 의약품 운송길 열다
글로벌 시장에서 의약품 운송을 위한 콜드체인 시스템을 빠르게 확보한 대표적인 기업은 DHL과 페덱스이다. 먼저 DHL은 지난 2012년, 일찍이 ‘DHL 메디컬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의 의약품 운송 서비스를 본격 오픈했다. 당시 이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해 DHL은 물류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안전한 장거리 의약품 운송을 위한 콜드체인 시스템과 관련한 다양한 컨설팅을 종합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DHL은 현재까지도 이 서비스를 통해 온도 조절 패키징, 실시간 온도 모니터링 등 높은 수준의 콜드체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의약품 운송 서비스를 전 세계 고객들에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DHL의 의약품 콜드체인 시스템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더불어 더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 세계 220여 국가를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DHL은 여기에 자사의 의약품 운송을 위한 콜드체인 시스템을 더해 코로나19와 관련한 각종 의약품과 방역물품을 전 세계 곳곳으로 옮기고 있다.

DHL 못지않게 페덱스 역시 의약품 콜드체인에 일찍 눈 뜬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이미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 개선을 아태 지역 주력 분야로 설정하는 등, 의약품 운송 사업에 포인트를 두어왔던 페덱스는 의약품 운송 시 일반 상품과는 차별화된 시스템을 가동해왔다. 그것은 바로 5단계의 운송절차를 거치는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두는 것. 이 관리시스템은 쉽게 말해 운송될 의약품의 픽업과 운반, 또 운송되기 전 관리, 최종 운송 등 전 과정에 걸쳐 온도조절장치 차량, 극저온 보관용기, 특수창고 등을 활용해 철저히 온도를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페덱스는 지난 2017년, 자사의 헬스케어 특수운송 서비스인 ‘센스어웨어(SenseAware)’를 한국에서 론칭했다. 의약품을 대상으로 한 운송 특화 서비스인 ‘센스어웨어(SenseAware)’는 화물에 부착하기만 하면 화물의 위치와 온도는 물론 습도, 빛 노출 정도, 충격 여부 등 운송되는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어 페덱스는 지난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온도 조절형 콜드체인 배송 솔루션인 ‘메드팩 VI℃’을 출시하는 등 의약품 콜드체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지속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도 한다!”, 판토스표 콜드체인 기반 의약품 운송
위에서 언급한 DHL, 페덱스를 긴장시킬 의약품 운송 후발주자가 국내에서 등장했다. LG계열 종합물류기업 판토스의 물류사업이 이제 글로벌 의약품 업계를 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판토스는 지난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의약품 항공운송 품질 인증인 ‘CEIV Pharma(Center of Excellence for Independent Validators Pharma)’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CEIV Pharma’는 의약품의 안정적인 항공운송을 보장하는 국제표준 인증 제도로서 국제항공운송협회가 인증하고 있다. 특히 의약품의 경우 일반 화물과 달리 상온에서의 변질 우려가 커 취급 난이도가 높은 만큼 인증서 발급을 위한 과정이 까다로운편. ‘CEIV Pharma’의 경우 의약품 운송절차와 시설, 전문 인력 등 총 12개 분야, 285개 항목을 평가해 인증서를 발급한다. 결국 판토스가 이와 같은 인증 절차를 통과하고 인증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은 온도에 민감한 의약품 보관 및 운송과 관련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엄격한 관리체계, 즉 신뢰도 높은 콜드체인 시스템을 마련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판토스 관계자는 “이번 ‘CEIV Pharma’ 인증 획득으로 신성장 고부가가치의 의약품 물류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대형 화주 고객 발굴에 집중해 다국적 물류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의약품 물류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콜드체인 타고’, 의약품도 무료배송·당일배송
바야흐로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일상화된 시대가 열리면서 다양한 배송서비스가 소비자들을 찾고 있다. 그 결과 일반 상품의 경우, 주문한 당일 바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당일배송, 얼마 이상 주문하면 배송비 없이 상품을 안전하게 배송해주는 무료배송 서비스 등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위한 다양한 카드들이 이미 등장했다. 그리고, 이제 의약품도 콜드체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양한 배송서비스들이 생겨나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의약품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블루팜코리아와 한국머크가 그 주인공들이다.

먼저, 병원과 일반 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의약품 및 의료용품 전문 온라인몰인 블루팜코리아는 지난 7월부터 전국의 블루팜코리아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료배송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를 통해 블루팜코리아의 고객은 하나의 의약품만 구매해도 배송비 없이 상품을 전달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블루팜코리아가 전국을 대상으로 한 의약품 무료배송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역시 확실한 콜드체인 시스템이 기반이 됐다. 블루팜코리아 관계자는 “냉장의약품을 전용으로 하는 저온 콜드체인 시스템을 통해 안전하게 전국 어느 곳이든 무료로 배송할 수 있게 됐다”면서 “철저한 온도 및 습도 관리가 가능해 언택트 소비 형태가 일반화되고 있는 현재 다양한 고객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의약품 당일배송 서비스를 전격적으로 시작한 한국머크 역시 눈에 띈다. 독일의 대표적인 제약사 중 하나인 머크의 국내법인인 한국머크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연구용 시약 등 의약품을 수요자에게 3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당일배송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지난 6월 밝혔다. 사실 그동안 제약사가 만드는 연구용 시약의 경우, 일반 의약품 못지않게 온습도에 취약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연구기관 등 수요자에 배송이 완료되는 데 며칠씩 걸리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머크는 연구용 시약의 품질을 배송 중에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3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를 개시하게 됐다.

한국머크 관계자는 “연구용 시약의 경우 일반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배송 중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품목”이라며 “무엇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이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의 개발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더 빠른 연구를 돕기 위해 이번 서비스를 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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