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물류시장, 트럭·선사·창고 협회가 주도

2,700여개 회원사가 일본 물류여론 이끌어

일본창고협회 (회장 가즈오 타무라-미쯔이 대표)의 초청으로 지난 4월 21일(목)~23(토)일에 걸쳐 열린 한·일 창고물류업계교류회는 그 동안 전혀 교류가 없었던 양국 간 창고 관계자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번 일본창고협회 방문은 한국창고협회(가칭) 설립 추진위원회 (위원장 최종록 DPL 대표)과 무역협회 국제물류지원단이 공동으로 기획해 이루어졌으며, 일본창고협회 측 관계자들의 환대와 더불어 일본창고시장을 속속들이 벤치마킹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이번 방문은 우리나라를 대표해 국내 창고업계 20개 대표이사 들과 한국창고협회 추진위원단 소속 위원 및 한국무역협회 국제물류지원단 2명 등이 참여 총 33명의 방일단을 구성원으로 전격적인 방문이 이루어 졌다.
한편 이번 방문 첫날은 일본창고협회를 직접 방문해 협회운영 현황과 일본창고시장에 대한 포괄적인 질의와 설명이 있은 후 일본측 주최로 저녁만찬이 있었다. 방문 둘째 날에는 일본창고협회가 엄선한 도쿄중심의 각기 다른 대표창고 5개사를 방문, 대표이사와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일본창고운영사례와 현장 탐방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있은 한국창고협회 추진위원회와 국제물류지원단이 주최한 만찬의 시간은 일본창고협회 회장을 포함해 일본 운수교통성(우리 건설교통부) 물류·창고 협회 담당 과장 및 사무관들 30여명과 우리측 관계자들의 교류 시간을 갖고 이번 기회를 통해 향후 양국 간 적극적인 창고정보교환의 장이 되길 희망했다.
현재 일본창고협회는 일본의 전 지역에 총 54개 지부의 네트웍을 갖고 있으며, 이들 지부 하에 2,700여개 창고 사업자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사단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전국 네트웍은 일본 물류업계를 주도하는 3개 협회(트럭협회, 선사협회, 창고협회) 중 일본창고협회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본지는 이번 방일단과 동행 취재통해 21일 일본측으로부터 브리핑 받은 일본창고협회 운영과 일본창고시장 현황에 대한 소개와 둘째날 5개의 각기 다른 일본창고시설 방문을 통해 선진 창고운영 사례와 향후 국내 협회 설립 전망을 2회에 걸쳐 알아보았다.

<편집자 주 designtimesp=13619>

■일본창고협회 운영 이렇게
각지부, 중앙협회 유기적 의견교환통해 회원사 권익보호
단순보관 탈피 수·배송, 가공, 부동산등 부가서비스 확대

일본창고협회 출범는 이미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었다. 이 같은 역사의 배경은 일본이 섬나라인 관계로 도로와 항만을 중심으로 물류산업 발전이 이루어졌으며, 국내와 비교해 월등히 발달한 필연성을 갖고 있다. 일본창고협회 치노 이사장은 "일본의 물류산업 발달은 물류거점(창고)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일본에서의 창고 중요성은 더더욱 큰 나라"라고 말했다.
일본창고협회의 특징은 앞서 언급한 대로 동경을 중심으로 전국 지부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각 회원사들의 세부협의는 이들 협회 산하 창고지부에 등록해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사업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있다.
일본창고협회의 경우 대기업 영업용 창고를 포함해 대형과 소규모 창고 등 크기와 상관없이 전체 창고운영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 창고운영 추세는 단순보관에서 벗어나 여타 부가서비스를 병행하는 사업형태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일본창고업이 단순보관의 의미에서 벗어나 수·배송사업과 유통가공 및 부동산업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추세는 국내 창고업과 비교해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자산으로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간접사업과 더불어 지가 상승이 또 다른 수익원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협회 조직을 살펴보면 회장(1명)과 부회장(8명)이 있으며, 실질적으로 협회를 운영하는 사무국은 이사장을 포함해 총 17명의 상주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대기업 창고(일본통운, 미쯔비시상사, 미쯔이 그룹 등)들은 간사 역할로 물류창고 현장의 개선점과 이에 대한 대 정부 건의 등 실질적인 의견 개진을 통해 협회 사무국과 유기적인 의견교환을 갖고 실질적 이익을 추구한다.
한편 일본창고협회 조직에서 주목할 부분은 회장단과 사무국 외 12개의 위원회를 두고 별도 창고 운영 전문가가 참여해 협회 관계자들과 논의를 통해 사업운영의 전문성을 높이고, 회원사들의 창고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 위원회 활동을 자세히 살펴보면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창고연수 및 세미나, 전문적인 창고 운영교육 및 방향제시 등이 있다. 특히 평회원 연수교육은 중소규모의 창고 자체적으로 어려운 만큼 전문위원회에서 창고관리 교육과 최근 추세로 각광을 받는 3PL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12개 위원회는 특정과제를 선정해 창고 관계자들이 모여 올해부터 포럼형식을 빌어 서비스 품질향상과 테마별로 안건을 상정해 집중 토의를 벌여 회원사들에 호평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협회 사무국은 회보(월 1, 2회)를 회원사들에게 배포하고, 연 2회에 걸쳐 "창고"라는 잡지를 통해 창고관리 기술정보와 물류전문가들의 논문 등을 실어 회원사에게 무료 배포하고 있다. 이밖에는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창고위치현황과 현재 운영되고 있는 창고현황 정보를 하주들에게 제공하고, 웹 메거진도 주 1~ 2회 배포한다. 웹 메거진의 내용은 창고의 소방, 방재, 설비, 등 기타 부수적 법령을 업데이트 해 회원사에게 제공하고, 최근 들어 강화되고 있는 전문 법규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특히 신규법령은 협회가 지정한 전문 창고 고문변호사가 직접 개별상담을 통해 법규 이해부족으로 인한 회원사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있다.
일본창고협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는 창고사업자들만의 단체인 만큼 각종 법규에 대한 규제완화와 전기료 인하 등과 같은 일반건의 사항과 최근 강화되고 있는 고정자산세에 대한 세금 경감방안을 압력단체로써 대정부 건의 및 로비활동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본창고협회의 주요 사업은 창고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개별 사업자들이 할 수 없는 창고업계 권익보호와 더불어 사업자들의 정보교류가 원활하게 하는 한편 홈페이지를 통해 물동량 정보를 수집하고 사업자 권익에 반하는 사안에 대한 적극적 처리 등이 있다. 이와 함께 대형 영업용창고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간사단은 협회 소속은 아니지만 사무국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매주 수요일 회의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협회 담당자들에게 유기적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협회가 년간 진행하는 행사 중 가장 큰 행사는 매년 6월에 열리는 총회와 6월, 11월에 열리는 사무국장 회의를 통해 54개 각 지부별 회장단이 모여 전체 회원사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일본창고 시장 현황과 운영 노하우
91년 2억 8천만톤에서 2002년 2억 5천만톤 하락
압력단체 역할통해 법제정과 세법에 대 정부 로비

아래 표에서 보듯이 일본창고시장 현황은 보통창고의 경우 90년 2,814만 평방미터를 시작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2003년 3,785만 평방미터의 창고 면적을 운영하고 있다. 야적창고의 경우는 92년 423만 평방미터에서 2003년 402만 평방미터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액체 창고의 경우도 92년 954만 입방미터에서 2003년 1,066만 입방미터를 운영하고 있어 완만한 증감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창고수의 추이 역시 92년 3,168개에서 2003년 3,842개의 영업용 창고가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 해 3,902개의 창고가 영업중이다.
일본창고업계가 움직이고 있는 물동량 추이는 91년 23,877만 톤을 시작으로 93년 22,828만톤으로 감소했다가 97년에는 25,288만톤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악화로 98년에는 22,955만톤으로 감소한 후 2002년에는 25,016만톤을 기록했다. 창고 보관 물동량 추이를 살펴보면 91 3,168만톤에서 97년 3,692만톤으로 증가한 후 2002년 3,365만 톤을 유지하고 있다.
<표 1~2 designtimesp=13642>

일본창고협회 운영비용에 대해 구마자와 총무부장은 "협회운영은 전액 회원사들이 매달 내는 회비(정액제)로만 운영된다"고 말하고, "일체 수익사업은 없이 물동량 정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사들에게 직접 하주들이 연락해 보관유무와 임대료를 산정한다"고 밝혔다. 구마자와 부장은 "소규모 창고주들의 경우 소액 정액회비를 받고, 일정규모 이상의 대형업체들은 면적 당 회비를 추가 부담하고 있으며, 잔고금액(매출)에 따라 회비를 지불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협회의 수익은 기관지 판매 수입(140만엔)과 교육 및 연수비 명목의 수입이며, 기타 일체의 수익사업은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일본창고협회의 협회비 사용내용의 경우 재분담금이라고 해서 우리나라 전경련이 부담하는 것과 같은 비용을 분담해 정부에 압력단체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 타 협회와 교류비용과 12개 전문위원회 연구조사비등이 주된 지출비용으로 사용된다.
한편 이날 일본창고협회와의 간담회에서 우리 창고 관계자들의 날카로운 질문들이 있었다. 국제물류창고 김성중 대표의 향후 한일간 FTA 체결 시 예상되는 양국간 교류전망에 대해 치노 이사장은 "일본창고업계도 FTA이후 일본업계가 국제화되는 것이 과제"라고 말하고, "일본의 경우 멕시코, 싱가포르와 FTA가 체결되어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따라서 한일 양국 모두 공업국가인 만큼 향후 물동량 추이와 창고정보 교류가 절실해 올해 한국 창고업계와 교두보 마련이 협회 주 사업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용마로지스 김인호 사장은 일본창고협회의 경우 2,700여개 회원사가 큰 무리 없이 조화롭게 협회를 꾸려가는 노하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일본측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도 회원사간 경쟁이 치열하지만, 협회의 경우 일절 간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회원사 공통의 사항에 대해서만 일을 처리해 협력과 경쟁을 항상 균형있게 처리하는 것이 노하우"라고 말했다.
치노 이사장은 " 협회의 주된 업무는 대정부 건의 및 업체들이 당면한 세금관련 감세전략과 관련해 정부와 논의하는 것이 가장 큰 업무"라며, "특히 물류업에 기반이 되는 창고산업계의 인재양성과 각 회원사별로 경영에 대한 문제점(금융, 조세,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대한 전문가 POOL을 협회가 보유하고 있어 적재 적소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정보 제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노 이사장은 "특히 일본협회의 경우 54지부별로 독립 운영되면서 협회는 이들 지부별 정보 교류의 장을 만들고, 회원사와 비회원사가 분명한 차별화를 갖고 갈 수 있는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차별화 예로는 당장 압력단체로써 정치적 세력화를 통해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창고종합업법(부동산과 동산을 모두 등기해 세금을 부과하는 법)에 따른 세재개편을 통해 회원사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조정한 것을 들 수 있다.
이밖에도 협회 12개 전문위원회에서 각 산업별 동향에 따른 물동량 예측과 화주들의 움직임 정보를 수시로 수집해 회원사들에게 제공하고, 지역적 특성에 맞는 물동량과 창고별 평가를 통해 사업자별로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신생업체들의 경우 협회에서 설립절차와 지부별 활동을 통해 새롭게 창고업에 투자하는 사업자들에게 허가절차와 금융 및 운영노하우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임대료 산출은 사업자와 하주들이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각 사업자 별 스페이스 정보를 공유하고 양자간 조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3년 전까지만 해도 요율표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산정했으나 이후부터는 완전 경쟁체제로 변화되었다.
한편 2003년 보통 영업용 창고경영지표를 살펴보면 상위 154개 창고 중 90.8%가 흑자경영을 했으며, 이들 업체들의 경상수익은 평균 약 14억엔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 규모 창고들의 경우 60% 밖에 흑자를 내 나머지 40%창고는 적자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창고협회 관계자는 "10년전부터 일본창고시장도 디플레이션에 따른 적자사업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최근 일본창고시장도 전문 트럭킹 회사와 제휴를 통해 수익모델을 만들고, 유통가공 등 부가가치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단순 임대에서의 적자폭을 줄이면서 또 다른 수익사업모델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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