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돈값, 물류시장 희비 가른다

2005년이 시작되면서 국내 시장은 경기회복과 이에 따른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한편 시장은 글로벌화가 급진전되면서 유가인상과 환율의 변동은 세계 경제여건을 상반된 환경으로 만들어 내며, 국내 물류시장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요한 3가지 외부 조건들은 유가, 환율, 그리고 이들을 변동시킬 수 있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다. 특히 이들 항목 중 국내 물류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유가와 환율로 국내 물류시장은 이로 인한 희비가 갈리고 있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 들어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가 최근 들어 다시 요동을 치는 반면 환율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업계가 대책마련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물류서비스 업체들의 경우 유가인상에 따른 물류비용의 상승으로 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이렇게 증가된 비용을 정작 하주들에게 청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하주들 역시 맘이 편한 것만은 아니다.
수출로 연명하고 있는 국내 수출 하주들의 경우 환율하락으로 인해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잃어가면서 물류서비스 업체들의 비용을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내 운송업계는 지속적인 경유가 인상으로 인해 파산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업체들이 부지기 수로 증가하고 있다.
육상운송의 수송 점유율이 70%에 가까운 비 정상적인 구조 속에서 차량 운영비는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업체 간 물동량 확보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이에 따른 수익율은 점진적으로 하락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국내 물류시장에서 유가강세와 환율의 하향 안정세 등 이들의 동향과 상반된 상관관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 알아보았다. 또한 이에 따른 물류업계 각 주체별 입장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designtimesp=14217>

■유가.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
80년 유가강세 이후 최고조, 마지노선 붕괴
수입화물 제외하고, 전 물류시장 악영향 미쳐

*유가동향 및 문제점 = 현재 유가 동향은 끝내 사상최고가 경신하면서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는 최근 유가의 동향은 일시적인 상승세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주 국제기준 유가인 서부텍사스 중질유(WTI)가 국제투기세력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결정을 일축하며 준동, 마침내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그 결과 세계증시가 동반 폭락하고, 달러화가 또다시 약세로 반전할 조짐을 보이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제3차 오일쇼크'의 현실화다.
국내시장의 경우 두바이유의 경우 27~31 달러 대를 유지하면서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오는 3월 31일 OPEC의 향후 석유증산 합의가 불발로 끝나게 되면 계절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 50달러 대를 넘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한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4월 인도분 가격은 한때 배럴 당 56.50달러까지 오른 뒤 56.46달러로 거래를 마감했으며, 이 가격은 1983년 NYMEX에서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래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는 등 심리적 마지노선을 무너뜨리고 있다.
영국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4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장 중 54.95달러까지 오르는 등 1988년 IPE 선물 거래 개시 후 최고 기록을 3일 연속 경신했다. 이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는 최근 이란에서 열린 OPEC 총회에서 생산 쿼터량을 현재 수준에서 또다시 50만 배럴 추가 증산할 수 있다는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처럼 유가폭등이 세계경제에 치명적 악재로 작용할 조짐을 보이자, 부시 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소득은 없어 보인다. 따라서 향후 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물류시장은 이제 막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트렌드에 새로운 복병으로 작용 할 전망이다.
특히 현 유가강세의 더 큰 문제점은 정부의 안일한 대처방안 때문이다.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오르고 있는 유가상승세에서 사용자들에 대한 대책은 없이 환율로 인한 상쇄 효과만을 내놓으며, 현실의 문제점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경기에 미치는 영향 = 최근 달러 약세의 출발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2월 이후 거의 3년 지속되어온 달러화의 약세는 미국의 엔론 분식회계사건이 시발점으로 2003년 유럽서방 G7회의 이후 유로화가 달러약세를 부담하고, 아시아 지역의 경우 정부의 통제 하에 적정 수준의 달러를 보유함으로써 계속되게 된다.
이와 함께 지난해 부시의 재선에 따라 달러화 약세는 공식화 하면서 아시아지역 통화가 강세를 띠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다 전문가들은 세계경제의 불안한 균형이 오늘의 달러 약세를 나타내는데 일조하고 있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지난 2002년 미국의 분식회계를 시작으로 불안한 균형이 깨지면서 급속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각국의 달러의 신뢰를 잃고, 유로화 선호에 따른 결과이며, 미국의 재정적자와 더불어 유연한 달러화 정책이 지속되는 한 약세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환율약세의 반전 기미는 미 정부의 금리인상으로 미국재정에 달러약세를 반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현 달러약세의 기조를 반전 시킬 수 있는 재료는 없는 상황이다.
달러화 약세에 따라 국내 미쳐지는 영향은 각 산업별로 차이가 있다. 우선 수입에 따른 이득은 있지만,이를 제외한 나머지 경제성장, 국내 물가, 경상수지, 수출 등은 대부분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환율안정을 위한 한중일 공조체제가 필수적이며, 외환시장 개입이라는 미시적인 정책보다는 ㅜㄹ기업 지원이라는 거시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통상압력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하고, 원고에 따른 경제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급한 대책으로 보인다.

*물류시장에 미치는 효과 = 고유가가 달러화 약세를 초래하면서 세계 환율시장은 커다란 후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OPEC는 국제유가를 달러 대신 유로화로 변경할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달러화 약세현상이 재연될 것임을 예고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 1천원선은 조만간 붕괴될 것으로 보이며, 고유가와 원고(高)라는 이중고로 우리 수출기업들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국내시장은 유가와 환율의 상반된 추이로 인해 수입시장에만 플러스 효과가 있을 뿐 우리의 최대 경쟁력인 수출시장은 물류비 상승과 제품의 경쟁력 약화로 심각한 부실을 초래 할 전망이다. 우선 앞서 예상한 대로 유가의 상승세는 당장 물류서비스 시장에 막대한 악영향을 발휘하게 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운송수단이 유가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유가 상승세는 환율 약세와는 별개로 국내 외 운송시장에 경쟁력을 약화 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환율 하락세의 지속은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킴으로써 물류시장의 물동량을 약화시킬 수 있는 만큼 전체적인 물류시장의 악영향을 미칠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물류시장에서의 유가 강세와 환율하락은 일정부분 상쇄효과를 가져오고 있지만, 전체적인 측면을 보면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만큼 정부와 업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물류업계의 반응과 대응움직임
국내물류시장, 제2의 물류대란 일어날 수 도
국제물류시장, 유가는 악재 환율은 영향 없어

*국내 물류 운송업계 = 국내 육상운송업계는 오는 4월 1일부터 전격적으로 실시되는 화물차 적재물보험 의무가입을 비롯해 추가 운영비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유가의 지속적인 강세가 국내 경유가의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비용지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세계 유가강세로 국내 경유가가 천원선을 넘어서는 등 예상을 뛰어 넘는 추가 유류비용은 택배사업자들을 포함해 전체 국내 물류시장에서 향후 사업을 영속하는데 큰 걸림돌로 자리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이후 신규 화물차 증차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전히 화물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유가의 강세는 업계성장에 큰 장애요인으로 자리하게 될 전망이다.운수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전문 운송업체 관계자는 "현 추세의 유가인상률은 회사 보전해 줄 수 있는 유가 수준에 넘어서고 있는 만큼 현 추세로 인상이 지속될 경우 국내 운송업계가 고사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는 유가 인상에 따른 하주들의 물류비 지출이 업계가 요구하는 만큼 지불되고 있지 않아 사업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가 보조해 주는 유가보조금의 경우도 한계가 있어 현 추세를 지속할 경우 국내 육상운송 물류시장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택배사업자들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택배서비스 운임은 치열한 하루가 다르게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유가는 남의 속 타는 줄도 모르고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추세로 지속적인 상승세가 유지될 경우 정부의 유가보조가 이루지지 않는다면 제2의 물류대란이 일어날 수 도 있다는 입장이다.

*국제 물류서비스 업계 = 국제 물류시장의 유가상승과 환율하락은 이율 배반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국제적인 유가강세는 항공사와 해운선사에게 모두 부담으로 전체 수익을 떨어트리는 주범이며, 이들에게 화물운송을 위탁한 하주들의 경우도 운송료 인상에 따른 물류비 지출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해운 선사들의 경우 유가인상으로 인한 운임을 유류할증료 형태로 연동시켜 하주들이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선사 입장에서는 큰 영향이 없다. 다만 해외 하주들에게 지불 받는 운임은 달러로 지불받기 때문에 달러 환율의 약세는 그만큼의 수익율을 하락 시키게 된다.
하지만 항공사의 경우 아무리 유가가 올라도 유류할증료의 상한선이 360원(1kg 당 60원씩 부과)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상한선을 넘을 경우 고스란히 항공사가 부담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유가가 인상되면 항공사들의 수익율은 떨어져 운영에 부담을 준다는 것이 항공사들의 입장이다. 결국 항공사들의 경우 유가가 오름세를 지속 할 경우 지난해 말처럼 항공기를 운영하면 운영할수록 수익율 악화로 나타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아시아나카고 관계자는 "오는 4월 1일부터 여객운임의 경우 유가인상분을 고스란히 적용하며, 최대 30달러까지 가격을 올릴 수 있게 된데 반해 화물기의 경우 한국발 유류할증료 상한선이 360원으로 고정돼 현재 유가상황으로는 약 180원의 인상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화물기를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카고의 경우 여객은 원화로 지불되는 비중이 전체 수익에 대부분을 차지해 환율 약세는 큰 영향이 없고, 화물의 경우는 원화와 달러로의 운임지불이 50:50의 비율을 보여 환율약세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복합운송 서비스 업체들의 경우는 운송사들과 비교해 유가인상은 부담인데 반해 환율약세는 별다른 수익적 혜택이 없는 상황이다.
업체 관계자는 "복합 운송서비스업체들의 경우 하주에게 운임 인상에 따른 비용을 받아내기 어려운데 반해 운송사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유가인상 분에 따라 지불해야 하는 샌드위치 구조 한가운데 놓여 있어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가가 강세를 보일 때 마다 매번 하주와 운송사들 사이에서 어느쪽에도 하소연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 추세의 유가강세와 환율약세는 막 회복되기 시작하는 국제물류시장을 다시 얼어 붙게 하는 중요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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