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평준화가 오늘의 운임 하락을 불렀다

누구도 운임덤핑으로 경쟁사 비난 할 수 없어

택배운임의 하락세는 지난 몇 년간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전체시장을 곤혹스럽게 하는 최대 이슈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최근 택배시장의 운임하락 요인으로는 신생업체에서 십 수년간 택배업을 영위해 왔던 대기업 택배사에 이르기까지 각 택배사 별로 각 사만의 특별한 서비스 차별화를 이루지 못한 채 그만 그만한 서비스 평준화가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택배 전문가 집단에서는 향후 택배운임 하락세 전망에 대해 정부의 규제완화와 더불어 급격히 증가한 업체난립과 성장속도가 둔화된 물동량을 놓고 생존을 위한 치열한 물동량 확보 경쟁 시장에서 당분간 현재 하락하고 있는 택배운임의 하락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국내 택배시장에서 택배운임을 덤핑으로 하는 하락세에 대해 어느 누구도 상대편을 비난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말하고, "신생 택배사들의 시장 진입에서 가격하락을 무기로 혼란을 야기하는 업체에 대해 이제 상대편을 비난 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택배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 한다.
이에 따라 본지는 현재 국내 택배시장에서 치열한 물동량 확보를 위한 택배운임 하락 현황과 원인은 무엇이며, 이에 따른 문제점과 파장 그리고 그 대안을 2회에 걸쳐 집중 조명해 본다.<편집자 주>

■택배운임 하락 현황과 원인
엇비슷한 서비스 수준이 운임하락을 불렀다
B2C 택배화물, 천원 대 운임이 표준으로 고착
전체 택배기업, 얼마든지 더 운임 내릴 수 있다

◎시장에서의 택배운임 하락 현황
2005년들어 소비자 소비지수가 2개월간 상승세를 나타내며 산업 전반에 훈풍이 불면서 경기회복에 따른 택배시장이 희망에 부풀고 있다. 반면 한편으로는 운임하락이 가속도를 더 하면서 택배업계 관계자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 택배시장은 평상적으로 매년 3월이 되면 전체 하주들의 물류아웃소싱 재계약이 이루어지면서 계약에 따른 운임이 결정된다. 따라서 이맘때쯤 이면 택배시 관계자들과 소싱계약 주체들인 각각의 하주들 간 운임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특히 3월 운임 협상은 한해 택배사들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택배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운임 시장이 최근 몇 년과 비교해 큰 폭의 할인율이 적용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협상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의 택배운임은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4천원 대의 비용이 지불되고 있는 반면 기업에서 개인들에게 배송 되는 택배운임의 경우 지난해 까지 2천원 대를 유지하다가 최근 들어서는 경악할 만한 수준인 천원대 운임이 시장의 대세이다. 이 같은 운임대는 본사에서 배송 지점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800원에서 1천 1백원를 빼고 나면 실제 적자를 가져올 수 있는 마지노 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각 사의 운임 결정 입장
현재의 택배운임 하락세 경향은 대기업을 포함해 중견 택배사에 이르기까지 전체 택배사가 언제든지 물량 확보를 위해서 라면 운임을 더 내릴 수 도 있다고 말하고 있는 만큼 그 문제의 심각성은 그 어느 해 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우선 대기업 택배사 중 대한통운과 한진의 경우 택배사업이 전체 수익구조에서 20%에도 못 미치는 만큼 이들 택배사들의 경우 그 동안 방치한 물량을 위해서 라면 언제든지 지금의 운임보다 더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정사업본부 역시 "이미 공정한 경쟁이 무너진 상황에서 덤핑운임으로 물동량을 뺏어가는 것을 더 이상은 용납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들 메이저 사들의 입장은 그 동안 최고의 서비스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부분 고가의 운임을 유지해 왔지만, 이 때문에 물동량 감소가 택배운영 사업에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물동량 가로채기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얼마든지 운임인하에 따른 충격 흡수가 가능한 만큼 필사적인 가격경쟁은 불가피함을 밝히고 있다.
CJ GLS 택배 역시 이미 전체 사업구조를 3PL쪽으로 전환한 만큼 값싼 택배요금으로 자사 물량을 탈취할 경우 지금의 요금에서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국내 택배물량 1위로 등극해 있는 현대택배의 경우도 올해 사업구조를 택배사업 위주에서 국제물류 서비스부분과 3PL쪽으로 전환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어 대기업 군의 택배사들은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 하에 언제든지 운임인하의 여력이 있어 보인다.
한편 중견 택배사들의 경우는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운임하락이 대세다. 중견 택배사들의 경우 대기업과 비교해 시설과 조직면에서는 비교적 슬림화를 이루고 있어 전체 비용이 절감할 수 있는 구조로 어느 정도 운임하락에 따른 내성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 기업군의 경우 대기업의 조직적인 영업방식과는 다르게 생존을 위한 게릴라식 영업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 밀리면 끝이라는 신념과 더불어 기업의 존폐의 절박한 상황에서 비교적 운임하락에 여유가 있는 대기업들과는 또 다른 강점으로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들 기업군들은 일정부분 적자를 보더라도 죽느냐 사느냐라는 절박함으로 큰 손해가 아닌 경우 필사적인 서비스 제공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다 지난 몇 년간 메이저 사들이 넋을 놓고 있는 틈을 이용해 어느 정도의 자생력이 있는 만큼 경쟁사들이 예상하고 있는 것 이상의 운임하락의 범퍼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양측의 운임을 무기로 한 택배 물동량 쟁탈전은 택배시장의 운임구조를 혼돈 속으로 몰아놓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이 운임하락을 가속화 하나?
최근의 운임하락 기조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형 물동량을 갖고 택배사를 선택할 수 있는 대형 하주기업들의 태도 변화에 있다. 이들 대형 하주 기업들은 올해부터 기존 기업간 이해관계를 떠나 서비스와 가격을 우선해 업체를 선정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들 업체들의 택배사 선정은 난립되어 있는 경쟁 택배사들의 입지를 더욱 좁게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홈쇼핑을 대표하는 LG 홈쇼핑과 국내 최대 단일 온라인 쇼핑몰인 인터파크는 이미 기존 거래 업체들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온라인 도서 및 화장품부분 온라인 시장을 대표하는 YES24, 알라딘, 니브로, 교보문고 등의 업체들도 운임과 서비스를 비교해 택배사를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간택을 받아야 하는 택배사들의 입장에서는 가격을 무기로 한 업체 수주에 생사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 택배사 관계자는 "올해 택배운임 결정은 대기업 택배사들을 포함해 대다수 택배사들의 서비스 수준이 큰 차이 없이 평준화 수준을 나타냄에 따라 아웃소싱 택배사를 결정하는 항목 중 운임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생 택배사들과 중견 택배사, 메이저 택배사들의 서비스 수준이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고객이 굳이 대기업 브랜드라고 해서 30~40%나 높은 택배운임을 지불하며 대기업 택배사를 이용할 이유가 없는 만큼 올해 운임 경쟁은 지난 몇 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며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더구나 국내 택배운임은 개별 소비자들 보다는 B2C와 같은 대형 물동량을 움직이는 홈쇼핑과 온라인 업체들이 리드하고 있는 시장인 만큼 이들 온라인 시장의 물동량 확대에 따른 자체 경쟁력 확보 전략은 우후죽순 난립 된 택배사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시장에서 운임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규제완화에 따른 업체 난립과 이들 업체들의 서비스 평준화가 오늘의 택배운임 하락을 가속화 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음 주는 택배운임 하락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한 집중 조명이 이어 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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