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루리 정현강 대표

내이루리 정현강 대표
내이루리 정현강 대표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 비율(65세 이상)은 오는 2025년, 전체의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른바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경제활동 인구로 평가하는 15세에서 64세까지의 인구의 비율이 꾸준히, 그리고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고령층의 경제활동을 어떻게 풀어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류업계에서 이 해답을 내놓은 스타트업이 바로 ‘옹고잉’ 서비스를 선보인 내이루리다.

보통 사람은 본래 가지고 있는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정현강 대표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어린 시절, 하나의 계기를 통해 사람을 돕고 살리는 것이 엄청난 가치를 가져다준다고 확신하게 된 그는 사회적 기업인 내이루리를 창업하기에 이른다. 그가 내이루리를 통해 사회에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른 이에게 건네는 도움의 손길, 그는 거기서 행복을 찾았다
Q. 누군가를 위한 일을 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생존의 위협을 받거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 엄청난 가치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을 우연한 계기로 깨닫게 된 일이 있습니다. 이후 여러 방면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사회적 활동을 해왔어요. 예를 들면 2019년도에 파키스탄 산간지대에서 등산가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셰르파들이 사는 마을에 교육시설을 마련했던 일이 있습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각자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컴퓨터와 IT장비 등을 마련해 결국 현장에 이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죠.

시니어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였어요.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문제는 심각단계에 이르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입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진다는 건 결국 이분들이 직접 일할 수 있는 곳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데 국내에서는 아직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니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Q. 노령화는 전 산업에서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물류산업을 비즈니스의 무대로 결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처음 창업을 고민했던 시기가 2020년 초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난리가 나기 시작한 시점이었죠. 그리고 이어진 어쩔 수 없는 봉쇄와 단절을 보면서 이를 잇는 유일한 선인 물류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코로나를 기점으로 물류산업이 크게 성장하면 코로나 이후에도 그 성장세가 유지된다고 전망했기 때문에 시니어 문제를 해결할 무대로 물류를 선택했습니다.

‘할배달’로 얻은 교훈, ‘옹고잉’으로 열매를 맺다
Q. 시니어를 배송기사로 활용하는 서비스의 시작은 어땠나요?

A. 처음 시작은 ‘할배달’이라는 이름의 서비스였어요. 코로나로 인해 근거리에서의 배달주문 건도 많은 상황이라 시니어 분들을 배달기사로 활용하는 근거리 도보 배달 서비스를 전개했습니다. 고객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일반 배달 서비스에 비해 낮은 금액으로 책정했었고요. 실제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좋았습니다. 실제 고객사 숫자도 점점 늘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시니어 기사분들의 높은 이탈률이었어요. 주문이 발생할 때마다 일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의 특성상 날마다 물량의 편차가 큰 환경이 고정적인 수입을 필요로 하는 시니어 분들에게는 어려운 상황이었던 거죠. 배송난이도도 문제였습니다. 단순히 한 지역에 오래 거주하신 분은 지리에 밝을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아파트와 주택이 빽빽한 곳에서는 아무리 오래 사신 분이라도 최종 목적지를 찾는 것을 매우 힘들어하셨어요. 개인적으로는 ‘할배달’을 통해 생각했던 부분과 현장의 괴리는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Q.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찾은 답은 무엇이었나요?
A. 안정적인 수입을 창출함과 동시에 배송목적지를 찾는데도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 이 두 가지 명제를 충족할 수 있는 답은 바로 ‘정기배송’이었습니다. 아침에 받는 신문이나 우유도 정기배송의 일종이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니 정해진 곳에 같은 물량을 배송하는 것이 우리 시스템에는 가장 적합하겠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바로 서비스에 적용했는데 시니어 분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하지만 또 문제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Q.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A. 바로 배송수단이었어요. 정기배송은 단건배송에 비해 안정적이지만 한 번에 옮겨야할 물량이 많기 때문에 일반 도보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시니어 기사분들의 경우 더 그랬죠. 해서 자전거 등 다양한 수단들을 시범 테스트했습니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도 있었고요. 고민 끝에 주 배송수단을 소형차로 하자고 정하고 현재의 ‘옹고잉’ 서비스의 틀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 시니어 배송기사를 통해 사회에 따뜻한 진심을 전하는 옹고잉
▲ 시니어 배송기사를 통해 사회에 따뜻한 진심을 전하는 옹고잉

 

시니어 배송기사·고객 모두가 만족하는 배송서비스 ‘옹고잉’
Q. 옹고잉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어떤가요?

A. 크게 고객사분들과 시니어 기사분들로 나눠보면 먼저 고객사들의 반응은 아주 좋습니다. 이미 도시락 상품을 중심으로 여러 정기배송 서비스 업체에서 저희 옹고잉을 적용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오피스푸드 정기배송 서비스인 ‘푸딩’과 점심 정기배송 서비스 ‘위잇딜라이트’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종합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와 직장인 간편식 점심식사 정기배송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어요. 고객사의 숫자도 현재를 기준으로 19곳에 이를 만큼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 결과 옹고잉 서비스도 이제 더 다양한 곳에서 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일단 기존 서울, 경기에서만 이뤄지던 서비스를 올해 충청, 경남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실제 배송을 담당하는 시니어 분들의 반응도 할배달 때와 비교하면 아주 긍정적입니다. 현재 옹고잉 서비스를 담당하는 기사분들은 총 75분입니다. 오히려 물량을 더 확보하지 못해 모시지못한 분들이 대기를 하고 있을 정도로 시니어 층에서 옹고잉은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안정적인 고정 수입이 보장되고 4대 보험도 적용된다는 부분이 시니어 분들에게는 큰 장점으로 다가온 것 같아요.

▲ 시니어 기사분들도 쉽게 배송할 수 있도록 돕는 내이루리의 시스템
▲ 시니어 기사분들도 쉽게 배송할 수 있도록 돕는 내이루리의 시스템

 

시니어도 ‘더불어 사는’ 사회 되었으면…
Q. 마지막으로 옹고잉을 통해 대표님께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서두에서 말씀드렸지만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이제 노년층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시니어 분들도 어렵고 불편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 사회와 함께 더불어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옹고잉 서비스가 자그마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향후에는 현재 옹고잉 서비스뿐만 아니라 시니어 분들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화하진 않았지만 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와 같이 시니어들이 직접 뛰고 활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시니어들이 직접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계속해서 구축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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