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기사들 '직업 안정성' 최우선 고려, 규모화와 수익률 방안도 마련해야

예전이나 현재나 물류시장에서 빠른 배송은 핵심 경쟁력이며, 고객접점에서 물류서비스를 좌우하는 키워드다. 특히 고객들의 빠른 배송 요구에는 효율적인 이륜배송 서비스 네트워크 체계 구축이 필수다. 하지만 대다수 물류기업들에게 지금까지 이륜배송을 최적화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난제다.

대형 물류기업을 비롯해 수많은 물류회사들이 라스트마일에서 이륜배송 서비스 강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대다수 이륜배송기업과 라이더들은 식음료 배달서비스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물류산업계에서도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빠르고 정확한 배송이 필요한 라스트마일 물류시장에서 수익도 내고, 시장을 선점하며 확대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선 갈수록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이륜배송 물류시장에서 일선 배송기사들의 직업 안정성은 물론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객 접점에서의 꼭 필요한 물류배송 러브콜을 받고 있으면서도 라스트마일 물류배송 현장에서 제대로 된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이륜 배송물류 서비스의 진짜 노하우는 무엇인지 점검해 봤다.

위 사진은 본 기사와 연관없음.
위 사진은 본 기사와 연관없음.

절실함 없어 조직력 못 갖춰, 물류기업들도 이용만 하려 해

오토바이를 이용한 퀵서비스란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륜배송 기업들은 30여 년 전에 첫 선보인 택배와 함께 빠른 물류배송을 표방하며, 시장을 공략해 왔다. 하지만 생활물류시장에는 녹아들지 못하고, 규모화도 이루지 못한 체 여전히 부가가치 없는 단순 배달 서비스에 머물러 있다. 이들은 왜 여타 물류기업들과 달리 전국적으로 조직화도 못하고, 네트워크를 갖춰 제대로 된 물류서비스 제공하지 못하는 걸까?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이륜배송 서비스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새로운 물류기업으로 도약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이들은 물류산업에선 이방인으로 자리한다.

사실 이륜 배송서비스는 30여 년 전에도 당시 막 선 보이기 시작한 인터넷 쇼핑몰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물류배송 수단이었다. 주로 소형의 상품들을 취급하면서 고객과 직거래가 이뤄지는 상품들의 빠른 배송은 초기 온라인 쇼핑몰 기업들에게 난제였다. 더구나 당시 상품 주문 후 3 ~ 6시간 내 상품을 받아 볼 수 있는 쇼핑몰과 물류배송 시스템이 있었다면 얼마든지 고객몰이에 나설 수 있었을 만큼 당시 인터넷 쇼핑몰 입장에서도 절실한 물류서비스였다.

문제는 너무 높은 물류비용에 있다. 포인트 투 포인트 방식인 이륜 물류배송은 규모화를 위해 지금의 MFC와 유사한 도심 인근 고비용의 물류거점 확보가 어려웠고, 영세했으며, 물량 수요도 많지 않아 직고용을 통해 수익을 만들기 어려웠다. 특히 당시만 해도 식음료 배달은 ‘무료’개념이었고, 서류 및 샘플 배송의 퀵서비스는 1만원을 지불해야 할 만큼 고가여서 물량도 적었다.

이뿐 만이 아니다. 이륜배송사업이 물류산업 변방에 머물게 된 배경은 현재와 달리 당시엔 안전의 필수항목인 이륜차 관련 보험도 전무했다. 또 꾸준히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일정수익을 만들지 못하면서 라스트마일 접점의 배송기사들의 직업 안정성도 담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조직화와 규모화도 이루기 어려웠다. 이런 이유들로 이들은 1인 사업자로 전락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했고, 또 지금처럼 시장규모도 크지 않아 라스트마일의 물류시스템을 갖출 치열함도 절실함도 없었다. 모래만 있을 뿐 이를 뭉치게 하는 시멘트는 없는 구조가 바로 이륜 배송시장인 셈이다.

그럼 2023년, 현재는 어떨까? 지난해 온라인 식음료 배달서비스 매출은 2018년 전년 대비 92.6% 증가해 5조 2,628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 첫해인 2020년, 17조 3,342억 원으로 증가한 식음료 배달 시장은 지난해에 25조 6,783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륜 배달시장의 절대 강자인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2조 9,471억 원으로, 2019년 4억 건이던 주문 건수도 11억 1,100만 건(2022년)으로 늘었다. 우아한형제는 현재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택배시장과 절대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2021년 택배 물동량은 36억 2,976만 박스로 매출은 8조 5천억과 비교하면 수치적으로는 작지만 매출 면에선 월등한 규모다. 이렇게 규모를 이룬 시장에서 이륜배송기업들은 택배기업들과 달리 입점식당을 늘려 노출시키고 광고비 수익을 늘리는 구조로 성장해 왔다. 몇몇 이륜 배송기업이 물류시장을 넘보긴 했지만 여전히 생활물류시장에선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들 배달 이륜기업의 수익률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면서, 물류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직업 안정성 갖추고, 소속감 높여야 물류시장 공략 할 수 있어

그럼 물류시장 라스트마일 경쟁력을 바탕으로 물류시장을 노리는 이륜배송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인천재능대학교 강동윤 교수는 “먼저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은 빠른 배송을 받기 원하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이미 식음료 업체들이 선보인 한집 배송시스템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상 물류서비스는 규모화를 통해 서비스를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배달음식의 경우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모아 배송에 나설 경우 물류 관점에서 효율은 높아도 고객 만족도는 반감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 때문에 출현한 서비스 형태가 바로 한집 배달이다. 물론 고비용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오토바이가 소비자 요구가 급증하고 있는 라스트마일 부문에서 빠른 배송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오토바이가 소비자 요구가 급증하고 있는 라스트마일 부문에서 빠른 배송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반면 물류산업 쪽에서 이륜기업들의 성공 키워드는 조금 다르다. 연간 식음료 배달비 매출이 약 4조 원에 이르는 이륜 배송시장이 아니라 진짜 생활물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점은 라이더들의 ‘직업적 안정성’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택배 배송기사들이 매달 4~500만 원 가량의 수입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게 함으로써 직업 안정성을 갖춘 것처럼 이륜배송기업들 역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하면서 규모화를 이루고, 라스트마일 배송기사들의 직업적 안정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만 진짜 물류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강동윤 교수는 “최근 생활물류시장의 경우 소형 소량의 다품목 상품들이 생활물류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지속적으로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며 “라스트마일은 고객 접점에서 물류서비스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이므로 고용 안정성을 우선해 서비스 질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트렌드 역시 점진적으로 변화를 시도 하고 있다. 쿠팡 이츠의 경우 모기업 로켓배송 와우클럽 회원들에겐 배달비 10% 할인하고, 물류서비스와 식음료 배송시스템 연동과 더불어 일선 이륜 배송기사들의 직접 고용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따라서 라스트마일 이륜배송기사들의 직업적 안정성과 소속감을 높일 경우 단순 식음료 배달과 별개로 이륜배송시장도 일반 유통물류서비스 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hy·중앙일보, 라스트마일 배송접점에서 서비스 충성도 높아

이륜배송시장이 배송기사 개인별 서비스로 이뤄지며, 식음료 배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해 물류산업시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이륜배송 라스트마일 물류기업들도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고객접점에서 배송기사들의 서비스 충성도가 높고, 대다수 직업적 안정성이 큰 성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이들 업체들이 서비스 관할 지역에 대한 익숙함과 더불어 관련 서비스 현장 이해도 역시 높은 특징을 갖고 있다. 중앙일보 M&P와 hy의 경우 배송기사들이 오래기간 배송지역에 거주해 접근성이 쉬울 뿐 아니라 관련 업무를 오래 이어오면서 배송기사의 충성도가 높고, 배송지역에 대한 이해가 높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hy의 경우 오랜 기간 유제품을 포함해 이유식 밀키드 등 신선식품 배송을 특화해 지역특화 배송서비스를 이어왔다. 이에 따라 hy는 2021년 3월 프레딧 풀필먼트 서비스 개시 이후 지난해 12월 누적 배송량 100만 건을 이루면서 관련 업계 상품에 대한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중앙일보 M&P역시 2020년 5월 신문 배달기반의 물류배송 플랫폼을 활용, 이륜배송 수단을 통해 라스트마일 배송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고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중앙일보 M&P의 경우 20여년 신문 배송의 서울지역 직영거점을 갖춰 안정적인 물류배송 시스템을 기반으로 고객접점에서 신속하고 손쉬운 배송 접근성을 높이고 있어 당일 배송 및 신속 배송시장 수요 화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2개 회사의 공통점은 라스트마일 배송지역에서 이미 장기간 거주하면서 속속들이 배송관할 구역에 대한 숙련도가 높다는 특징을 보인다. 또한 배송지역에서 접점의 서비스맨들의 높은 숙련도 뿐 아니라 배송거점 및 기사 모두가 대부분 직고용 형태로 운영되면서 회사 충성도 또한 높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기존 배송물량에 더해 추가된 물량을 통해 직업 안정성(수익률 확보)과 배송지역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배송 기사들이 신뢰할 수 있는 배송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들 이륜 배송기업들은 생활물류시장에 안착할 기본 항목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주목할 점은 기존 취급 배송물량에 더해 추가되는 물량배송에 따른 수익 증가요소도 이들이 물류현장의 빠른 배송 수요를 확대하는 요인이란 지적이다.

소형 및 경량화물에 대한 생활물류 관련 소비자 수요는 매년 10% 이상의 급성장을 하고 있다. 이렇게 커지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해지고 있는 만큼 보다 섬세한 시장 공략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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