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덕 대원건영 팀장

물류로봇의 정상적인, 더 효율적인 운영에 있어서 물류센터 바닥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국내에서 다수의 대기업과 글로벌 물류기업의 자동화 솔루션을 위한 바닥 시공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는 대원건영의 김덕 팀장은 이제 물류로봇에 특화된, 더 전문적인 바닥 시공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Q. 물류로봇의 운영에 있어서 바닥이 차지하는 비중은?

A. 최근 물류업계에서는 물류자동화가 화두입니다. 그만큼이나 자동화를 위한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는 물류로봇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죠. 하지만 물류로봇이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바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론 바닥이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물류로봇을 아예 현장에 적용할 수 없다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로봇이 멈추거나 하는 잦은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고 처음에 산정했던 생산성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로봇 대수를 투입해야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고객사 입장에서 처음에 계획했던 로봇대수와 생산성을 그대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바닥조건을 충분히 고려해야한다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Q. 현재 국내에서 물류로봇과 관련해 센터 바닥에 대한 인식은 글로벌시장과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A.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또 이미 알고 있는 업체들도 국내시장의 대체적인 시장의 분위기나 비용 등의 문제로 그냥 하던대로, 기존 기준대로 맞춰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물류센터를 구축하거나 운영사가 물류로봇을 도입할 경우 먼저 바닥시공업체와 컨택해 어떤 물류로봇을 도입할 예정인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장에 들어설 물류로봇이 최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바닥조건을 미리 설정해 환경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국내는 아직 이러한 시스템이 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물류로봇을 도입한다고 하면 일단 로봇 전문업체와 컨택하고 바로 적용하는 순서가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우선적으로 물류로봇을 도입하고 나면 뒤에 바닥조건을 다시 맞추려고 해도 오히려 시간과 비용이 더 투입됩니다. 효율을 위해 물류로봇을 도입했는데 로봇은 잘못된 바닥조건으로 100%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비효율을 불러오는 결과를 만드는 것입니다.

Q. 국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물류센터 바닥기준인 FM2가 물류로봇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A. 맞습니다. 현재 일반적으로 현장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기준은 영국의 TR34 4th edition에서 FM2입니다. FM2는 고중량의 지게차 운행은 물론 복수의 렉 등 물류센터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적합하기에 일반적인 물류센터를 구축할 때 바닥의 기준으로 많이 적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류로봇으로 그 대상이 바뀐다면 이야기는 다릅니다. 이는 비단 영국 TR34 4th edition 기준만이 아니라 미국의 기준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가장 많이 적용되는 이들 기준은 물류센터에서 사용되는 지게차와 랙을 기준으로 적용되는 기준이고 마모저항도 등급 또한 두 기준 모두 동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세세한 환경을 조성해야하는 물류로봇에 필요한 바닥 환경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실제 몇몇 국내 현장에서는 FM2를 기반으로 물류로봇을 도입한 곳도 적지 않습니다. FM2 조건을 기준으로 바닥시공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물류로봇을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적의 효율성을 내는 것은 분명 불가능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처음 물류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때 물류로봇을 통해 만들어낼 것으로 계획했던 생산성을 그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고객사 입장에서는 생산성을 맞추기 위해 추가로 물류로봇을 몇 대 도입하는 수밖에 없고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또 다른 비효율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안전성 확보 측면에서도 바닥 환경은 중요합니다. 물류로봇이 바닥으로 인해 운행이 중단될 경우 이를 고치는 과정에서 적재물이 추락하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물류로봇에 특화된 바닥환경은 여러가지 방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물류로봇을 위한 새로운 물류센터 바닥 기준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기준은 보다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미국의 기준을 변형하는 형태가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저희 대원건영은 미국기준을 현장에 맞게 변형한 것에 발주사에서 제공되는 종합적인 정보를 더해 새로운 기준을 확립, 제안하고 있습니다.

Q. 물류로봇을 위한 새로운 기준이 자리잡게되면 국내 물류자동화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A. 4차 산업 혁명 기술이 자리잡으면서 스마트 물류의 중요도는 현재, 그리고 미래에 그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물류 자동화를 도입하고자 하는 업체도 빠르게 증가할 것입니다. 이 업체들이 물류로봇을 통해 자동화를 구축하고자 할 때 물류센터의 바닥을 먼저 고려하게 될 것이고 그때 새로운 기준이 이들의 생산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물류센터의 바닥은 물류자동화라는 큰 시스템에서 하나의 조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물류자동화를 위한 새로운 바닥기준을 확립하는 것이 이 조각을 완성하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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