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노하우 모두 담은 ESS시스템으로 승부

▲장재혁 일진정공 회장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는 MZ세대들은 제품 구매 시 기업의 ESG경영 실천 여부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 3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5%가 가격이 비싸도 ESG 실천기업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와 지속되는 고유가로 기업들은 친환경 차량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기업들은 기존의 유통·물류 시스템을 점검하고 전기차를 도입하는 등 친환경 물류 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들의 친환경 물류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이 있다. 한 개의 시스템으로 차량 적재함의 냉동·냉장·온방이 가능한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일진정공이다. 일진정공은 30여 년 전부터 차량용 냉동기를 개발·제조해온 국내 1세대 기업이다. 국내 차량용 냉동기산업 출범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함께 해온 일진정공의 장재혁 회장을 만나 보았다.

 

자체개발 난관 극복, 오늘의 자부심으로
일진정공은 세계 최초로 한 개의 시스템으로 냉동·냉장·온방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수년간 수차례의 실패를 거듭했을 터. 일진정공의 ‘무시동전기냉동탑차’는 어떤 발전 과정을 거쳐왔을까.

장재혁 회장은 “초기 PCM 모듈도 연구했었다. 하지만 PCM 모듈의 경우 무게가 많이 나가고 PCM을 냉동시켜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았다. 앞으로 친환경 물류가 대세일 것을 예상하고 친환경 전기차량에 적합한 냉동시스템 개발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어려움이 있었다”는 장재혁 회장은 “외부 투자나 정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개발하다 보니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일진정공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멈추지 않고 개발해 왔다”며 국내 최초, 세계 최초라는 자부심을 보였다. 일진정공은 국내 최초, 세계 최초라는 명성에 걸맞게 해외 진출을 위한 인증 확보와 배터리 안정성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안전성 보장
최근 기업들의 ESG경영이 확대되면서 전기차 도입이 늘고 있다. 도로에서도 전기 화물차 보는 일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전기차 도입을 꺼리는 기업이 있다. 전기차의 안정성 문제 때문이다. 전기차는 배터리 폭발, 소프트웨어 오류 등의 리스크가 있으며, 수리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일진정공은 고객들의 배터리 사고 걱정을 단번에 해결했다.

장재혁 회장은 “배터리는 온도가 올라가면 폭발 위험성이 있다. 특히 차량 하부에 배터리를 달 경우 아스팔트 복사열로 배터리 폭발 위험성이 커진다. 반대로 영하의 날씨에는 배터리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며 배터리 사고의 원인을 짚었다.

이러한 외부 요인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일진정공은 탑 내부 독립된 공간에 에너지저장장치를 탑재했다. 장재혁 회장은 “독립된 배터리팩으로 냉동기만 가동하므로 배터리 부하가 적어 사고 위험도 적다”며 “여름에는 설치된 팬으로 배터리 열기를 식히고 겨울에는 배터리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열로 배터리가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온도제어를 하여 배터리를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적 수준의 제도적 표준 필요
일진정공은 30여 년 전부터 차량용 냉동기를 개발해온 국내 1세대 냉장·냉동차량 제조 업체이다. 오랜 기간 국내 콜드체인 시장을 바라봐온 장재혁 회장이 느끼는 국내 콜드체인 산업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장재혁 회장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콜드체인 배송을 위한 관제, 패키징, 차량 등 콜드체인 기술이 비약적 발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콜드체인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콜드체인 관련 기업들이 세계 기준에 맞춰 연구, 개발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법, 제도, 표준이 부족하다. 외국의 경우 계란이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모든 과정에서의 제도적 표준이 마련되어 있으나 한국의 경우 이런 제도적 표준이 전무하다”는 것. 세계적 수준의 표준과 관련 법 마련이 절실하다는 얘기이다.

또, 장재혁 회장은 중소기업의 콜드체인 시스템 도입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장재혁 회장은 “콜드체인 배송을 국가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의 경우 콜드체인 시스템 도입이 어렵지 않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콜드체인 배송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경제적, 환경적 이유로 콜드체인 시스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가에서 조금만 보조해주면 국내 콜드체인도 외국의 콜드체인 만큼 탄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콜드체인의 발전과 친환경 물류를 위해
국내 전기차 도입 확대에 일조하고 있는 만큼 ESG경영에 대한 자부심과 포부도 남다를 것 같다.

“기업의 성장과 함께 국내 콜드체인을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인 장재혁 회장은 “2020년 출시한 무시동전기냉동탑차는 일진정공의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다. 지금까지 무시동전기냉동탑차의 개발에 몰두해 왔다. 이제는 냉장, 냉동 차량의 기술 개발은 물론이고 보다 환경친화적인 제품 생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국내 콜드체인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