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대비 주행거리 길고 충전시간 짧아, 차세대 탄소중립 모빌리티로 기대 

전 세계 수소차 공급 대수가 오는 2027년 100만 대를 넘어 급성장할 것이란 예측이 나와 주목된다. 이 같은 전망은 상용화에 걸림돌이던 수소 생산기술과 비용의 벽이 점차 낮아지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수소차의 경우 전기차보다 주행거리는 길고 연료 충전시간 역시 짧은 장점을 갖고 있어 전기차를 대체하는 차세대 탄소중립 모빌리티로 역할도 기대된다.

때 마침 이 부문의 선도적인 기술을 갖추고 있는 현대차도 15일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대기질개선사업을 본격화, 향후 관련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여객 및 화물운송 물류시장에서 수소차의 경쟁력은 어떤 방식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 알아봤다. 

환경적 측면에서 전기차와 비교할 수 없는 장점 갖춰

전 세계 수소차 공급 대수는 2022년 6만 대에서 2027년 100만 대를 상회, 150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예상은 수소 생산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수소 연료 생산비를 하락시키고, 수소차 보급을 크게 늘릴 것이란 전망 덕분이다. 특히 지금까지 대형 물류운송트럭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과 더불어 승용차 부문에서의 성장도 두드러질 것이란 예상이어서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수소차가 향후 물류운송시장보다 2027년 판매되는 수소차 중 승용차의 경우 60% 이상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여전히 수소차가 개발 초기단계고, 차량 평균 가격도 7만 달러를 상회해 소비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대차를 비롯해 도요타와 BMW 등 유수의 완성차 업체들이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 투입, R&D에 적극 나서면서 수소차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의 수소차는 에너지원을 액화수소를 활용하는 수소 추진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을 말한다. 액화수소는 산소와 화학 반응을 일으켜 전기로 변환, 차량 구동 동력으로 사용된다. 또한 수소차 구조는 전기를 축적한 배터리가 동력인 전기차량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연료가 ‘녹색수소(Green Hydrogen)’일 경우 수소 생산 단계부터 자동차의 구동까지 탄소 누적 발생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 환경적 측면에서도 전기차보다 한 수 위다. 이와 함께 수소차 보급을 통한 탄소제로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녹색수소가 연료로 사용될 필요하다. 그러나 한시적으로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하는 단계가 추가된 ‘청색수소(Blue Hydrogen)’ 사용이 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수소차가 주목받는 배경은 지금의 수소차가 전기차로 통용되는 배터리 전기자동차(BEV)를 대체하는 차세대 탄소중립 모빌리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 특히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길고 연료 충전 시간은 짧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긴 충전 시간과 보급이 늘어날수록 충전 인프라 투자가 요구되지만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로 급속 충전이 실현되더라도 수소 충전 속도를 따라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기다 수소차는 코발트·니켈·리튬 등 폐배터리 문제로 인해 온전한 탄소 제로 솔루션이 아니라고 비판받는 전기차와 달리 이러한 비판에서도 자유롭다. 또한 녹색수소를 원료로 사용할 경우 완전 무공해 운용도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친환경 녹색수소 생산 비용은 낮아지는 추세에 맞춰 수소차 보급은 처음에는 증가세가 더디다 임계점을 지나면서부터 수직에 가깝게 증가하는 ‘J커브’를 그리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수소차 보급 확산을 위해서는 광범위한 수소 인프라 구축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수소 연료를 생산하는 플랜트 등 중공업 투자도 뒤 따라야 할 상황이다.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해 회색이나 청색 수소가 아닌 녹색 수소 생산이 요구된다. 시장조사 업체인 영국 주니퍼 리서치(Juniper Research) 올리비아 윌리엄스 연구위원은 “녹색 수소 생산과 함께 제조업체들이 수소차를 보다 저렴하게 만드는 것이 시장 확대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화물 운송물류시장의 경제성을 확보해야 성장이 가능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렇게 수소차 도입이 확산되면 AI와 IoT 등 첨단기술로 이들 차량 운행을 뒷받침하는 ‘녹색 고속도로(Green Highway)’ 실현도 가시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대차 수소트럭 엑시언트.
현대차 수소트럭 엑시언트.

 

현대차, 미국 환경보호청에 친환경 트럭 공급사로 선정

이처럼 글로벌 운송시장에서 수소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미국 환경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이하 EPA)이 주관하는 ‘2021년 TAG (Targeted Airshed Grants)’ 프로그램 공모에 최종 선정, 오는 2023년 3분기 캘리포니아에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 5대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향후 미국의 수소충전소 구축 및 운영 전문회사인 미국 퍼스트엘리먼트 퓨얼(FirstElement Fuel)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2023년 3분기 수소전기트럭을 공급할 계획이다. 차량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1년간의 의무 실증사업을 거친 뒤 본격적으로 상업 운행에 투입된다. 이번에 현대차가 공급할 차량은 총중량 37.2톤급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트랙터 모델로 180kW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최고 출력 350kW급 구동 모터를 탑재했으며 1회 충전 시 최대 720km를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에도 캘리포니아 대기 환경관리기구(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와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California Energy Commission)가 주관한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NorCAL ZERO)’ 입찰에서 최종 공급사 중 하나로 선정, 2023년 2분기부터 총 30대의 수소전기트럭을 공급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미국을 비롯해 스위스, 독일 등 주요 시장에 공급되며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0년 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2020년부터 2022년 6월까지 스위스 23개 회사에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47대를 수출했다. 스위스에 공급된 차량은 올해 7월 기준으로 누적 주행거리 400만km를 돌파했다.

올해 8월에는 독일 연방디지털교통부(BMDV)의 친환경 상용차 보조금 지원사업과 연계해 독일 7개 회사에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27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상품성을 향상시키고, 글로벌 공급처를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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