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럭기사 연봉 대기업 임원 ‘안 부러워’, 운전자 육성 프로그램까지 마련

글로벌 물류 공급망이 대내외적 정세불안으로 불안한 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공급망의 절대 기반이 되는 육상운송 트럭운전자들의 몸값도 함께 상승,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국내 근로시장에서도 미국처럼 트럭운전자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향후 윤석열 당선자의 최저임금 차등적용 공약과 맞물려 업종별, 지역별로 임금을 차등하는 법안에 대한 논쟁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렇게 물류시장의 연봉과 임금논쟁의 불씨는 미국 트럭운전자들의 임금이 국내 대기업 임원 연봉에 육박한다는 소식 덕분이다. 이 같은 내용을 접한 일부 국내 화물 차주들은 “이참에 미국으로 가 트럭 운전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는 자조들을 쏟아내고 있다.
 

 

월마트, 트럭운전자 연봉 1억3천만원 타 부서 직원들까지 전환 나서

그럼 미국 장거리 트럭 운전자들의 연봉은 과연 얼마나 되는 걸까? 

외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미국 내 공급망 차질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매력적인 임금 인상을 표방, 대대적인 장거리 트럭운전자 모집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현지 월스트리트저널과 CNBC에 따르면 월마트가 자사 공급망을 원활히 하기 위해 장거리 트럭운전자들의 첫해 연봉을 기존 8만7천달러(한화, 약 1억618만원)에서 9만5천∼11만달러(한화, 약 1억1천595만∼1억3천426만원)로 인상한다고 전했다.

특히 월마트는 부족한 트럭운전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사내 다른 타 부서 직원들까지 트럭운전자로 전환하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까지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처럼 미국의 장거리 트럭운전자 부족상황이 장기화 되자 월마트는 사업용 운전 면허증 취득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 1인당 4천∼5천달러(약 488만∼610만원)의 운전교육 비용까지 회사에서 부담하는 등 운전자 모시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미국 월마트의 화물차 운전자 수급에 적극 나선 배경은 공급·물류망 차질을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상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3년 가까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반면 정부 재정지출이 크게 늘어 소비증가로 이어지고 있지만,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화물차 운전자들과 항만 및 물류센터 작업 근로자 부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월마트는 지난해 사상 최고인 4,500명의 운전자를 채용하는 등 코로나 이후 총 7천 명을 트럭기사를 충원했다. 한편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의 대형트럭 및 견인 트레일러 기사 연봉 평균은 4,7130달러(한화 약 5,752만원)이다. 이 처럼 미국의 화물트럭 운전자들의 평균 연봉은 국내 시장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지만, 최근 들어 급등한 셈이다. 

장거리 운전자 수급상황 괜찬아, 라스트마일 배송자  구인은 심각 

국내 대형 트럭 운전자 부족상황도 미국의 월마트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부산항내 컨테이너 셔틀 운송 운전자들의 평균 연봉은 4천5백만원까지 인상됐다. 하지만 이 수준에서도 좀처럼  인력 수급이 여의치 않아 현지 운수회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육상운송 시장 역시 별도의 운전학원을 개설하고, 운전자 모집에 나서고 있지만, 열악한 근로환경과 낮은 급여로 대형 트럭 운전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 현지 운수회사 이모 대표는 "현재 국내 대형트럭 운전자들의 연봉 수준을 미국과 비교하면 40%의 수준"이라며 "문제는 현 연봉 수준을 높였음에도 불구, 인력수급이 어렵고 현 상황을 개선하지 못할 경우 향후 국내 운송물류시장 역시 미국과 유사하게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공급망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밝혔다. 

국내 육상운송시장의 장거리 간선운송현장의 경우 아직까진 운전자 부족에 따른 공급망 관리에 큰 차질을 빚고 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라스트마일 서비스 현장의 운전자 부족은 만성적인 공급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택배사업자들의 일선 영업소 대표들은 “낮은 택배가격 때문에 일은 고되고 급여는 낮아 인력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부 밀집도가 높은 지역을 제외하고 대다수 라스트마일 배송시장에서의 구인은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국내시장은 유가 인상에 따른 화물차주들의 운영비 급증에 따라 수익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국내 육상운송 물류업계의 경우 운송운임에 대한 재 정비와 더불어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의 법안 논의에 따라 물류비 인상도 현실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류현장 근로자들은 “새정부에서 차등 최저임금제가 도입되면 가장 먼저 임금을 인상해야 할 산업은 물류업종”이라며 “일은 고되고, 근무시간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물류비 인상이 불가피해 지고 있는 만큼 새 정부의 대안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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