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자율주행 물류 시대의 선두주자로 발돋움

바야흐로 자율주행 차량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테슬라 등 주요 기업들이 점차 고도화된 자율주행 차량을 빠르게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영국이 자율주행 차량의 상용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에 앞장서고 있어 주목된다. 영국 정부는 올해 말부터 도로 내에서 자율주행 차량의 운행을 본격적으로 허용한다. 이를 위해 영국 교통부는 지난 4월, 센서와 소프트웨어 등을 사용해 차선 내에서 차량을 유지하는 자동차선유지시스템(ALKS, Automated Lane Keeping Systems)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하이웨이 코드를 업데이트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하이웨이 코드 업데이트 작업이 예상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영국에서는 올해 안으로 시내에서 자율주행 차량이 운행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ALKS 기술이 장착된 차량 중 국가의 승인을 받은 경우 법적으로 자율주행 차량으로 정의되고 이들은 시속 60km의 속도로 교통량이 적은 도로에서 운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영국의 이번 정책 시행이 주목받는 이유는 물류업계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아카데미 오브 로보틱스의 카고(Kar-go)
아카데미 오브 로보틱스의 카고(Kar-go)

가장 대표적인 부분은 바로 배송차량의 자율주행화이다. 이미 영국에서는 몇몇 배송용 자율주행 차량들이 시범적으로 운행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영국의 자율주행 차량개발 기업인 아카데미 오브 로보틱스(Academy of Robotics)의 ‘카고(Kar-go)’이다. 지난해 11월, 런던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카고는 이후 시범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대 중이다. 실제 자율주행 차량을 통한 배송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영국 정부 역시 UK리서치앤이노베이션(UK Research and Innovation)을 통해 아카데미 오브 로보틱스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진행한 바 있을 만큼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배송서비스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리고, 올해 말부터 자율주행 차량의 운행에 대한 법적인 토대가 마련된다는 점은 영국 내 자율주행 배송 산업에 있어서도 커다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아카데미 오브 로보틱스 관계자는 “물류산업도 점차 고도화되면서 인간이 직접 하던 일을 로봇 등이 대체하는 모습들이 물류현장에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면서 “자율주행 차량 역시 인간이 오롯이 전담하던 배송서비스의 질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정부 관계자 역시 “자율주행 차량은 의료품 등 빠르고 정확하게 배송서비스를 진행해야 하는 물품에 대해서 더 강점을 가질 수 있다”며 “영국은 현재 자율주행 분야를 전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입장에 서 있고 이번 자율주행 차량 운행 허용 조치는 영국 배송서비스 고도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독일, 정부가 앞장서 드론 배송 현실화

최근 도심을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빠르게 배송서비스를 진행하는 소규모 물류거점인 다크스토어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더 빠른 배송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확대됨에 따라 아예 도심에서부터 배송이 시작되는 이러한 형태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이와 함께 관심이 커지고 있는 분야가 바로 도심 항공 교통 분야이다. 도심 상공에서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차세대 교통 체계인 도심 항공 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은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드론 등의 소형 비행물체를 매개로 하기 때문에 글로벌 물류업계의 과제인 친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드론을 활용한 배송 체계 확립에 국가적 차원에서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가가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EU가 발표한 도심 항공 교통 정책에 발맞춰 연방정부 차원의 드론 관련 정책을 마련 중이다. 그 출발점이 지난해 5월 독일 연방교통·디지털인프라부가 발표한 ‘도심 항공 교통 실현을 위한 구체적 실행 계획’이다. 소형 비행체를 매개로 한 화물 수송 서비스의 상용화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이 계획은 크게 5가지의 틀을 그 중심으로 한다. △EU의 도심 항공 교통 정책에 발맞춘 관련 규정 마련 △무인 항공기 보호를 위한 무인 항공기 탐지 시스템을 독일 전역 16개 공항에 구축 △에어택시나 화물 운송용 드론 연구비 지원 지속 및 확대 △무인 항공기의 이점과 위험에 대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제공하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 시행 △에어택시 인증 개발을 위해 유럽항공안전청과 지속적인 협력 등이 그 내용이다.

볼로콥터의 화물 운송용 드론 볼로드론(VoloDrone)
볼로콥터의 화물 운송용 드론 볼로드론(VoloDrone)

이와 더불어 독일 정부는 드론 배송의 현실화를 위해 지자체와의 협력에도 빠르게 나서고 있다. 독일 연방정부는 올해 6월 주요 도시인 함부르크, 잉골슈타트, 아헨, 헤센주 등과 도심 항공 교통의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독일 연방교통·디지털인프라부와 이들 4개 도시는 도심 항공 교통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물론 드론배송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또 아이디어와 기술 공유, 도심 항공 교통의 사회적 수용을 위한 공동 노력 등을 위해 향후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독일 정부의 드론 산업 육성 정책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이미 독일에는 도심 항공 교통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스타트업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볼로콥터(Volocopter)이다. 지난 2011년 설립된 볼로콥터는 최대 200kg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화물전용 드론인 볼로드론(VoloDrone)을 포함해 도심 교통을 위한 단거리 에어택시로 주목받는 볼로시티(VoloCity), 최대 100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장거리 에어택시 볼로커넥트(Voloconnect) 등 다양한 솔루션으로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드론 전문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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