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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택배기사 잇단 사망, ‘배송기사 VS 택배기업’ 누구 책임?
택배기업, 적정 배송량 구역별 조종하고 VS 집배점·배송기사, 수수료 높여야
손정우 기자 | 2315news@klnews.co.kr   2020년 10월 27일 (화) 16:29:38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유통시장의 급성장과 코로나19에 따른 택배물량이 증가하면서 일선 배송근로자들의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이들 사망사고에 대한 원인만 무성할 뿐 정작 뾰족한 대안들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택배 배송현장에선 급증하는 배송물량을 감당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과로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노동환경 악화로 배송기사들의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반대쪽에선 일선 택배근로자들의 수익을 높이기 위한 과욕이 물리적으로 배송할 수 없는 과도한 물량을 떠맡아 스스로 과로를 유발하고, 사망에 이르는 사고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누구 주장이 맞는 걸까?

   
 
   
 
수·배송 물량 줄이면 수입 하락, 영업점·배송기사 스스로 노동 강도 못 줄여
 
먼저 양쪽이 주장하는 내용에 진정성을 검증하기에 앞서 전체 택배운임에서의 수익 배분비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체 택배가격을 100으로 가정하고 배분율을 나눠보면 통상 배송 30, 집하 30, 택배기업 40 등으로 분배된다. 배송과 상품의 집하 비용은 택배기업 본사와 계약된 일선 영업소 혹은 집배점에게 지급되는데, 이렇게 지급된 60의 비용들은 각 영업지점 사업자의 운영수익과 여기 소속된 배송기사들에게 월급 형태 혹은 지입비용, 수 배송 건당 수수료 등으로 나뉜다.

택배운임에서 60%는 어찌됐건 일선 영업점과 배송기사들의 몫이다. 택배 1건 당 배송수수료를 택배가격 2,500원으로 보면 1개당 배송기사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약 700원 가량, 집하비용을 더 하면 수수료는 더욱 높아진다. 물론 전체 가격에서 1,500원 모두가 배송기사에게 지급되진 않는다. 집배점의 수익도 여기 포함되어 있기 때문.
 
여기서 한 가지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보통의 택배가격은 2,500원으로 인식하지만, 실제 택배 1개당 가격은 최소 1,400원에서 1,500원부터 많게는 5~6만원에 이르는 등 천차만별의 가격으로 지불된다. 저가 소형 택배일 경우 배송수수료와 택배기업의 운영비는 각각 700원씩으로 유사하게 분배되고, 집하 수수료가 낮다. 또 이들 택배상품은 대량 집하되는 소화물들이며, 고가의 택배비 지불은 대신택배를 비롯해 한샘서비스원 택배등 비규격의 중량 화물들로 수·배송 수수료가 높은 특징을 보인다.

어찌됐건 배송기사들의 주 수입원은 택배 1개를 집하 하거나 배송하는 과정에서 수수료로 얻는다. 또다시 여기서 짚을 부분이 있다. 대다수 배송기사들은 법적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 사업자라는 점이다. 이렇게 배송수수료가 수입으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개인 사업자인 배송기사들은 자신들이 감당할 수만 있으면 일반 노동자들처럼 52시간 근무제도에서도 예외고, 물리적으로 가능하다면 365일, 24시간 근로도 가능하다. 당연히 배송물량을 많으면 많을수록 수입이  커진다. 영업소를 운영하는 영업소장들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물량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수입은 높아지는 환경에서 회사 소속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인 영업소장들과 배송기사들이 수입 감소로 이어지는 수·배송 물량을 스스로 줄일 수 있을까? 누구도 스스로 수익을 높이는 물량을 줄이지는 못한다는 것이 순리고 정답인 셈이다.
 
   
 
   
 
과밀 수·배송 지역 조정하면, 수입 감소하지만 과도한 노동 막아
    

사실 자신들에게 할당된 택배 물량을 줄이면 노동 강도와 근로시간을 얼마든지 낮출 수 있으며, 현재 사회문제화 되는 과로에 따른 사망사고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일선 배송기사들과 영업소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배송물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배송시스템에서 배송구역을 조정해 물리적으로 가능한 물량만 배당 받으면 되지만, 바로 눈앞에 보이는 수익 발생구역 분할 조정은 수입을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져 영업점과 배송기사들 입장에선 결코 쉽게 놓지 못하는 일이다.

일선 택배 기사들은 “영업소와 택배 기사들이 주제적으로 수·배송 물량을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 이유로 택배기업과 계약 시 물량으로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배송구역 별로 계약하는 시스템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물량 증가 배송구역을 또 다른 영업점 나눠 조정하자고 요구하면, 신규로 이를 대체할 영업점과 배송기사들에게 나누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 택배기업들의 지적이다. 특히 택배시장 1위 기업인 CJ대한통운의 경우 물량 급증 지역에서 배송구역을 조정할 경우 이를 대체할 신규 영업점들이 여럿 대기 중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결국 표면적으로 택배물량이 급증한 지역의 추가 배송인력 충원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물리적으로 배송물량이 증가한 구역을 분할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물론 신규 배송인력을 교육하고 물량을 줄이는 일은 쉽지 않지만, 택배기업 본사와 급증 지역을 맡은 관할 영업소간의 조율을 통해 얼마든지 조정은 가능하다는 것이 택배기업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향후 전문기관을 통해 택배기업들의 적정 배송구역을 나누고 물량 조정이 가능해지면 지금의 증가 물량을 기존 영업소에서 목숨을 담보로 해 억지로 소화해야만 하는 구조는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다시 남는 문제는 수익 하락이다. 

이와 함께 B택배기업 임원은 “과로사의 원인은 하루 14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도 한 요인이지만, 오로지 분류작업 때문이라는 노조의 주장은 반대쪽에서 봤을 때 모순”이라고 말한다. 익명의 이 택배기업 임원은 “통상 분류 작업은 2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첫 분류작업은 택배기업의 메인 허브터미널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집하된 상품을 야간 밤샘 분류작업으로 다시 최종 배송지로 향하게 지역별로 나누는 작업이며, 두 번째 분류작업은 이렇게 분류된 택배상품이 최종 배송지 인근 지역별 서브터미널에서 마지막 고객에게 배송하기 위한 분류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노조와의 논쟁거리인 마지막 분류작업은 배송기사들과 영업점 입장에서 별도의 수수료가 붙지 않는 작업이지만 1개당 700원에 수수료를 얻는 배송을 위한 작업인데 보수가 없다는 이유로 이에 대한 작업을 택배기업에게 전가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가격 높인 택배기업 사망사고 없어, 현 배송 수수료 인상 불가피

CJ대한통운이 지난 해 자사 소속 배송기사들의 연 소득을 조사해 봤더니 평균 6937만원, 여기서 세금 및 제반 비용 등을 공제한 순소득은 5200만원 가량이었다. 특히 배송밀도가 높고, 물량이 많은 지역의 경우 연간 1억원을 넘는 근로자들도 4.6%, 559명에 이를 만큼의 고소득자 였다. 한진과 롯데택배의 경우도 일부 효율이 높은 지역의 경우 이에 버금가는 수준의 소득 수준을 보인다. 현재 이와 유사한 지역을 맡고 있는 영업점들은 친인척을 포함해 별도의 인력을 구인해 물량을 소화해 내고 있으며, 최종 배송지 분류작업 인력 역시 사업자 스스로 확보, 노동 강도 자체를 줄이는 노력에 나선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전체 취급 물량 중 소화물 비중이 높은 택배기업들의 경우 과로에 노출되는 반면 택배 개당 단가가 높은 택배기업들의 경우 과도한 노동환경에 노출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대신택배와 경동택배등의 정기화물 택배사들과 용마로지스, 한샘서비스원 택배 등의 경우 최소 택배가격이 5,000원에 이른다. 1,400원 부터 시작되는 택배가격과는 수준차이가 크다.

이들 택배기업들은 이미 분류작업에 별도 인력을 투입하는 한편 근로자들의 건강관리 및 4대 보험가입 등에서 논란의 여지를 없앴다. 또 이들은 물리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배송물량은 무리하게 수주하지도 않는다. 굳이 물량을 늘리지 않아도 수배송 수수료와 영업소 수익이 안정적임 만큼 과도한 노동환경을 만들지 않고 있다. 하루 100개 내외의 화물을 취급하고, 오후 6시30분이면 퇴근이다.

반면 택배노조가 롯데택배에게 요구하는 수·배송 수수료 인상은 조금 다른 이야기다. 통상 택배서비스 과정에서 수수료는 앞서 설명한 대로 700원에서 1,200원 정도에서 가변적으로 책정된다. 수수료가 낮은 곳은 배송밀도가 높고 구역도 좁아 배송 노동강도가 낮은 지역인 반면 지방의 경우 배송구역이 넓고, 배송이 띄엄띄엄 밀도도 낮아 시간과 거리가 멀 경우 개당 수수료를 높게 책정한다. 롯데택배의 경우 기존엔 배송 밀도가 낮아 수수료를 높게 책정했다가 배송밀도가 높아져 수수료 조정에 나선 것인데, 기존 수수료대로 지급하라는 주장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현재의 택배현장 잇단 사망사고는 택배산업의 한계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정상적 과정이다. 확실한 점은 지난 30여 년간 택배산업은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고객만족을 이끌어왔지만 더 이상 현재의 서비스 패러다임으론 추가 성장의 어려운 상황이란 점이다. 택배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재 조종해 택배기업 본사와 택배영업소, 여기 소속된 배송기사 모두 윈-윈하고 있는 사례와 사고사 방지 대안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노동운동과 모든 책임을 상대방으로 돌리는 식의 대립구도가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한 진심어린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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