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욱 에이치앤피 로지스 대표

20년 전 반도체 정밀기기 운송은 일본계 물류회사가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운송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운송루트를 개발하고 운영효율화를 통해 S사에 제안하여 처음으로 정밀기기 운송에 성공한 국내 회사가 23년간 몸담았던 CJ대한통운이었다. 20여년이 지난 2016년에도 여전히 일본계 물류회사의 텃밭인 IT 기반 정밀기기 운송 사업에서 첫 개척자로써 국내 물류산업의 기술력과 운영능력의 우수함을 기반으로 글로벌 강소기업을 만들겠다는 일념과 사업을 통해 사업보국과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을 목표로 창업했다.

국내 반도체, LCD 등 IT 기반 산업 환경은 세계적인 기술력과 영업력을 갖추고 있는 반면 이를 받쳐줘야 할 후방산업 중 물류 경쟁력이 약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IT 산업은 세계적으로 극동아시아에 생산과 소비가 집중되어 있어, IT 기반 정밀기기 운송 분야에서 고품질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IT 정밀기기 관련 분야의 물류경쟁력을 향상시킴으로 국내 수출경쟁력 향상은 물론 국가경제 발전에도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정밀기기 운송 분야를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창업 후 자금 조달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이는 모든 창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정책결정구조상 제조업체에 모든 정책자금 또는 창업자금에 대한 수혜가 돌아가고, 글로벌화 된 세계경제구조에서 지속적으로 중대함이 커져가고 있는 물류서비스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결여되어 있다. 때문에 물류업으로 창업을 하는 창업자에게 물류 인프라 투자 및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정부 및 은행권의 지원제도가 상당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창업을 하고 나서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우연찮게 해외에서의 Project 제안이 들어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 현지의 네트워크, 자금조달 등의 문제가 한 번에 휘몰아쳐 왔다. 즉 창업 초기 수주를 해 놓고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으며 은행권을 통한 운영자금을 조달 했음에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나와 창업초기 직원의 개인적인 자금조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사례를 겪으면서 결국 모든 문제 해결의 본질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물류업계에서 20여년이 넘도록 물류관련 인맥을 쌓고, 또한 선한 파트너로서 좋은 분들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면서 교류했던 것들이 창업 후 나에게 닥친 어려움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여전히 물류는 인류라고 생각되며, 사람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인생길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남과 이별 그리고 관계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사건사고가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로의 이익이 충돌 할 때는 갈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그동안 쌓아온 신뢰와 배려가 배신으로 돌아올 때가 있다. 이를 극복하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자기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게 되는 경험을 얻게 된다. 사업을 하는 동안 그런 것이 나를 무너뜨리지만 자기 자신의 철학과 신념으로 무장하면 이 또한 능히 극복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인생길에서 좋은 멘토 3명만 있어도 인생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그런 멘토가 3명이 있다. 첫 번째는 고등학교 때 선생님, 두 번째는 전 직장의 상사, 세 번째는 사회에서 만난 경영자이다. 이분들의 사랑으로 한 직장에서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으며 창업하여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고 있다.

사실 새롭게 창업을 하고자하는 후배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부분도 중요하지만 스타트업이라는 구조 안에서는 생각과 행동이 일치된 길을 걸으라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 몰입과 헌신, 자기만의 컬러와 방향성, 무한한 도전과 향상심을 통해 자기의 길을 개척해가며 걸어가면 어려운 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어도 슬기롭고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길이 보인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일을 하는지에 대한 자신의 명확하고 확고한 철학과 신념이 있다면 능히 스타트업의 고난을 극복하고 생존하는 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에이치앤피 로지스는 아직은 남들이 걸은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만들어가는 회사이다. 때문에 어떤 일을 하는 회사라고 명확히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규모는 작지만 역량은 무한대로 성장하는 회사라는 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성장하여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고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자리 잡고자 한다. 또한 국민과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노력하고 구성원들에게는 함께 꿈과 비전을 공유하고 만들어 가는 즐겁고 신나는 일터로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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