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항공사 모두 돌발악재 있어, 언제든 전환국면 될 수도

국내 항공시장의 양대 산맥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표정이 상반된 국면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의 양상과는 정반대 국면이다.

 지난해 12월 5일 대한항공은 오너 일가인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황’사건으로 회사 전체가 심각한 매출 부진과 브랜드 하락에 따른 최악의 시간을 보냈던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11월 같은 해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던 샌프란시스코 불시착 사건이 정부로부터 면죄부를 받으면서 이면에서 웃는 형국이었다.

이후 1년이 지난 2015년 12월. 두 항공사의 입장은 정반대 형국이다. 1년 전의 웃고, 웃던 형국이 거꾸로 반전된 것. 무엇이, 왜, 그리고 어떻게 두 항공사의 입장이 1년 전 상황과 정반대로 바뀐 것인지, 물류신문이 그 중심으로 들어가 봤다.


□아시아나 구조조정에 긴축, 대한항공 도심 호텔건축 OK

아시아나항공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취항 노선 조정과 조직 축소 등의 승부수를 던지면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항공시장에선 과연 이번에 던진 아시아나항공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미국 샌프란시스코 사고에 대한 면죄부를 받으면서 새로운 도약을 꿈꿨고, 경쟁사인 대한항공 오너가의 불찰로 국민적 지탄이후 대체 항공사 이용에 큰 수혜를 받았던 아시아나 항공이 정반대의 입장에 놓인 것.

아시아나는 30일 그 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국제노선 조정과 긴축 경영에 대한 전략을 밝혔다. 우선 노선 구조조정을 위해 새로 설립한 저가항공 에어서울에 일본의 지선노선과 동남아 심야노선 등 11개 노선을 순차적으로 넘기는 한편 내년 2월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 이어 3월 양곤·발리 운항을 중단한다.

여기다 국내 23개 지점은 14개 대표지점으로, 해외 128개 지점을 92개 대표지점으로 통합하고 필수업무를 제외한 업무는 아웃소싱한다. 또한 조직 축소로 발생한 유휴인력은 재배치하고, 직무변경을 통해 새업무로 전환해 신규 채용을 축소할 방침이다.

이밖에 IMF시절에나 실시했던 희망휴직과 희망퇴직 제도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임원 차량 지원 중단과 연봉 반납, 공항자동화 개선, 제휴수입 확대, 부대수입 창출 등 비용 절감과 더불어 수입증대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에 나설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경영정상화로 연간 손익 개선 효과가 16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뒤에서 표정관리 중이다. 그 동안 유해시설 없는 숙박시설의 경우 학교 인근에도 지을 수 있도록 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 지속적으로 논란을 빚었던 경복궁 근처 호텔 건립이 법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에 호텔을 지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송현동 호텔은 지난해 땅콩회항으로 물의를 빚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부사장이 추진해 오던 것으로 물밑에선 조 전 부사장의 복귀설도 솔솔 들려오면서 핑크빛 모드다.

한편 대한항공이 추진하고 있는 호텔 해당 부지는 덕성여중·고와 풍문여고 등 3개 학교와 인접해있어 사업 추진이 번번이 좌절됐었을 뿐 아니라 2013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청와대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에게 호텔 추진 협조를 공개적으로 요청, 이후 땅콩회항 사건이 터지면서 해당 사업추진은 물 건너가는 듯 했다.
결국 대한항공은 지난 8월에 호텔 건축을 포기하고 복합문화단지를 만들겠다고 수정된 계획을 발표했지만, 쟁점법안이 통과돼 거의 버렸던 꿈을 되살리게 됐다.

재계에선 만약 이번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인천 하이야트 호텔 운영등 한진그룹의 호텔 관련 사업을 총괄했던 조현아 전 부사장이 복귀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 또한번 금수저에 대한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돌발악재 곳곳에, 입장 언제든 바뀔 수 있어

29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 채권단 보유 지분에 대해 7228억원을 납입했다. 이로서 금호아시아나는 6년 만에 박삼구 회장의 품으로 되돌아갔다. 박 회장의 동생 금호석유화학그룹의 박찬구 회장과의 물고 물리는 치열한 법정싸움이후에 상처투성이 뿐인 결과물이다.

그룹의 외형은 크게 줄었고, 각 계열사마다 산적한 과제도 첩첩산중이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정상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금호아시아나는 금호산업 대신 새로 설립한 지주사 ‘금호기업’을 통해 운영될 전망이며, 그룹의 핵심 축은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이다. 하지만 금호타이어는 여전히 노조와의 분쟁이 진행 중이고, 아시아나항공은 저유가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각종 긴축으로 구분된다.

금호아시아나의 경우 여전히 박삼구 회장이 채권단에 납입한 7228억 원 상당부분 차입금인 만큼 조그마한 돌발 악재의 경우 향후 그룹 운영에 큰 부담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불시착과 제주도 인근 공역에서의 화물기 추락등이다.

대한항공 역시 지금은 뒤에서 표정을 관리하고 있지만, 여론의 동향에 민감한 서비스 업종인 만큼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사건 사고에도 현 국면을 최악의 상황으로 반전시킬 소지가 있다.

여전히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고, 조종사들의 이탈이 빠르게 가속화되면서 올 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올 초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설치하겠다던 소통위원회 역시 인사 섭외의 어려움으로 사실상 발족에 실패하는 등 곳곳이 지뢰밭인 만큼 한시도 맘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양 항공사 모두가 언제든 돌발악재에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며 “항공산업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직원들과의 소통경영과 오너들의 진정성 있는 경영전략이 동반되어야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항공사의 웃고 우는 형국이 얼마나 지속될지, 또 바뀌면 어떤 형태로 전환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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