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물류 가시성의 근간이 될 것”

학계에서도 사물인터넷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한 논문 발표와 연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관련 학회에서도 사물인터넷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태복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물류산업과 사물인터넷의 융합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물류업계가 사물인터넷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많은 고민과 연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복 교수를 만나 사물인터넷의 최근 동향에 대해 들어봤다.

△김태복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
사물인터넷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사람과 사물, 데이터 등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정보가 생성, 수집, 공유, 활용되는 인터넷’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기업 관계자들은 사물인터넷을 어렵게 여기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도 ‘인터넷’이라는 단어의 어감으로 인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물인터넷은 그야말로 사물 간의 연결체계(Network of Things)를 의미하는 것이고, 통신체계의 발달이 이러한 사물 간의 연결을 쉽고도 원활하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사물객체가 갖는 각각의 용도와 운영목적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개별 기능의 연결과 연계 체계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는 자동차 스마트키(Smart Key), 지능형 CCTV 등도 대표적인 사물인터넷의 사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별기능의 융복합을 통한 객체가치의 시너지 효과를 전개하는 방법이 바로 사물인터넷 기술의 지향점으로 생각됩니다.

사물인터넷에 대한 최근 학계의 움직임이 궁금합니다.

학계의 전반적인 경향에 대해 제가 모든 것을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최근 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미국전기전자학회) 등 다양한 학술단체에서 사물인터넷과 관련한 기술(Technology), 적용(Application), 사회적 영향도(Social implications) 등과 같은 주제로 특화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저널을 창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학술지의 경우 최근 몇 년 전부터 사물인터넷을 주제로 한 특집호(Special issue) 역시 다양하게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회의 핵심 화두는 ‘사물인터넷의 활성화를 위한 융복합 기술의 발전’으로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어떠한 연구분야보다 기술과 응용, 사업화 등의 융복합 전개가 가장 현실적이고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됩니다.

많은 국내 물류기업들이 사물인터넷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시기상조라고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업계가 사물인터넷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물류분야에서 사물인터넷이 갖는 가장 핵심적인 적용체계는 바로 ‘물류 가시성(In-Transit Visibility)’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까지의 ‘물류 가시성’이 단순히 모니터링과 추적(tracking)등의 다소 수동적인 형태이라면, 사물인터넷 기반의 가시성(Visibility)은 모니터링 기반의 통제(Control)를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으로 변환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물류시스템에서의 ‘실시간 감지와 실시간 대응(Real-time Sensing & Real-time Response)’체계를 전개할 수 있는 기술체계로 사물인터넷이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동일한 기술이라도 해당 기술의 가치는 활용주체의 전략과 방법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고 봅니다. 즉, 기술이 갖는 우수성 자체는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여부에 해당하는 필요조건일수는 있으나, 충분조건은 분명히 아닙니다.

기술자체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결국 기술이 결합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구현은 적용성과 현실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개발과 이 기술을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에 접목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과 연구를 통해서만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해외에서는 물류기업들이 사물인터넷을 활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띕니다. 해외의 경향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해외에서 ‘사물인터넷’을 언급할 때 자주 이용하는 단어 중 하나는 ‘스마트(Smart)’입니다. 즉, 단순히 통제(Control)에 의한 실행(Execution)의 차원을 넘어 자율적인 판단(AutonomousDecision)과 운영이 가능한 기능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물류 시스템 내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운송용기(Transport item)와 포장(Packaging) 분야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제품 운송용기 내의 온도, 습도 등 운송 중 제품보관조건에 대한 자율적인 관리기능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사물인터넷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수립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물류산업보다 제조업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물류산업에서의 사물인터넷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간략하게 말씀해주십시오.

기술의 적용과 활용을 위한 대상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류 프로세스에서 이러한 기술들이 적용될 수 있는 영역과 분야를 우선적으로 도출하고, 기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정책수립 과정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즉, 이러한 기술들이 물류산업의 발전에 원활하게 접목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각종 정책적, 법률적 체계의 직간접적 지원방안에 해당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정책 논의는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보다 먼저 개발주체와 활용주체가 논의할 수 있는 단체를 구성해 민간차원의 기술적용 방안과 예상문제점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토론이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국내 물류산업에서 사물인터넷에 대한 관심과 활용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이 활발하게 다루어질 시기는 언제라고 보시는지, 향후 어떠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시는지요.

사물인터넷을 물류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크게 3가지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물류 프로세스에서 이송단위(제품, 용기), 이러한 이송단위를 취급하는 각종 운송수단, 그리고 이송단위의 보관수단과 시설 등을 먼저 떠올릴 수 있습니다.

도로와 교통에서는 운송수단에 대한 사물인터넷 적용과 관련한 연구가 이미 진행 중입니다. 물류 프로세스에서의 이송단위에 대한 적용은 콜드체인(Cold Chain), 제품 추적(Tracking), 품질관리 측면에서 스마트 포장(Smart Packaging)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보관시설 분야에서 사물인터넷을 적용하는 것에도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변화에 대한 노력이 현실화되는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운 문제입니다만. 기술개발과 적용을 통한 물류시스템의 변화는 물류분야 연구기관을 통해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빠르면 2~3년 내에는 사물인터넷의 기술이 물류현장에 적용되는 시기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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