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글래스로 물류현장 업무 업그레이드 실현

엠큐로지스틱스(대표 김이근)는 3자물류, 전문의약품 물류, 냉동냉장창고 등 다양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업영역만 보면 일반적인 종합물류기업으로 보이지만, 엠큐로지스틱스는 누구보다 사물인터넷에 가까이 다가선 기업이다.

엠큐로지스틱스는 ‘스마트 글래스(Smart Glass)’와 WMS(창고관리시스템)를 결합하는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증강현실 기술을 도입, 물류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를 위한 사물인터넷 기술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4월 연구에 착수한 이 프로젝트는 현재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4월 말 최종 보고회를 가질 계획이다.

중소기업형 WMS 개발에 주목
엠큐로지스틱스는 다양한 IT기반의 해외 물류 솔루션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도 높은 비용 때문에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위한 ‘중소기업형 WMS’ 개발을 고민해왔다. 자본력이 약한 기업들은 IT기술을 수작업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은데,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점에 착안한 엠큐로지스틱스는 자사의 강점 중 하나인 WMS를 기반으로 저렴하면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엠큐로지스틱스 김경욱 전무(사진)는 “중소기업이 보유한 열악한 물류시설에서 국내 전체 물류업무의 상당부분이 수행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을 위한 IT솔루션이 개발되어야 물류산업이 선진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현장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직원의 수급이 매우 중요한데 초보자들도 기본적인 물류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지게차가 운행되는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때에도 스마트 글래스는 양손이 자유롭기 때문에 안전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WMS 자체는 스마트 글래스의 기능을 구현할 수 없다. 따라서 WMS와 연동시켜 최적의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DAS, DPS 등의 현장 장비와 연동시키는 작업도 진행되어야 했다.

스마트 글래스, 증강현실을 위한 최적의 장비
스마트 글래스는 ‘머리에 부착하는 화면장치(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를 부착한 안경 형태를 하고 있는 일종의 초소형 컴퓨터로 증강현실을 구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출시된 제품들을 살펴보면 초소형 CPU와 1GB 안팎의 메모리를 갖추고 있으며, 한쪽 렌즈에 초소형 카메라를 내장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와 같은 OS(운영체제)를 채용했으며,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등 무선통신 기능을 갖췄다. 제조사들은 제품에 GPS나 가속도 센서, 터치스크린, 이어폰, 동영상 재생기능 등 부가사양을 추가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스마트 글래스의 핵심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투명한 안경렌즈에 모니터 화면처럼 각종 정보를 보여줌으로써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전방을 촬영, 사물을 인식하여 정보를 제공하거나 정보를 전송하는 등의 특정기능을 동작시키는 것이다. 2가지 기능을 동시에 실행시키면 보이는 사물의 정보를 렌즈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증강현실이라고 한다.

증강현실, WMS를 업그레이드하다
WMS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을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기능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저렴한 대신 최소한의 기능만 갖춘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점차 화주기업들의 요구가 많아지고, 유통산업 혹은 품목의 변화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졌다. 따라서 전통적인 WMS는 개선이 필요하다.

엠큐로지스틱스는 단순히 WMS의 업그레이드가 아닌 스마트 글래스의 접목을 통한 현장 업무의 업그레이드를 꾀했다. 물류센터 작업자에게 필수적으로 지급되는 PDA(개인 단말기) 대신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시켜 핸즈 프리(Hands Free) 형태로 재고관리와 입출고 관리 등에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엠큐로지스틱스는 WMS에 스마트 글래스를 적용했을 때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을 크게 5가지로 정리하고 있다(<표 1> 참고).

작업자는 스마트 글래스를 통해 입고 예정 정보(ASN)를 조회, 유효성 체크를 포함한 실시간 입고 처리를 수행하게 된다. 또한 포장 단위 별로 다양한 바코드를 스마트 글래스가 스캔해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간편하게 입고처리를 완료시킬 수 있다. 특히 두 손의 자유라는 이점이 크다. 현장에서는 작업자가 화물을 나르는 일이 많은데, PDA나 작업 리스트를 내려놓았다가 다시 들어야하는 과정이 생략된다. 아주 잠깐이지만 하루 종일 이 같은 일이 반복되는 현장에서는 큰 변화다.

김경욱 전무는 “이러한 기능은 의약품이나 반도체 등을 취급하는 곳이나 선반에서 피킹작업을 할 때 빠른 업무처리로 이어진다. 또 PDA의 정보를 확인하려면 버튼을 눌러가며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스마트 글래스는 음성 명령이나 내장된 카메라로 물품을 스캔해 정보를 주고받는 등 빠르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월부터 스마트 글래스로 창고 운영 추진
엠큐로지스틱스는 거의 모든 기능이 완성됐으며, 3월 한 달간 테스트를 진행한 뒤 4월 말까지 전체 기능을 자사의 창고에 적용시킬 계획이다. 이어 5월부터 PDA없이 스마트 글래스만으로 창고를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엠큐로지스틱스의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둘 경우 국내 WMS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WMS는 일부 정보만 PDA에서 확인할 수 있고, 전체 기능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확인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개념을 깨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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