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산업 ‘국민생활 밀착형 서비스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 마련

연중캠페인 / 물류가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물류산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제조업 등 기간산업을 지원하는 부가적 서비스’라는 데 머물러 있다. 물류산업에 대한 이런 낮은 인식은 지역 내에 물류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물류산업 기피 현상과 취업 외면이라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물류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근로여건, 낮은 급여수준으로 인해 취업 선호도는 낮은 것이다. 평균급여 수준이 제조업의 90%, 유통업의 82% 수준, 고급인력(대기업 근무, 대졸)의 경우도 제조업의 94%, 유통업의 89%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물류신문은 지난 7월 1일자 연중캠페인 기사에서 물류정책의 밑그림을 다시 그리자는 취지의 주장을 내보냈다.
‘현재 물류는 모든 산업 분야의 하류를 관통하고 있는 서비스라는 위치에 있다. 문제는 ‘하류’에 있다. 모든 법과 전략은 이 ‘위치’에서 출발한다. 여기에 물류서비스가 산업으로 크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 이것을 물류가 전 산업의 상위에 위치해 경제를 주도하거나 또는 동등한 위치에서 발언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야 물류산업이 살고 국가 경제가 튼실해 진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이번에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국가물류기본계획(2011-2020)(안)’에는 다행히 이전까지와 차별화되고 진일보한 내용의 ‘물류 개념’이 들어 있어 주목이 된다.
이전에 마련된 기본 계획(2006~2020년)의 목표는 물류를 통한 국부창출, 국가물류체계의 효율성 제고라는 두 가지 큰 틀에 근거를 둔 것이었다. 반면 이번에 새로 마련된 기본계획(2011~2020년)(안)은 여기에 ‘물류산업의 장기적 성장동력 확보’라는 목표가 추가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물류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종전에는 물류의 기능 강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드워에 인프라 구축 및 재정비’를 거론하면서 환경친화형 물류환경을 조성한다느니, ‘위험물 수송관리체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 계획(안)에서는 물류의 사회적 역할 부문이 강조됐다. 물류산업을 ‘국민생활 밀착형 서비스산업’으로 그 위상을 재정립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이는 국가물류체계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물류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는 시각이 반영된 것이다.
특히 물류관점에서 ‘기본권’을 보장한 대목이 눈에 띈다. 현재 입법예고 중인 교통기본법 상에 물류적 관점에서의 기본권 개념을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면 지리적 위치 등의 차이로 인해 생활지원형 물류서비스를 받지 못할 경우가 있는데 이를 ‘차별’이라고 보고 누구나 물류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기본권에서 보장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될 경우 물류산업이 제조업, 유통업 등 산업을 지원하는 산업이라는 지금까지의 개념을 넘어 국민의 기초생활을 지원하는 생활지원형 서비스 산업이라는 개념이 범국가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 정부의 화두인 공정사회 구현과도 맥이 닿는 부분이다.

물류의 사회적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른 곳에서도 읽을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최근 펴낸 ‘대한민국의 꿈과 도전- 과학기술 미래비전’ 보고서에 6대 미래핵심기술 실천과제 중 하나로 ‘친환경 첨단 물류기술 개발’이 포함됐다. 풍요로운 미래 세상을 추구하는 데 첨단 물류기술이 꼭 필요하다고 뜻이다.
하지만 남은 과제는 아직도 많다. 계획된 정책과 제도가 제대로 수립돼 시행되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좋은 틀과 룰이 만들어져도 그 안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의 체질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지난 호에 모 방송에서 지적한 ‘택배의 불편한 진실’이 대표적인 경우다. 모처럼 물류를 기본권에 포함시키고 국민생활 밀착형 서비스산업‘으로 만들어도 업체의 인식과 수준이 이를 따르지 못하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물류산업을 전 산업의 아랫부분이 아닌 상층부에 두는 것도 화주기업을 상대로 하는 물류기업의 자생적 혁신이 우선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제 물류산업이 새롭게 변신하는 일에 서로 가슴을 열고 머리를 맞댈 때가 왔다.
김성종 dldls@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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