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인하대 민정웅 교수(아태물류학부 물류전문대학원)

컨퍼런스와 함께 ‘Supply Chain of the Future’ 전시회 동시 개최

<본 기고는 물류신문 10월 15일자에 게재된 것입니다.>

▲ 민정웅 교수
지난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미국 샌디에고에서는 CSCMP Annual Conference가 열렸다. 26일 환영 리셉션과 Pre-conference workshop을 시작으로 27일과 28일의 트랙별 주제발표 및 29일의 폐막으로 이어진 2010년 CSCMP Annual Conference의 참관기를 정리해 본다.
금년도 CSCMP 컨퍼런스는 주최 측 발표에 의하면 전 세계 약 40여개 국 3,100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컨퍼런스이다. 26일 사전 행사에서는 두 개의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하나는 ‘Fundamentals of Supply Chain Management and Strategic Supply Chain Issues’라는 이름의 워크숍으로 실무관점에서의 SCM 이슈를 살펴보았고, 또 다른 워크숍은 ‘Educators’ Conference‘라는 이름으로 교육관점에서 최근 이슈를 논의하였다.
금년 컨퍼런스에서 한 가지 예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Supply Chain of the Future’라는 이름으로 약 100여개의 기업이 참여하는 전시회를 동시에 개최한 것이다.(사진 참조). 이 전시회에서는 각종 IT 솔루션 외에 창고자동화 설비 등이 전시되었다.
27일부터 시작된 본 행사에서는 매일 아침 8시 Opening General Session이란 이름으로 주요 명사의 강연이 이어졌다. 첫날에는 전 미국 상무부 장관이자 시리얼로 유명한 켈로그사의 회장이었던 Carlos M. Gutierrez가 ‘Mastering the New Global Economic Realities’라는 주제로 국제 무역과 비즈니스, 그리고 정책간의 연계에 관한 그의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다. 그는 특히 미국과 한국의 FTA를 수차례 언급하여 참석한 한국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28일에는 2014년 확장 공사를 마치고 개통 예정인 파나마 운하가 미칠 국제 운송의 변화에 대한 내용이 MIT의 Yossi Sheffi 교수와 파나마운하공사의 CEO인 Alberto Aleman Zubieta에 의해 발표되었다. 향후에는 기존 Panamax 사이즈에 대한 정의가 바뀌게 됨에 따라 해운 물동량 이동 패턴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컨퍼런스 주제 다양해 졌지만 깊이 부족해 아쉬워

총 20개의 트랙으로 구분되어 진행된 컨퍼런스는 주제와 사례 종류의 다양성이 눈에 띄었다. 20개 트랙별 주제를 정리해보면 재고관리, SCM 전략과 혁신, SCM 협업, 제3자 물류 및 물류비용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 창고관리, 글로벌 소싱, 보안 및 리스크관리, S&OP, SCM과 금융, SCM 성과지표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당히 많은 수의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어 과거에 비해 다루어지고 있는 주제와 이슈는 상당히 광범위해진 느낌이다. 그러나 이슈의 폭이 넓어진 것에 비해 그 깊이는 예년보다 훨씬 더 얕아진 느낌을 갖게 된다. 특히 과거 로지스틱스 중심의 컨퍼런스에서는 몇몇 주요 주제에 대하여 심도 있는 분석과 토론이 이루어졌으나, CSCMP가 SCM을 표방한 이후로는 다루고 있는 주제의 종류가 많아짐에 따라 오히려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다루고 있는 사례들도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혁신적 시도나 접근보다는 평이한 사례를 피상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 다반사였다. 특히 구체적인 ‘How’나 진행상의 주요이슈 및 해결방안 보다는 문제 해결을 통해 얻어진 결과만을 나열하는 경우가 많아 논리적인 설득력과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실패한 느낌을 받았다. 또한 일부 발표의 경우 진지한 전문지식의 공유와 토론이 아닌 책 선전과 기업홍보에 발표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하여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주최 측이 컨퍼런스 내용에 대한 질적인 관리를 전혀 하고 있지 않는다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었다. CSCMP가 지향하는 물류 및 SCM 전문가 집단을 위한 새로운 교육과 선도의 장이 아닌 외형 중심적인 행사의 진행은 향후 CSCMP와 Annual Conference의 명성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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