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의 급상승 가능성 제기… 제 2의 고유가 사태 발생우려

최근 국내 물류기업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대 이란 경제제재 조치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포괄적인 이란 제재법을 발효(7월)한 가운데 8월 중순 이와 관련한 시행세칙을 발표했다. 특히 제재 리스트(150개 기관)를 만들어 이들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은 미국의 금융기관과 거래를 할 수 없음은 물론 계좌도 만들지 못하게 압박했다. 사실상 이란과의 교역이 차단된 것이다. 
이처럼 당장 이란과의 금융거래가 중단되면서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수출입 거래 전면 중단 사태다.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못함은 물론 신규자금을 받지 못해 자금난에 허덕이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물류업체들의 피해는 어떨까. 아직까지 직접적인 피해상황은 크게 없는 상태다. 하지만 그럼에도 물류업체들은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이번 사태가 더욱 강력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들이 물류업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많은 물류업체들의 관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유가인상에 따른 물류업계 원가 급상승 ▲해운ㆍ항공 물류 규제에 따른 피해 예상 ▲이란 수출입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 등이다.

이란 원유 수출 중단 시 유가 크게 상승 예상

이란은 원유 매장량 세계 3위 국가다. 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천연가스 매장량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이런 자원부국인 이란에 대한 제재가 강해지면 질수록 국가유가 또한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중동지역에 정치적 불안감이 더해질 경우 국제 유가는 걷잡을 수 없게 치솟을 것이란 예상도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미국이 이란의 석유수출의 발목을 잡거나 이란이 공급을 중단할 경우 국제 유가는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물류업체들 사이에서는 2008년 사상 초유의 고유가 사태가 또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제 2의 고유가 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대적인 물류대란이란 큰 폭풍우가 몰아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유 업계에 따르면 작년 이란에서 수입된 원유는 8,140만 배럴 수준. 이는 전체 원유 수입량의 9.8%를 차지하는 수치다. 국내 원유 수급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 여파가 다른 지역까지 확산될 경우 그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란이 중동산 원유의 길목인 호르무즈해협 봉쇄란 최악의 카드를 선택할 경우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다. 중동산 원유 수입비중이 80% 이상인 우리나라로서는 이것이야말로 절대로 발생하지 않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물류업체들에게 제일 민감한 부분이 바로 유가문제”라면서 “미국과 EU국가들의 이란 제재수위 여부에 따라 국제 유가가 큰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큰 피해가 없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2008년 유가인상으로 인한 원가상승의 어려움을 간신히 극복했는데 이런 사태가 또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들에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다”며 “유가가 오르면 다른 부분에서 원가를 줄여야 하는데 이제는 더 이상 줄일 곳도 없는 상태”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해운ㆍ항공 물류 규제에 따른 직간접 피해 예상

이번 제재안에는 금융을 비롯한 무역, 해운ㆍ항공 물류 규제, 에너지 신규투자 금지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물류업체들의 피해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란 기업들과 직접 운송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의 경우는 더욱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란 기업과 계약 후 물품을 운송 한 후 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속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미비한 수준.
이렇다보니 물류업체들은 이란과 관련한 운송 물량이 있어도 매우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란 제재와 관련한 세부내용과 금지품목 등을 꼼꼼히 따짐은 물론 이란으로 물량 운송을 원하는 화주들 또한 구분하고, 또 되도록 운송자체를 아예 거부하는 물류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밖에도 많은 이들은 국내 기업들의 이란 수출길이 막히게 될 경우 물류업체들 또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를 비롯해 가전 등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물류업체들에게도 신흥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던 이란시장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포기해야 함은 물론 기존 원활한 물류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해 진행했던 시설투자 등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이란의 기업들이 중국기업들과 거래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시장 자체를 중국 물류기업들에게 뺏길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이란은 국내 기업들의 중동 지역 최대 수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어 물류업체들의 투자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었다”며 “향후 이란의 경제성장을 고려해 보면 큰 기회를 상실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