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자축구대표팀과 물류업체의 공통점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010 FIFA U-20 여자월드컵 대회 3위에 올랐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궈낸 업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위대한 업적 뒤에 숨겨진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초등학교부터 실업팀까지 팀은 65개, 등록 선수는 고작 1,404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계속 줄고 있는 상태다. 얼마 전 TV를 보니 골키퍼 코치를 보유하고 있는 팀은 실업팀에서도 극히 드문 실정이라고 한다. 스스로 동영상을 분석해가며 훈련한 결과가 세계 3위라니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위대한 업적을 써낸 여자축구팀의 현실과 글로벌 물류기업과 어깨를 견줄만한 경쟁력을 스스로 만들어온 국내 물류기업들의 현실이 왠지 비슷해 보인다.
국민 생활서비스로 자리매김해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있는 택배업체들을 비롯해 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여주고 있는 물류업체들. 이들 역시 특별한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물론 여자축구대표팀과 같이 아직 세계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내진 못했지만 서비스 경쟁력 수준이 점차 글로벌 기업에 가까워지고 있다.
만약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종합물류인증제가 도입되긴 했으나 이 역시 간판달기에 급급한 정책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여자축구대표팀이 세계 유수의 축구강국들과 싸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2002년 이후 여자축구 발전에 대한 장기적인 프로그램들이 추진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여자축구의 현실적 처우와 미래 기대가치는 취약하기만 하다. 그렇다보니 운동신경이 뛰어난 우수한 인재들은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은 농구와 배구분야로 관심을 돌린다.
이는 물류업체들 역시 마찬가지다. 우수한 인재가 없다는 게 물류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국가 경제에 영향력이 큰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중요성에 대해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보니 우수한 인재들은 다른 산업 군에 배치되기 일쑤다.
글로벌 시대가 될수록 물류산업은 더욱 성장할 수밖에 없다. 다른 산업군의 기업들 역시 물류를 핵심전략으로 수립할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물류산업의 미래는 매우 밝고 기업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도록 물류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시켜야만 한다. 물류산업에도 이제는 장기적인 프로젝트와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한 때다. 정부는 머릿속으로 DHL과 같은 국내 기업 탄생이란 뜬 구름만 그릴 것이 아니라 이제는 장기적인 목표를 정하고 그 수순을 밟아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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