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장 여백 없애기부터 첨단 IT기기 동원까지 각양각색

사상 초유의 고유가 사태와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수익성 강화를 위한 물류기업들의 원가절감 노력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물류기업들의 최근 이런 활동은 전통적인 저가전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혁신적인 원가 구조를 바탕으로 경쟁사가 따라 올 수 없는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고객에게는 고부가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위기를 극복해오면서 생존을 위한 전략에 집중함과 동시에 원가절감 활동을 강화해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능력을 갖춰 보다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전략이 내포되어 있다.

모든 기업에게 원가절감은 영원한 과제

모든 기업에게 원가 절감은 영원한 과제다. 특히 매년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 물류기업들에게 원가절감은 기업의 생존은 물론 기업의 경쟁력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다.
물류기업들의 원가절감 혁신 모델은 저가격과 차별화가 결합된 것에 가깝다. 원가절감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고객에게 제공되는 가치는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군더더기를 떨어내고 오히려 핵심가치는 월등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객이 꼭 필요로 하는 가치에 집중, 저렴한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고객확보가 가능해지고 있다. 또 이렇게 확보한 고객과 규모의 경제를 다시금 추가적인 원가절감 활동으로 이어가는 등 선순환적인 사이클 프로세스를 구축, 다른 물류기업들과의 격차를 벌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내실강화 경영방침 정하고 운영의 묘 살리기에 주력  

원가혁신 활동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대표적인 물류기업으로는 대한통운, 범한판토스, CJ GLS, 한진, KNL물류, 동부익스프레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기업들은 올해 기업 경영방침을 내실강화로 정하고 지속적인 아이디어 도출과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운영의 묘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 업체들의 이러한 활동은 매우 거창하게 시작되진 않았다. 소모품 등의 비용을 줄이는 운동부터 시작된 것이 전사적인 원가절감 혁신활동으로 이어지고 기업의 경쟁력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마른 수건도 짜면 나온다는 식의 단순한 비용절감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며 “원가를 줄여 생긴 가격경쟁력으로 저단가 영업을 하겠다는 마인드를 버리고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해 수준 높은 품질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으로 접근하면 고객에게도 더 좋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업체들의 원가절감 혁신 사례
 

대한통운은 올해 경영방침을 경쟁력 제고로 정하고, 영업력 강화와 프로세스 개선 등에 주력하고 있다.
비용절감을 통한 경쟁력 제고 방안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으며, 특히 택배부문에서 운송장의 불필요한 여백을 없애고 더욱 편리하게 기입할 수 있도록 새롭게 디자인하는 한편 크기를 줄이는 방법으로 연간 운송장 구입비용의 8%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터미널과 간선 효율화를 위해 차량의 헤드 부분과 화물칸이 분리되는 차량을 운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헤드와 화물칸의 분리가 가능해짐에 따라 화물칸을 터미널에 둔 채로 분류가 끝난 화물칸에 헤드를 연결해 바로 배송지 로컬 터미널로 출발할 수 있다.?
분류 화물이 많은 추석, 설 등 명절 특수기의 경우 간선차량의 화물칸이 창고역할까지 할 수 있으며, 이외에도 서울-부산 등 원거리의 경우 중간지점에서 만나 차량의 헤드 부분만 교체해 돌아오면 되기 때문에 운전자의 피로도나 화물운송시간의 절감효과를 얻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통운 대전 허브터미널 관계자는 “새로운 간선 차량의 도입으로 택배 중계시간이 차량당 60% 가까이 단축되었으며 이에 따라 배송 역시 더욱 빨라졌다”면서 “과거 간선차량 3대 분의 화물도 신도입 차량 2대면 충분해 유류비 절감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통운은 이외에도 회사 내 제안제도를 활성화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1인 1컵 쓰기’ 등 다양한 제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올해 3대 경영방침 중 하나를 경쟁력 극대화로 정하고, ‘Cost Leadership의 확보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범한판토스의 원가절감 혁신사례로는 지난 2008년부터 국내 최초로 시행 중인 e-Freight 즉, 항공화물 서류의 전자문서화 프로젝트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범한판토스의 e-Freight는 항공화물운송장, 적하목록, 항공사 창고 반입운송장 등 항공 화물문서를 출발지 화주로부터 포워더, 항공사, 도착지 세관의 사본 통관까지 무서류화(Paperless) 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이로써 범한판토스는 국내 최초로 항공화물 서류의 무서류화 시대를 열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세계 최초로 ‘e-Freight’ 우수 기업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연간 240만 장의 선적서류의 무서류화 실현으로 포워더, 항공사, 세관은 연간 20억 원 이상의 서류 발송비가 절감됨은 물론 업무 자동화로 인해 범한판토스 역시 연간 5억 원 이상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범한판토스는 국내외 주요 선사들과도 웹기반의 온라인 선적예약 시스템인 e-Booking 시스템을 구축해 무서류화(Paperless)를 통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해 11개 선사와 선적예약 EDI를 구축했고, 올해 23개 선사를 대상으로 웹기반 선적예약 시스템을 구축함에 따라 총 34개 선사를 대상으로 e-Booking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CJ GLS는 올해 경영방침을 내실경영 확대로 정하고, 주요 경영과제 중 하나로 운영의 효율화를 통해 지속적인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택배사업 부문에서는 지난 2008년 HTH와의 합병을 완료하면서 추가 및 임시 집배송 차량을 감축하는 등 본격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또 국내 최대 물량 처리 능력을 갖춘 옥천메가허브터미널을 오픈하고 정시 분류와 정시 간선출발을 가능하게 해, 택배 서비스의 질도 한 단계 향상시켰다.
여기에 지속적인 운영 혁신을 추진하면서 생산성을 한층 높여 비용을 절감했다. 배송 네트워크를 개선함으로써 중복 물량을 감소시켰고, 물류 기기 및 분류 프로세스 개선으로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또 트레일러와 경유 노선을 확대하고 소형화물 중심의 영업을 강화해 평균 적재량을 향상시킴으로써 유가 및 차량 운영 대수를 감소시켰다.
3자 물류 사업 부문에서도 지난 2007년부터 유가 등 원가 상승 요인을 극복하고 수익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매년 지속적인 PI(Process Innovation) 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다.
먼저 지난 설 기간 동안 선물세트 물량을 신덕평센터 출고 물량과 공동배송을 시행하면서 배송단위 원가를 절감했고, 상온차량 일부를 2.5톤에서 3.5톤으로 대형화해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일부 센터에서는 거래처와의 협의를 통해 배송 시간을 앞당겨 차량 회전율을 향상시켰고,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를 이용해 배차 시스템을 최적화해 차량 투입 대수를 감축하는 등 원가 절감 효과를 거뒀다.
물류센터 내에서도 MPS(Multi Purpose System)를 도입해 입고?출고?재고조사?피킹 등의 작업 효율성을 40% 가량 향상시켰고 인수증, 랩, 복사지, 포장지 등 작업에 필요한 부자재 사용량도 절감시켜 원가를 절감했다. 또 물류센터 내에서 운영하는 지게차에 RFID 시스템을 부착해 지게차의 이동 궤적과 작업 동선을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 지게차 운행에서 발생하는 전기, 경유 소모량을 줄여 원가를 절감하고 녹색물류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진도 꾸준히 원가절감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고 핵심역량을 집중시켜 수익성을 개선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한진은 원가절감을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한진은 GIS, GPS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폰과 같은 첨단 물류IT장비를 활용해 공차운행 축소 등의 운영효율화 및 물류정보화를 도모하고 있다. 차량의 헤드와 컨테이너를 분리 운영해 생산성과 회전율 증대 등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원가절감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경유식 하역장비와 지게차를 전동식의 고효율 기기로 전환하고 LNG 엔진개조 혼소(경유+LNG) 차량 도입을 확대함은 물론 에코 드라이브(차량 공회전 방지, 과속방지 등)를 생활화하는 등 현장 중심의 Green 원가절감 활동도 정착시키고 있다.
이 밖에도 연안해송에 투입 중인 선박의 발전기를 운행용과 정박용으로 분리해 전력 소모가 낮은 정박 중에도 유류가 낭비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한편 한진은 내부적으로 에너지절약캠페인을 추진, ‘1사업장 1에너지 절감운동’ 등 다각적인 비용절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KNL물류는 원가절감 활동 중에서도 유류비 절감 부분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직원들의 목표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해당 사업장마다 ‘연비 10% 향상 운동’이라는 현수막을 설치해 운전습관의 개선을 유도하고 있으며 매주 기사들에게 정속운행 SMS를 발송하여 연비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예냉을 할 때 공회전 시간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시스템을 통한 모니터링으로 연비 관리를 철저히 실시하고 있다. 대형차량 중 고속도로 운행 차량 중심으로 92대에 에어 스포일러를 장착, 평균연비 3.3%가 향상됐으며 3개월 동안 1,9348ℓ를 절감, 약 6%의 유류비 절감효과를 얻기도 했다. KNL물류의 유류비 절감 운동은 정속 운행에 따른 사고의 감소, 속도위반 차량의 감소 등 긍정적인 효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전국 우체국 PC 4만 883대에 ‘전원 자동관리시스템’을 적용, 에너지 절약 구현을 실천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도입한 PC 전원 자동관리시스템은 모든 PC가 중앙에서 자동으로 전원 설정이 제어·관리된다. 일정시간 동안 마우스와 키보드의 움직임이 없으면 모니터 끄기, 하드디스크 끄기, 시스템 대기모드 전환이 단계적으로 이뤄져 대기전력이 최소화된다. 또 해당 기능의 시행 전과 후의 전력 절감량과 탄소배출량도 측정이 가능하다.
우정사업본부는 네트워크 접근통제(NAC)시스템을 기반으로 PC 전원 자동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지난달 일부 우체국에서 시범 운용했다. 운용결과 PC 4만여 대에 적용할 경우 연간 250만kwh의 전력이 절감돼 2억 2,000여 만원이 비용이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NAC시스템은 올 초 우체국의 네트워크 보안을 위해 도입한 시스템으로 이 시스템의 PC제어와 전원 차단기능을 활용함으로써 약 8억 원의 구축비용을 절감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3월부터 화상회의시스템 구축, PC장애 원격처리, A4용지 1매 2쪽 찍기 시스템화 등을 통해 그린 IT 녹색경쟁력 확보와 원가절감 활동 노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004년 도입한 6시그마를 통해 우정사업 전 분야에 걸쳐 산재해 있었던 문제들과 그에 따른 약 2,900여개 개선안이 도출, 총 1,211개의 각종 제도 및 프로세스 과제가 개선됐다. 이를 통해 얻은 재무성과는 약 1,286억 원에 이른다.

동부익스프레스는 6시그마를 통해 업무의 전 영역에 걸쳐 프로세스 개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하역장비 개선에서 택배 배송율 및 반품회수율 향상 등 전 사업 영역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경영우수사례’를 선정, 전사적으로 공유, 확산시켜 생산성 및 원가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화물운송 분야에서는 FMS(차량종합관리서비스) 사업을 통해 공동구매로 시중보다 저렴하게 유류 및 차량 소모성 부품을 구입해 원가 절감은 물론 협력업체에게도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최첨단 화물운송 시스템인 ‘엔콜트럭’은 화물운송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인 공차 문제를 해결, 유가절감은 물론 이산화탄소 발생을 최소화해 정부의 녹색물류 정책에 기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동부익스프레스는 부산에 위치한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 항만하역장비 타워크레인의 동력원을 기존 경유에서 전기로 변경해 연간 80% 정도의 에너지 비용 절감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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