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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산업에 속해 있는 기업도 지속적으로 변해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부터 생존을 위한 끊임없는 변화를 요구 받기 마련이다. 고객과 직접 대면 해야 하는 유통 소비재산업은 다른 어떤 산업군보다도 더욱 더 패러다임의 변화에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Hightech, Metal등 제조업 중심의 산업에 비하여 유통, 소비재산업은 상대적으로 SCM의 도입이 늦어졌고 그 성과에 대한 평가 또한 양극화 되어있다.
그렇다면 유통 소비재 산업에서 지속적인 수익창출과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SCM을 도입하고 SCM을 바탕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유통 소비재 기업들의 실제 사례를 통해 이런 기업들이 어떤 경영 전략과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통해 SCM영역에서의 이 기업들에서 공통적인 성공요소를 도출하여 보고자 한다.

●스페인의 ‘Zara’
스페인의 자라는 우리나라에는 다소 생소하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50개국에 걸쳐 72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다. 소비자의 기호를 즉각 파악해 곧바로 시중에 내놓는 '패스트(fast) 패션'의 대표적 사례다. 패스트 패션은 음식의 패스트푸드처럼 소비자들의 주문, 기호, 유행을 반영해 제품을 만든다. 대부분의 의류업체가 매년 여름과 겨울 디자인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것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자라의 프로세스를 SCM관점에서 분석해보자.

A. Demand Management
자라는 전세계의 패션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보 포착의 속도가 가히 최첨단을 달리고 있어 패스트(Fast) 패션 브랜드라는 개념을 최초로 알린 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럼 자라는 시장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는가?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쓰여진다. 먼저 디자인팀의 역할인데, 디자인팀은 패션쇼나 전시회 관람, 경쟁사 제품정보 파악, 전세계의 패션 동향 분석, 그리고 타깃 마켓층에 대한 폭넓은 분석을 통해 정보를 구축한다. 이렇게 수집·분석된 정보들은 매우 유용하지만, 정작 더욱 더 중요한 정보들은 자라의 매장으로부터 수집된다.
자라 본사에 있는 ‘product-shop팀’은 전세계 매장의 현장 매니저들로부터 매일 신제품에 대한 반응이나 현재의 생생한 트렌드를 보고 받는다. 그리고 이 정보는 자동적으로 구매부서, 디자인부서, 생산부서로 넘어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면서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제품 생산에 활용되는 것이다.
일반 패션기업들은 정기적으로 패션쇼 등을 열어 수요를 창출한다. 그러나 자라는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거의 광고를 하지 않고 매장에서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해 디자이너들에게 신속히 제작을 의뢰하는 SCM의 기본에 충실한 전략을 구사한다. 또한 매장의 새로움과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현재의 유행을 알려 주고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개성 있는 제품을 적은 숫자로 시장에 내놓는다. 그리고 소비자를 관찰하여 무엇이 통하고 무엇이 통하지 않는지 주의 깊게 살펴봄으로써, 경쟁사보다 훨씬 더 빠르게 새로운 스타일을 전개할 수 있는 것이다.
B. Merchandising & Production
최신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업계에서는 속도가 생명이다. ‘자라’는 이 방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새 제품 출시기간이 2주에 불과하다. 소비자에게 한 주에 약 230개의 새로운 스타일의 패션을 선보이는 스피드로 경쟁사를 제치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것이다. 낮은 원가와 값싼 노동력에 집착하는 대다수의 브랜드들이 그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제품을 제작해 매장에 선보이는데 보통 8개월까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차이다. ‘자라’가 초고속 대량생산이 가능한 것은 자사 일괄생산체제와 물류, 시스템 3박자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집약된 트렌드를 바탕으로 점포판매동향이 찍히는 POS정보에 따라 대량으로 비축한 자재를 계열 가공공정에 빠르게 배치하는 생산방식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직원들이 파리, 뉴욕, 런던, 밀라노의 패션쇼에 참석해 재빨리 옷을 스케치하거나 사진을 찍어 스페인 본사로 전송하면 20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전세계의 매장과 접촉하면서 어떤 스타일이 반응이 좋은지에 대한 추가 정보를 주고 받은 뒤 디자인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원단가공, 마름질등의 과정이 즉석에서 이루어지고 바느질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400여개 하청공장에 맡겨진다.
만약 새롭게 런칭한 아이템이 고객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그 아이템은 몇 주 내로 진열대에서 사라진다. 반대로 한 아이템이 성공적으로 소비자에게 어필되었다면 자라의 디자이너들은 그 사실을 즉시 인지하고 비슷한 스타일의 아이템을 무수히 선보이게 된다.
이러한 생산방식은 매장에서 소비자의 수요를 즉각 파악하여 디자이너에게 신속하게 제작을 의뢰하는 시스템, 소위 도요타식 생산방식을 패션업계에 적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의사결정에서 점포투입까지 1주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다시 말해 자라는 디자인과 저스트 인 타임 생산, 구매, 물류, 판매를 수직으로 통합하여 생산성을 극대화 하여 다른 기업들이 1년에 2000-4000개의 제품을 내놓을 때, 매년 1만 1000개의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C. Logistics
자사나 합병자본에 의해 운영되는 각국 점포는 모두 POS에 의해 연결되고 상품공급은 완전 자동화 시스템이 들어선 물류센터에서 유럽행은 물류센터에서 트럭에, 나머지 제품은 비행기에 실려 1주일에 두 번 각 매장으로 소량의 제품만 보내게 된다. 따라서 ‘자라’ 매장은 한정된 수량으로 제품의 희소성을 보장하고 단골 고객들이 신상품을 보러 자주 들르게 만들며 재고 처리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다.

●미국의 Payless ShoeSource
“Living and dying by The Plan”이란 원칙을 end to end workflow에 적용하여 계획 수립과 그 계획에 의한 실행을 통합하여 전체 프로세스를 일관되게 관리/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catego ry killer 형태의 소매 유통기업이다. 현재 전세계 4,650개 이상의 점포에서, 점포당 2,000개 이상의 상품, 4,000개 이상의 액세서리, 13가지 사이즈, 3가지 가격관리 군, 그리고 일년 52주를 고려할 때 Payle ss는 주당 217억 개 이상의 조합을 통해 그 상황에 맞는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이렇게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이용한 의사 결정과정을 정형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주단위로 운영하고 있는 Payless에서 어떻게 Demand Management, Mer chandise & Assortment Planning, 그리고 Allocation & Replenishment의 workflow가 운영되고 있는지 PDCA (Plan-Do-Check-Act)의 관점에서 면밀히 분석해 보고자 한다. Payless의 전체 operation workflow를 거시적으로 도식화하면 아래의 표와 같다. <표 1>

   

A. Demand Management
SCM의 시작은 Demand forecast라고 흔히들 이야기 한다. 이렇듯 Demand Management의 중요성은 누구나 쉽게 인정한다. 하지만 5,000개 가까운 점포의 수요를 (그것도 변화 무쌍한 패션성향이 가미된 소비재의 수요를) 각 점포별, 판매 상품 사이즈별로 신뢰도 높은 수요예측 데이터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과거 12개월 분의 데이터가 활용이 가능하다고 가정해보자. 우선 첫 아홉 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예측 모델을 구성하고 그 수요예측 모델이 생성하는 데이터가 나머지 석 달의 수요를 제대로 생성하는지 검증하여 Baseline을 단단하게 만들어 두어야 한다. Payless는 지난 5년간 이러한 방법을 동원하여 수요예측 모델을 개선하는데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요예측 값은 전사차원의 전략목표 달성을 위한 Promotion 계획(수익성을 고려하여 투입대비 효과가 극대화 된)을 수립하는 바탕으로 사용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계획은 POS를 통해 모아지는 판매실적과 주기적으로 비교하여 예상과 달리 계획대비 실적이 차이를 보이기 시작하면 Proactive하게 rule based alert을 하여 프로모션 집행 또는 계획 수정 등의 의사 결정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표2>

   

B. Merchandise & Assortment Plan ning
Payless는 “유통 산업의 과학화” 라는 명제 아래 상품 기획자의 직관을 바탕으로 한 상품 도입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프로세스에 과학적 경영관리 기법을 적용한다는 목표를 수행해 나가고 있다. 어떤 상품을 도입하느냐의 의사결정은 예술의 영역으로 남겨두고 언제, 얼마만큼, 얼마나 빨리, 어떻게 상품을 전개하고 판매하느냐는 과학으로 풀어가고 있다.
Payless의 Merchandise & Assort ment Planning 근간에는 “One version of Truth”의 원칙을 철저히 고수해 나가는데 일반기업과 가장 큰 차별점이 있다. 과거처럼 Top-Down 방식의 목표하달이 아닌 Bottom-up, Middle out의 계획수립이 전사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이렇게 전 조직이 동의해서 만들어진 계획은 반드시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다. 실행 결과는 인과관계에 따른 원인을 명확하게 분석하여 오늘의 개선 사항이 내일의 계획 수립 단계에 반영되도록 선순환 구조의 프로세스와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예술의 영역이라고 하는 상품 기획조차 전체 계획의 테두리 안에서 예산 수립부터 집행까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무엇을” 이라는 영역만 Merchandiser에게 일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구성원을 옭아매는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Merchandiser가 Mercha ndising에만 힘을 쏟을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다. <표3>
   

C. Allocation & Replenishment
아래의 <표4>에서 보는 것 처럼 Payless의Allocation & Replenish ment는 PDCA cycle의 정형을 보여준다. 수요예측 과정을 통해 base line 수요를 산출하고 재고분석을 통해 제품을 세그먼트화하고 수요를 다시 한 번 분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정보는 “Optimize”라는 명제하에 각종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What if”분석을 통해 최적화된 계획을 수립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나리오는 시뮬레이션을 통한 “Validate”의 단계를 거치면서 실행계획으로 최종 확정되게 된다.
이 단계에서 필요한 상품을 필요한 물량만큼 적기에 후보충 형태로 운영되도록 한다. 또한 Reporting tool을 활용하여 수립된 계획을 실제로 운영/집행하는 동안 각 관리지표를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여 당초 계획이 의도했던 관리지표 수준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ex cep tion이 발생하는 영역은 관리 범위 내에서 오차가 발생하도록 일단 조치하고 다음 계획 수립단계에서는 조금 더 정교한 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feedback을 하도록 업무 process가 설계되어 있다.
이상 유통과 소비재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두 기업의 사례를 살펴 보았다. Zara와 Payless의 공통점을 도출한다면 무엇일까? 공통점은 두 회사 모두 우리가 교과서를 통해 배울 수 있는 SCM의 기본 원칙에 충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고 경영층에서 판매 현장의 인원까지 구체적인 프로세스 비전 설계에 동참하고 이에 맞는 성과지표 측정과 함께 그 이익을 현장에 돌려주어 전체 조직이 힘을 얻어 성장해 나가고 있다. Zara의 speed 경영과 도요타 방식의 Lean Production, Payless의 Integra ted Planning Process와 PDCA는 꼭 유통 소비재 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산업에 속해있는 기업도 Best Practice로 Bench Marking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타 업종의 사례임으로 혹은 조금 다른 경영상의 환경을 탓하며 우리는SCM을 도입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굳게 믿고 있지는 않은가 되돌아 보자. Daily Operation이 특히 중요성을 갖는 유통 소비재산업의 특성상 이제는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SCM을 도입하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시기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대한민국의 기업이 SCM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여 위의 두 회사와 같은 성공사례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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